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주의 신학의 역사 (로저 올슨 지음, 한들출판사 펴냄)

작년 초 한참 인기 있다는  "두날개"라는 훈련 프로그램을 우연히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장로교 목사님이 만들었다는 이 교재는 강조되고 있는 성경본문이나 그에 대한 해석, 적용점들이 모두 내가 듣고 배워왔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 처음에는 이 교재의 엉터리(?) 성경해석에 분개했지만, 관련 자료를 찾아가면서 공부해가는 과정에서 점차로 이 교재가 내가 속한 장로교 개혁주의의 전통이 아닌, 오순절 혹은 은사주의 신학의 전통에 근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복음주의적 신앙의 전통에 대해 내 자신이 의외로 무지하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되었다. 그런 점에서 복음주의 신학의 역사에 대한 좋은 해설서인 이 책을 우연히 서점에서 발견한 것은 큰 행운이었다. 저자인 로저 올슨이 IVP 에서 출간된 20세기 신학이라는 책으로 구면이라는 점도 반가왔다.

이 책은 우선 경건주의운동, 부흥운동,  청교도 운동,  웨슬리 신앙운동,  대각성 운동,  구 프린스톤 학파,  성결-오순절 운동,  근본주의 운동 등 현대 복음주의의 흐름을 형성하는 데 기여한 각 운동들의 역사적 발전과정과 특성 그리고 주요 인물들과 신학들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후  후기 근본주의  혹은 신복음주의(Neo-evalgelism) 라 불리는 새로운 복음주의 운동의 패러다임을 소개하면서 그 주요 인물인 칼 헨리와 에드워드 카넬, 버나드 램과 도날드 블뢰시와 같은 신학자들의 사상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복음주의 신학의 미래는 복음주의 진영내의 긴장관계 - 개혁주의와 은사주의, 전통적 입장과 개혁적 입장, 성서 영감설에 관한 논쟁, 복음주의의 경계선에 관한 논쟁, 포스트모더니즘의 수용에 관한 문제 등등 -에 대해 어떻게 합의와 조화에 도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결론내리고 있다.

 보수적 기독교인들이 비복음주의적인 현대신학의 다양하고 거대한 체계에 대해 '자유주의'라는 한 마디로 싸잡아 매도하는 것이 지극히 무식하고 부당한 행위인 것처럼, 복음주의 신학의 풍요한 흐름과 전통에 대해 한 마디로 '보수적, 근본적' 이라고 정의하는 것 역시 그에 못지않게 어리석고 부당한 행위일 것이다. 이 책은 복음주의라는  크고 풍요로운 강 안에 얼마나 다양하고 많은, 가끔은 서로간에 심각하게 대립적이기도 한 전통들이 섞여 흐르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 책을 읽은 후 저자가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는 복음주의의 위대하고 풍요한 유산들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고 싶다는 욕구가 일어났고,  위대한 미국신학자인 조나단 에드워드의 주요 저작 두권과 전기 한권, 대표적인 설교 소책자 몇권, 그리고 부흥운동가인 찰스 피니의 설교집 두 권을 거금을 주고 구입하고야 말았다!! 언젠가 이 책들을 다 읽게 되는 날 좀더 풍요로운 신학과 은혜의 바다 가운데 푹 빠질 것을 기대하면서.... 

목 차 

Part 1: 서론 
1. 복음주의의 개념 

Part 2: 복음주의 신학의 역사적 기원 
2. 경건주의 운동 
3. 부흥운동 
4. 청교도 운동 
5. 웨슬리 신앙운동 
6. 대각성 운동 
7. 구 프린스턴 학파 
8. 성결-오순절 운동 
9. 근본주의 운동 

Part 3: 후기 근본주의적 복음주의 신학 
10. 후기 근본주의적 복음주의 
11. 헨리 : 복음주의 신학의 거장 
12. 전통적인 복음주의 신학노선의 옹호자 
13. 중도적 성향의 복음주의 신학자 
14. 블뢰쉬 : 진보적인 복음주의 신학자 
15. 후기 보수주의적 복음주의 신학 

Part 4: 결론 
16. 복음주의 신학의 미래를 위하여 
-복음주의 진영 내부의 긴장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