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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예술/미술

미술사 아는 척하기 (리처드 오스본 지음, 나탈리 터너 그림, 신성림 옮김, 팬덤북스 펴냄)

by 서음인 2019. 11. 26.

미술사 아는 척하기는 철학자이자 저술가로 현재 런던 예술 대학에서 미술 이론과 철학을 가르치는 저자가, 각 시대를 대표하는 이론가와 미술가 및 작품들을 통해 미술 이론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흥미로운 삽화와 함께 친절하게 알려주는 미술 이론 입문서. 저자는 미술의 본질(에 대한 생각)은 결코 고정되어 있지 않으며 시대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해 왔다고 말한다. 그리고 미술 이론이란 특정 시대가 미술과 관련해 갖는 미술 작품이란 무엇이고, 미술가란 누구이며, 우리는 어떻게 좋은 미술과 나쁜 미술을 구별할 수 있는가와 같은 질문에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초의 동굴벽화가 발견된 2만 7천년 전 구석기 시대에서부터 포스트모던 예술의 시대인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대가 가졌던 미술의 개념미술 이론을 둘러싼 갖가지 논의와 논쟁들을 간략하지만 명료하게 살펴볼 수 있도록 기획된 이 책은, 번역서의 제목인 미술사 아는 척하기보다 “Art Theory for Beginners”(미술 이론 입문)라는 원래의 영문 제목에 훨씬 더 부합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르네상스 시대의 거장 미켈란젤로에서부터 현대의 행위 예술가인 요제프 보이스에 이르기까지 일반적인 미술사 책에서 접할 수 있는 각 시대의 대표적인 유파나 미술가 및 작품의 이름을 자주 만나볼 수 있다. 그러나 미술사 아는 척하기라는 제목만 보고 가벼운 마음으로 이 책을 집어든 독자라면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시작해 칸트, 헤겔, 쇼펜하우어, 프로이트, 마르크스, 니체, 다윈을 거쳐, 소쉬르, 하이데거, 벤야민, 아도르노, 마르쿠제를 지나, 데리다, 푸코, 리오타르, 바르트, 보드리야르를 통과한 후, 자크 라캉, 줄리아 크리스테바, 조르주 바타유, 루스 이리가레이, 주디스 버틀러에 이르기까지, 저자가 각 시대의 미술 이론과 관련해 끊임없이 언급하는 현란한 사상가들의 이름에 놀라게 될 것이다. 그뿐 아니라 독자들은 이 책에서 최초의 미술사가였던 조르쥬 바사리와 최초로 회화에 원근법을 도입한 부르넬레스키, ‘레디메이드를 통해 포스트모던 미술로 가는 문을 연 마르셀 뒤샹과 평면성 원리를 주장한 클레멘트 그린버그에 이르는 미술사의 선구자 내지는 혁명가들의 이름 역시 만나게 될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사람들의 이름과 책의 목차만 살펴보더라도 쉽게 눈치챌 수 있듯, 230여 페이지 정도의 분량에 일러스트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이 크지 않은 책을 읽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그러나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다. 저자인 리차드 오스본은 이렇듯 장구하고 방대한 미술 이론과 그를 둘러싼 과거와 현재의 논쟁들을 놀라운 정도로 쉽고 명료하게 요약하고 있으며, 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나탈리 터너의 재치 있는 그림들 역시 독자들이 난해한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기 때문이다. ‘미술 이론이라는 거대한 영토를 탐사하기 원하는 입문자들이 알아야 할 최소한의 내용을 소개하는 유용한 안내서이며, “한 권으로 끝내는 미술이론 완벽 정리류의 책이라기보다 앞으로의 공부를 위한 출발점으로 삼기에 적합한 가이드북이라고 할 수 있다. 특별히 서양 미술사와 서구 지성사 전반에 대해 기초 수준 이상의 소양을 갖춘 독자들이라면 한번쯤 도전해 보시기를 적극 권유하고 싶다



목차

 

미술, 시작하다

누구나 미술 이론을 갖고 있다 | 미술 이론이란 실제로 무엇인가?

어디서 시작하는가? | ‘미술이라는 단어 | 미술 이전에 미술이 있었는가?

 

고대 그리스

아리스토텔레스와 미술 | 미술의 모방 이론 | 아름다운 것이 더 나은가?

