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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연구훈련/성경연구단상52

잠언, '혼종적'이고 '퀴어한' 성경! 요즘 잠언서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사진 1) 주로 몇 권의 ‘전통적’인 주석서에 의존하고 있습니다만 (사진 2), 오랫동안 참고해 왔던 로날드 클레멘츠의 구약성서 해석사 책과 (사진 3), 비교적 최근에 구입한 여성 및 퀴어적 관점에서 잠언을 바라보는 단권 주석들도 함께 살피고 있습니다. (사진 4-5) 읽어가다 보니 고대 근동의 보편적이고 국제적인 지혜전승과 이스라엘의 독특한 야훼신앙이 함께 공존하며, 유일신 야훼 뿐 아니라 여성 지혜라는 흥미롭고 논쟁적인 캐릭터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잠언서는, 어찌 보자면 성경에서 가장 ‘혼종적’이고 ‘퀴어한’ 책이라고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잠언서를 두고 펼쳐지는 다채로운 해석의 ‘축제’를 마음껏 즐기되, 텍스트에 담겨 있을 ‘보편’의 목소리도 놓치지.. 2021. 6. 4.
출애굽기 줌미팅 후기 토요일 저녁에 민경구 교수님을 모시고 줌으로 진행된 출애굽기 수다모임에 참여했습니다. 교수님 포함해 참가하신 분들이 워낙 탁월한 내공을 지니신 분들이어서 많이 배운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저도 출애굽기 Interpretation 주석과 마이클 왈저의 에서 배운 내용으로 겨우 한두 마디 거들 수 있었습니다. 출애굽은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의 해방과 구원이 그 일차적 목적이지만, 더 나아가 왜곡된 창조질서의 회복이라는 공적 목표까지 지향한다는 것. 그리고 노예근성을 벗어버린 자유인들이 함께 연대해 맺은 언약에 헌신하며 광야의 고난을 통과하는 것 외에 약속의 땅으로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것이 제가 나눴던 내용이었습니다. 2021. 4. 26.
누가복음 줌미팅 준비 및 후기 - 일상의 제자도 2021년 2월 19일(금) 얼마 전 감사하게도 누가복음을 공부하는 그룹으로부터 줌 미팅에 초청받았습니다. 누가복음은 공부한지도 오래됐거니와 그다지 열심히 공부하지도 않았지만, 제게는 “기독교 복음과 예전, 그리고 문화에 풍성함과 아름다움을 더해 준 로드무비 같은 복음서”로 각인되어 있습니다. 참석자들이 워낙 훌륭한 분들이라 배움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편안히 기다리고 있었는데, 미팅 날짜가 다가올수록 이렇게 아무것도 기억에 없는 상태로 참여해도 되는지 조금 염려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어제 저녁 황급히 그간 모으고 읽어 왔던 신약개론서나 단권주석들을 꾸역꾸역 찾아 살펴보니, 그래도 반 정도에서는 누가복음 부분을 읽은 흔적이 발견되는군요. 분명 제 책이고 익숙한 글씨도 보이는데, 왜 하나도 기억이 나지 .. 2021. 2. 23.
이샤야 32:15-18에 나오는 성령론! 이사야 공부 중 발견한 멋진 성령론! 하나님의 영이 임하니 창조질서가 회복되어 황무지에 생명이 충만하고, 온누리에 공평과 정의가 가득하며, 마침내 영원한 평화라는 열매가 맺힌다. 성령의 은사는 창조질서의 회복과 생명살림의 기적이요, 성령의 열매는 세상에 가득한 공평과 정의와 평화다. 오늘날 성령의 은사를 사모하며 그 열매를 키워가는 사람은 과연 누구인가? 2019. 7. 9.
