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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기독교/사회

탐욕의 복음을 버려라 (김세윤, 고든 피 외 지음/새물결 플러스 펴냄)

by 서음인 2016. 5. 31.

이 책의 저자들은 현대 기독교가 ‘부와 건강의 복음’이라는 악성질병에 빠르게 감염되고 있으며, 이러한 가르침이야말로 사도바울이 말한 ‘다른 복음’이며, 그리스도 안에 있는 신자들에게 결코 약속된 바 없는 거짓 가르침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부와 건강의 복음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하나님이 물질적 번영과 건강에 대해 우주적이고 보편적인 법칙을 만들어 놓으셨다고 주장한다. 모든 성도가 이 세상에서 번영을 누리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며, 치유는 그리스도의 속죄 사역의 일부로 이미 성취되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물질적 번영과 기적적 치유를 경험하지 못하는 것은 믿음의 부족 때문이며, 그리스도인들이 확실히 믿고 예수의 이름으로 요구하고 명령하기만 하면 예외 없이 물질적 번영과 치유를 경험할 수 있으며, 또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가르친다.

 

이에 대해 저자들은 성경이 우리에게 재물에 소망을 두지 말도록 가르칠 뿐 아니라, 부와 소유에 대해 특별한 가치를 두지 않는 태도야말로 하나님 나라 가치관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예수님이 시작하신 새 시대의 물질에 대한 관점은 충분함과 자족함이며 부유한 것, 남는 것은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부와 번영의 복음은 성경의 가르침이 아니라 물질주의와 이기주의와 탐욕주의라는 현대의 정신이 낳은 아들들일 뿐이다.

 

또한 저자들은 하나님 나라의 현존은 기적적인 치유를 가능하게 하지만 그것은 필수적인 것이 아니며, 하나님께서 자녀들에게 영적 유익을 주기 위해 육체적 고통과 질병을 허락하실 수 있다고 말한다. 치유는 의무사항이 아니라 전적인 하나님의 선물이며 은혜이기에 우리가 당연히 받아야 할 것처럼 요구할 수 없으며, 하나님이 치유든 고난이든 우리에게 최선의 것을 주실 것이라는, 하나님의 섭리를 겸손하게 인정하는 자세야말로 올바른 신앙의 태도다.

 

하나님의 나라는 그리스도의 지상 사역과 함께 시작되고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성취되었지만 그분이 다시 오실 때까지 그 완전한 실현이 유보되어 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하나님 나라를 이루기 위한 고난과 십자가의 제자도를 건너 뛴 채 ‘이미’ 이루어진 하나님 나라의 달콤한 열매만을 탐하는 부와 번영의 복음은 번영과 건강에 대한 개인적 집착이라는 인간의 욕망을 기독교의 이름으로 포장하여 기독교를 잠식해 들어가는 심각한 질환이며, 하나님의 주권을 우리의 욕망에 종속시켜 그분을 우리의 종으로, 기계 장치의 신(deus ex machina) 으로 만드는 이교적 가르침이다. 그리스도의 생애와 사역에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듯이 하나님의 나라는 번영과 능력과 권세 가운데서가 아니라 약함 속에서 시작되고, 기적과 치유와 풍성함을 동반하지만 고난과 실패와 무엇보다도 십자가를 통해 그 결정적 완성에 이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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