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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기독교/성서개론서

신약의 뒷골목 풍경 (차정식 지음, 예책 펴냄), 초대교회 배경사 (에버렛 퍼거슨 지음, 은성 펴냄), 신약성서 배경연구 (헬무트 쾨스터 지음, 은성 펴냄)

by 서음인 2016. 5. 28.

한일장신대 교수로 <성서의 에로티시즘> <예수 한국사회에 답하다> <시인들이 만난 하나님>등의 저서를 통해 신학과 인문학을 횡단하는 자유롭고 독특한 글쓰기를 선보여 왔던 저자는, 신약성서를 공부하면서 당대를 살아갔던 여러 이름 없는 민초들의 일상, 즉 “음식 메뉴와 입었던 옷가지, 목욕탕과 변소에서 품었던 내밀한 몽상과 일상의 자잘한 사연들, 특히 남녀상열지사에 개입한 성욕과 혼인과 부부관계, 출산과 양육, 노동과 밥벌이의 애로사항”등에 대한 호기심을 품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러한 저자의 ‘엉뚱하고 자질구레한’ 호기심으로부터 시작된 탐구의 결과가 이번에 이 책 <신약의 뒷골목 풍경>으로 엮여 나왔다. 


함께 읽었던 에버렛 퍼거슨의 <초대교회 배경사>나 헬무트 쾨스터의 <신약성서 배경연구>와 같은 기존의 신약성서 배경사가 주로 “정치 제도사를 통한 거대 권력의 변천과 헬레니즘과 유대교의 복합적 지형을 아우르는 종교 사상사의 흐름”에 집중한다면, 이 책은 이와 더불어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한....당대의 뒷골목 풍경”을 재현함으로서 우리를 1세기 팔레스타인과 디아스포라 유대인 공동체에서 살아갔던 사람들의 생생한 삶의 현장으로 안내한다. 정치사나 종교사 일변도의 서술을 탈피해 문화사나 일상사 혹은 심성사의 분야에 이르기까지 관심의 영역을 넓힌 참신한 기획이 돋보이며, 누구도 흉내내기 어려운 저자만의 개성적인 글쓰기를 통해 당대인들의 일상적 삶과 내밀한 욕망 그리고 집단적 심성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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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시대 팔레스타인의 환경과 정치 - 민족 구성과 지방색 中  “.....이스라엘 민족이 스스로를 선민으로 자부하면서 거룩한 하나님의 나라로 자리매김한 것은 혈통이 아니라 종교적 신앙이었다. 이는 곧 그들의 혈통에 근거한 아브라함의 자손이라는 배경이 기실 셈족 안팎의 여러 다른 민족들을 아우르는 포괄적 범주였음을 가리킨다. 이 범주를 오로지 1세기 유대인들의 주류를 지칭하는 범주로 옹색하게 인식했을 때 그들의 종교 유대교는 배타적인 속성을 강화해 나갔다. 반대로 그 범주를 넓게 받아들여 이방의 만민이 그들의 성전을 찾아 예배를 드리고 동일한 하나님을 경배하는 보편적 구원의 날을 기대할 때 유대교는 보편적 비전을 획득하며 넓어질 수 있었다. 바로 이 보편주의의 비전을 품어 온 유대교 전통의 날개 아래 예수의 하나님 나라 운동이 가능했고 기독교라는 햇병아리가 태어나 서서히 독립해 나갈 수 있었다....”

 

신약 시대의 이방신들 - 로마의 신들 中  “.....이와 같이 아스클레피오스 제의는 인간의 건강 유지와 질병 치유라는 가장 원초적인 관심사에 어필하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한 다각적인 방향을 겸비했다. 이에 비례하여 이 신의 품성적 특질이 다분히 온정 어린 인간적인 이미지로 인식된 점도 이 종교 제의의 대중성을 견인했던 것 같다. 그는 기독교의 예수 그리스도와 비슷하게 구세주로 추앙되었고, 인간의 친근한 친구이자 은택을 베푸는 신으로 인정받았다. 그래서 심지어 유대교 전통이 이어지던 예루살렘에까지 아스클레피오스를 기리는 신전이 세워졌다. 예수의 치유 기적이 당대의 민중들에게 상당한 흥미를 끌며 성공적인 선교 효과를 거둘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 치유 종교에서 경험한 것들이 한몫 했을 가능성이 있다.....”