<별을 따라가는 여성들> 묵상 (2) - 내가 이런 묵상을 할 수 있을까? 자꾸 스포일러가 되는 것 같아 죄송합니다만, 오늘의 묵상도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과연 나같이 한국에 사는 기혼/이성애자/유자녀/비장애인/기독교인/중년 남성이라는 좁디좁은 틀 안에 “새장 안의 새처럼” 갇혀 있는 사람들의 머리에서 이런 묵상이 나올 수 있을까요? 문득 예전에 『게릴라걸스의 서양미술사』를 읽은 후 썼던 리뷰의 결론 부분에서 ‘정통 서양 미술사’를 ‘서구 주류신학’으로, 책 이름을 이 묵상집 『별을 따라가는 여성들』로 바꾸면 지금까지 이 묵상집을 읽어온 결론으로 삼아도 크게 문제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천국은 과연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모두 비슷하게 생긴 조각상같은 미남들(혹은 미녀들)이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언어로 동일한 멜로디에 맞추어 기계와 같은 일사분란함으로 단 하나의 존.. 2018. 12. 15.
<별을 따라가는 여성들> 묵상 (1) - 마리아의 용감한 신앙! 아하~~이라는 대림절 묵상집을 매일 읽고 있는데 ..... 오늘 글은 너무 찔리고 공감되고 은혜가 되어 공유를 안할 수가 없네요! 주체적 결단으로 하나님을 신뢰하며 서로 연대하여 경계를 넘어서는 신앙의 용기!!# 주일날은 읽지 않는 관계로 성탄절 전까지 마치기 위해 정해진 날짜보다 진도가 좀 빠릅니다. 이 묵상집을 쓰시는 분들에게는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겠군요. 용서를 구합니다. ㅎㅎ 2018. 12. 14.
"복스"는 누구? "롤랑 드 보"! 어떤 이사야 주석을 읽다 보니 자꾸 “복스”라는 사람이 인용되고 있습니다(사진 1). 그런데 de Vaux라는 그의 알파벳 이름과 이라는 그의 저서 제목을 보니 “복스”라는 사람의 정체는 저도 알 정도로 유명한 구약학자인 "롤랑 드 보"(도미니크회 신부였다고 합니다) 인 듯 하군요 ㅎㅎ 호기심에 그의 대표작 의 한글 번역본 세 권(사진 2)을 꺼내 주석에 인용된 부분을 찾아보니 그 중 에서 일치하는 내용이 나왔습니다(사진 3). 따라서 “복스”는 “드 보”인 것으로 ~~~ ㅋㅋ 존 와츠가 쓴 WBC 이사야(상)에 나오는 "복스" ?? 롤랑 드 보의 의 번역본들 ....실로에서 발견된 묘비의 주인공은 과연 "셉나" 일까? 2018. 12. 4.
2018년 성탄절 묵상 <별을 따라가는 여성들> 개인적으로 성탄절이나 부활절을 앞두고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책을 읽으려고 노력해 왔습니다만, 이번에는 “평화교회연구소”라는 곳에서 나온 작은 묵상집을 골랐습니다. 성탄과 직 간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는 성서 분문들에 대한 스물다섯 편의 짧은 묵상을 담고 있는 작고 예쁜 책입니다. 가지고 다니면 딱 잃어버리기 좋은 사이즈라 병원에서만 보기로 했고, 주일 빼고 성탄절날까지 마치기 위해 조금 일찍 시작했습니다. 오늘이 이틀째 날이고 오늘 묵상은 섬돌향린교회 임보라 목사님의 "해방과 살림의 순종"이라는 글입니다.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사실 이 묵상집을 지은 스물다섯 분의 필자들은 백소영 교수님이나 임보라 목사님같은 유명인들로부터 자신을 ‘믿는 페미’로 소개하는 ‘오스칼네고양이’라는 분이나 평범한 학생에 이.. 2018. 11. 29.