크레타인이 설명하는 그리스 미술 | 로마 미술과 후기 고전 미술 | 고대 미술

 

미술과 종교

불교 | 도교 | 유교 | 고전 미술을 잊어버린 서양 | 동로마 제국

우상 파괴 | 이슬람 미술 | 신성 기하학 | 기독교 미술 | 중세 미술

 

르네상스

인본주의 | 르네상스 시대의 미술가 개념 | 그리스와 로마의 권위

르네상스 시대의 실용적인 미술 이론 | 소묘와 색채 | 구성 | 발명

기베르티 vs 브루넬레스키 | 선 원근법 | 유화의 등장 | 매너리즘

종교적 혼란 | 바로크 | 르네상스에서 계몽주의까지

 

미술의 발명

한눈에 보이는 계몽사상 | 계몽사상이란 무엇인가? | 로코코 | 아카데미즘

아카데미의 인기 순위 | 신고전주의 | 너무 이상적인 미 | 미래의 반향

미술의 근대화 | 미학 | 미는 진리다 | 미적 판단 | 판단력 비판

칸트의 설명 | 칸트의 미적 판단 | 숭고 | 정신을 압도하는 것

루소와 낭만 정신 | 괴테, 천재, 색채 | 거울과 램프 | 낭만적 풍경

헤겔의 정신 | 미술에 대한 경험적 접근법

 

산업화 시대

러스킨과 빅토리아 시대 사람들 | 라파엘 전파 연합 | 사실주의

마네의 사실주의 | 미술의 사회적 기능 | 마르크스와 미술

윌리엄 모리스와 미술의 사회적 기능 | 미술과 사진 | 인상파 | 진보의 소멸

그것은 비극이다 | 새롭게 보는 법 | 데카당스 | 상징주의 | 예술 지상주의

법정에 선 예술 | 산업 시대의 색채 이론 | 자포니슴 | 후기 인상파

야수파 | 원시주의 | 고상한 야만인 | 세계화로 가다 | 입체파 | 표현주의

 

모던 미술

모던과 모더니즘은 어떤 의미로 사용하는가? | 모더니즘 예술 | 미래주의

소용돌이파 | 반예술 | 초현실주의 | 무의식 | 자동기술법

기괴함 | 프로이트와 예술 이론 | 어른이 되는 서로 다른 길

프로이트가 보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 마르셀 뒤샹과 레디메이드 | 커다란 유리

추상 미술 | 특이한 추상 미술 이론들 | 형식주의

의미 있는 형식은 어떻게 알아볼까? | 미술의 내적 속성과 외적 속성

고급 예술과 저급 예술 | 이분법에 도전하다 | 저급 예술과 장식

예술과 존재 | 예술, 존재 , 진리 | 기호학과 구조주의 | 기호란 무엇인가?

미술과 기호학 | 프랑크푸르트학파와 예술 이론 | 기술 복제와 발터 베냐민

긍정적 문화 | 벽 없는 미술관 | 1950년대의 추상 회화

 

후기 모던 미술

그림이 그 자체가 되다 | 미국 미술의 수출 | 미니멀리즘

페미니즘의 미니멀리즘 비판 | 해석에 반대한다 | 미술과 심리학

다른 방식으로 보기 | 팝 아트 | 팝 아트의 정치학 | 팝 아트와 미술의 종말

오브제의 비물질화 | 1960년대 이후의 미술은 과거와 같을까?

960년대 페미니즘 - 2의 물결 | 1960~1970년대 미술의 주된 경향

 

정체성의 정치학

오리엔탈리즘 | 정체성 | 재현의 정치학

 

포스트모더니즘

포스트모더니즘 정의하기 | 거대 서사의 몰락 | 해체 이론 | 회화 속의 진리

지식의 고고학 | 저자의 죽음 | 누구나 미술가가 될 수 있다

시뮬라시옹과 하이퍼리얼리티 | 실재란 무엇인가? | 브리콜라주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 알레고리적 충동 | 포스트모더니즘과 후기 자본주의

 

타자성

미술 안의 애브젝트 | 무정형성 | 엔트로피 | 리좀 | 퀴어 이론

전쟁터로서의 몸 | 디지털 | 주요 사이버 이론가들 | 미술관

미술관에서 잠자기 | 단지 시각 문화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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