 

신약 시대의 이방신들 - 로마의 신들 中  “.....황제 숭배를 통해 황제의 권력과 체제를 강화하는 것은 곧 로마라는 국가의 안녕을 튼튼히 보장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당시 생산된 비문에 의하면 황제는 곧 구세주였고 그의 출현은 곧 ‘복음’으로 인식되었다..... 이러한 황제 숭배의 특성상 로마의 정치구호로서 평화에 담긴 억압적 폭력성을 폭로하고 배타적인 구세주의 왕으로서 예수 그리스도를 복음으로 선포한 그리스도교와 충돌할 수 밖에 없었다. 신약성서에 투영된 초기 그리스도교의 관점에 의하면 이러한 환제 숭배는 곧 신성모독의 죄에 해당되었고 불경하고 오만한 행위에 불과했다. 바로 이런 이유로 그들이 황제를 위해 중보하고 기도했지만 그를 신으로 숭배하여 그 앞에 절하고 제물을 바치는 것은 철저하게 배척하였던 것이다. 따라서 이로 인한 핍박은 불가피한 결과였다.....”

 

유대교의 종파와 지도자들 - 사두개파 中  “.....사두개파의 흥망성쇠를 보면 종교가 권력의 아성이 되고 종교지도자가 귀족이 될 때 생기는 병폐가 무엇인지 성찰의 거울을 얻게 된다. 종교가 세속의 탁류를 헤치며 청정한 기운을 북돋아주는 자리에 권력자로 군림하는 귀족의 모습은 어울리지 않는다. 더구나 하나님이 고아와 과부의 보호자로 발 벗고 나선 마당에 그 하나님을 경배하고 그의 뜻을 받들어 섬기는 자들로 자처한다면 마땅히 그 거룩한 직분의 존재론적 태반에 대한 심사숙고가 선행되어야 한다. 사두개파는 이런 근본적인 질문을 놓쳐버리면서 토라의 문자에 집착하게 되었고 성전이라는 권력체계에 서식하면서 세속의 이권과 가문의 영달에 민감해졌다. 그러나 그 길은 그들이 의탁한 제의적 복식의 화려한 외양이 퇴색되고 성전체제라는 허울이 붕괴하는 순간 곧바로 망조로 접어드는 길이었다.....”

 

유대교의 종파와 지도자들 - 에세네파  中  “.....에세네파의 회한은 타락한 종교체제의 대안적 의의 지향이 그 순결한 독립성에 머물기보다 고립된 무인도의 처지로 전락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그들의 올곧은 명분은 분명히 영광스러운 깃발이었지만 거기서 추구한 금욕주의적 삶의 배타성은 인간의 생명에 대한 필요 이상의 억압을 강제함으로서 공동체 단위의 제의적 엄숙성이 개인적 욕망의 자연성을 소외시키는 결과를 낳지 않았나 싶다. 결국 그들의 독립적인 대안공동체도 유대 전쟁의 재앙을 피해갈 수 없었다. 바깥 세상에 눈감고 산다고 바깥과 마냥 절연될 수는 없다는 것이 이 공동체가 남긴 미완의 숙제였다.....”

 

유대인의 의식주 생활 - 배변 관리 中  “.....다수의 (고대 로마) 도시와 마을에는 장밧비가 내리면 황당한 일이 생겼다. 도랑에 가라앉은 배설물이 범람하여 거리에 흘러 다녔던 것이다. 더구나 자주 소변을 보는 경우 요강을 들고 다닐 수도 없고 공중변소가 없는 현실에서 사람들은 거리나 뒷골목, 실내의 계단, 목욕탕, 공공건물, 무덤 등 아무데서나 닥치는 대로 몸 안의 배설물을 처리해야 했다. 이런 무질서한 배변 처리로 인해 특정 공간에 똥오줌을 함부로 누는 사람은 신들의 진노를 자초할 것이라거나 건물 벽에 대고 똥을 누면 잡아 엄벌에 처할 것이라는 식의 경고성 낙서 문구가 도심지 주택가에 새겨지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똥오줌 천지의 세상은 팔레스타인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배설물로 범벅이 되고 오염 물질이 넘치는 골목길로 다니면서 쉐마를 낭송하지 말 것을 가르친 랍비가 있었을 정도다.....예컨대 배변을 하기 위해 사람이 변기에 앉을 때 제 몸의 배설물이 항문에서 삐져 나와 보일 경우 그는 그 순간 그 자리에서 쉐마를 낭송해서는 안 되었다.....”

