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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단상 기고/사고읽고가고쓰고

『예수 그리스도와 신화』 (루돌프 불트만 지음, 이동영 옮김)을 헌정받다!

by 서음인 2024. 4. 20.

이번에 지우에서 출간한 루돌프 불트만의 <예수 그리스도와 신화>는 제게 여러 의미로 아주 특별한 책입니다. 평소 존경하던 이동영 교수님이 번역하신 책에 추천사를 쓰게된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더 놀라운 것은 이 책이 저와 제 클리닉의 스텝들에게 헌정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젊은 시절부터 읽어오던 대신학자의 번역서에 추천사를 쓰게 되었을 뿐 아니라 심지어 그 책을 헌정받기까지 하다니, 꿈같은 일이 현실에서 일어났습니다.  

교수님이 제게 이 책을 헌정하신 이유는 제가 교수님의 양안 백내장을 수술해 드렸고 망막문제로 위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도와드렸다는 것 때문입니다. 안과의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 뿐인데 이렇게 귀한 책을 헌정받다니, 정말 큰 영광이 아닐 수 없네요. 저와 함께 이 책을 헌정받은 우리 직원들도 모두 감격해하고 있습니다. 교수님께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사실 교수님은 제 책 <믿음을 묻는 딸에게, 아빠가>의 초고를 읽고 아낌없는 조언을 베풀어주셨고, 독일어나 라틴어로 된 신학 용어들을 일일이 교정해 주셨습니다. 출간에 임박해 불안해하던 초보 저자에게 베풀어주신 교수님의 격려와 후의를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앞으로도 책으로 이어진 귀한 인연이 지속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불트만 신학의 좋은 안내서인 <예수 그리스도와 신화>, 많이 사랑해 주세요!  


[예수 그리스도와 신화 추천사]

불트만 사상의 소개서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예수 그리스도와 신화』가 첫 번역자인 이동영 교수의 독일어 판본 재번역으로 새로이 태어났습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신약성서학계의 거장이 ‘비신화화’와 ‘실존론적 해석’으로 대표되는 자신의 신학사상을 평이한 어투로 직접 해설한 이 책의 가치와 중요성은 새삼스레 재론할 필요조차 없을 것입니다. 놀라운 것은 1958년에 나온 이 오래된 책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설득력 있고 아름다우며 심지어 은혜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사실입니다.

과학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성서의 말씀을 이해 가능한 형태로 들려주어야 한다는 불트만의 문제의식은 오늘 우리에게도 여전히 중요하고 적실합니다. 동시대의 다양한 학문적 흐름들을 장인의 솜씨로 통섭해 거대하고 설득력 있는 해석학적 체계로 빚어가는 과정은 감탄과 경이의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지금’, ‘여기서’ 행해지는 선포와 결단을 강조하는 실존론적 해석은 대다수 그리스도인들의 신앙 경험과 부합할 뿐 아니라, 오늘 여기서 이 책을 펼치는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합니다.

물론 이 책에 나온 불트만의 생각에 모두 동의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이동영 교수가 해제에서 잘 밝히고 있듯 그 역시 다른 신학자들처럼 시대의 아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우리가 불트만의 대담한 신학적 ‘결론’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그가 보여준 치열한 신학함의 ‘태도’에는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중요한 책과 함께 우리도 영원한 하나님의 말씀을 우리 시대에 적실한 메시지로 풀어내는 흥미로운 모험의 여정을 떠나 보는 것이 어떨까요?

정한욱_ 안과전문의, 『믿음을 묻는 딸에게, 아빠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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