 

 

목차

 

1. 신약의 뒷골목 풍경 (차정식, 예책)

 

Chapter 1 신약시대 팔레스타인의 환경과 정치

지리적 환경 | 동식물 생태계 | 민족 구성과 지방색 | 팔레스타인과 주변의 정치판

 

Chapter 2 신약시대의 이방신들

로마의 신들 | 가나안 땅의 이방신들 | 점성술 | 마술사

 

Chapter 3 유대교의 종파와 지도자들

사두개파 | 바리새파 | 에세네파 | 사마리아 유대교 | 젤로스, 젤롯인, 젤롯당

 

Chapter 4 유대사회의 신분계급

팔레스타인의 계급 분포 | 상류 지배층 | 중간층 | 하류 서민층 | 노예 | 천민들

 

Chapter 5 유대의 문화예술과 유흥

예술 | 건강과 미용 | 성생활 | 매춘 | 놀이

 

Chapter 6 유대인의 가족과 교육

약혼과 결혼 | 가부장체제의 가족 | 이혼 | 출산과 양육 | 학교 교육

 

Chapter 7 유대인의 의식주 생활

음식과 식사 | 의복과 패션 | 주거와 건축 | 배변 관리

 

Chapter 8 유대인의 직업과 노동의 일상

목축업과 농업 | 어업 | 제조업과 장인 | 상업과 무역, 은행업 | 여행

 

Chapter 9 질고와 죽음, 그 너머의 희망

질병 | 의약 처방 | 죽음과 내세의 소망 | 장례 풍습

 

2. 초대교회 배경사 (에버렛 퍼거슨, 은성)

 

제 1 장 정치 역사

서론/알렉산더 이전의 근동/알렉산더 대왕/헬라 시대의 왕국들/로마/로마 제국의 행정 제도

 

제 2 장 사회와 문화

서론/로마 군대/사회 계급들/노예 제도/로마 시민권/로마법/사회적 도덕성/경제 생활/오락/교육/문학과 언어/예술과 건축/클럽과 협회

 

제 3 장 그리스 - 로마 시대의 종교

고대 그리스 종교/고대 로마 종교/헬라 시대와 로마 시대의 종교/가정 종교와 지방 종교/민간 종교/지배자 숭배/개인 종교/헬라의 신비 의식과 동방 종교/그노시스교, 연금술 문헌, 갈대아 신탁/후기의 발전 : 유일신론과 태양 숭배

 

제 4 장 그리스 - 로마 철학

종교로서의 철학/궤변론자들의 소크라테스/플라톤과 1세기까지의 아카데미/아리스토텔레스와 소요학파/회의주의/견유주의와 대중 철학/스토아주의/에피쿠로스주의/절충주의/신피타고라스 주의/중기 플라톤 철학/플로티누스와 신플라톤주의

 

제 5 장 유대교(Judaism)

유대 역사/초대 로마 제국 시대의 유대인/헬라 시대와 로마 시대의 유대 문헌 및 그 외의 자료들/당파들과 분파들/신조들과 관습들/조직과 제도

 

제 6 장 고대 세계 속의 기독교

비기독교 자료 중 기독교에 관한 문헌들/초기 기독교 역사와 관련된 고고학적 유물/초기 기독교의 고고학적인 유물들이 존재한다는 주장/기독교인에 대한 이교도의 태도/기독교의 법적 지위/기독교 수용을 저해하는 것들/종교적 경쟁 상대들/기독교에 유리한 요인들/기독교만 지녔던 유일한 특성

 

3. 신약 성서 배경 연구 (헬무트 쾨스터, 은성)

 

제1장. 역사적 개요

알렉산더 대왕이전의 그리스와 지중해 연방/알렉산더 대왕/알렉산더의 여섯 장군과 그들이 통치하는 제국의 형성/로마에게 정복되기 전의 헬라 세계의 제국들과 도시국가들/정치 이데올로기 및 통차자 제의

 

제2장. 사회와 경제

헬레니즘과 헬라화/행정과 경제의 기본구조/사회/헬라도시/농업/공업과 상업/무역, 화폐체계, 금융업

 

제3장. 교육과 언어, 문학

문학 생활과 지적 생활의 기본적 특징/언어/학문/문학

 

제4장. 철학과 종교

철학 학파들과 철학적 종교/헬레니즘 시대의 정신/그리스 종교의 발달/새로운 종교들

 

제5장. 헬레니즘 시대의 이스라엘 민족

로마에게 정복되기 전의 이스라엘 민족사/이스라엘 종교내의 다양성/헬레니즘 시대의 이스라엘 문화

 

제6장. 헬레니즘의 상속자 : 로마제국

세계적 강대국으로서의 발전/황금시대 말기에 이르기까지의 로마제국/행정과 경제/로마 문화와 헬레니즘/로마제국 시대의 종교/로마 시대의 팔레스틴과 유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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