NICOT와 DSB의 "드레스덴과 히로시마" - 이사야 21:6-9 읽기 파키스탄에 다녀오느라 잠시 중단했던 이사야 공부를 오늘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이사야 21장 6-9절까지를 다룬 여러 주석들을 살피던 중 지난번에 언급했던 존 오스왈트의 NICOT 외에 2차 세계대전의 참화로 처절하게 파괴된 “드레스덴과 히로시마”가 언급된 책을 하나 더 발견했습니다. “바클레이 패턴 구약주석”이라는 이름으로 번역되어 있는 존 소여의 DSB시리즈 이사야서입니다(사진 1, 2).전에도 언급했듯이 NICOT에서 오스왈트는 폭격으로 무서운 참화를 겪은 패전국에 속한 위의 두 도시와 연합국의 런던까지를 함께 묶어 우리의 인간적인 허세와 함께 사라져 마땅한 “교만의 성”으로 규정합니다(사진 3). 그러나 소여는 DSB에서 이 두 도시와 아우슈비츠/다카우를 그들이 겪어야 했던 “공포” 혹은 “끔찍함.. 2018. 11. 29.
이사야 21:9에 대한 NICOT의 주해 유감 이사야 공부를 하면서 미국의 신학자이자 목회자인 존 오스왈트의 두 주석인 NICOT와 NIVAC를 계속 참조하고 있습니다. 그 중 NICOT는 결론은 언제나 예외 없이 전통적이고 보수적이지만 그래도 논쟁이 되는 부분에서는 반드시 다양한 견해들을 전부 소개하면서 논의를 전개하고 있는 잘 연구되고 유용한 주석입니다. 그런데 저자가 목회자이기도 해서 그런지 자꾸 주석이 장황한 설교로 바뀔 때가 있고, 본문에 대한 주석은 설령 동의되지 않더라도 학문적 견해이니 이해할 수 있습니다만, 주해 중간중간에 사족처럼 붙어있는 설교들은 꽤 자주 짜증을 유발합니다.오늘은 이사야 21장 9절을 주해한 부분이 특히 신경을 거스릅니다. “인간의 "교만의 성"인 ...... 런던이나 드레스덴이나 히로시마가 무너질 때 우리의 인간적.. 2018. 11. 10.
이사야 11:11에 대한 오스월트의 해석 - 세대주의?? 이사야 공부를 하면서 복음주의권의 대표적 주석으로 꼽힌다는 존 오스월트의 두 권의 주석(NICOT와 NIVAC)을 참조하고 있습니다. 본문을 자세하고 철저하게 다룬 책으로 다른 주석들과 함께 열심히 읽고는 있습니다만, 얼마 전에 말했듯이 이사야 본문을 성급하게 탈역사화 탈맥락화 탈사회해 개인윤리를 위한 지침서 정도로 바꿔버리고 있는 부분이 자주 눈에 띠어 마음에 썩 들지는 않습니다.그런데 읽어가던 중 이사야 11장 10~16절의 주해에서 흥미로운 부분을 발견했습니다. 저자는 11절에 나오는 남은 백성들의 귀환을 바벨론 포로귀환이나 새 예루살렘인 교회와 관련해 해석하는 대다수 학자들의 견해와 달리, 이 본문을 20세기의 시온주의 운동으로부터 시작된 이스라엘 건국과 그로 인한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의 귀환과 연.. 2018. 10. 11.
로마서의 논쟁! 성경읽기를 포함한 모든 독서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망각에 저항하는 저만의 비법은 책을 읽은 후에는 어떤 형식으로든 리뷰를 쓰는 것이며, 성경을 공부할 때는 개인 성경을 나만의 주석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어제 로마서 주석을 소개하면서 로마서가 목적이나 구조에서부터 구체적인 주해에 이르기까지 한 장 한 장, 한 구절 한 구절마다 여러 학자들의 다양한 견해가 불꽃을 튀기며 대치하는 논쟁으로 가득 찬 책이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만, 로마서를 공부하면서 접했던 주요 논쟁들에 대해서도 하나의 결론을 내리는 대신 각각의 주장들과 그 주장을 대표하는 주석가들을 나름대로 정리해 성경책에 붙여 놓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니 제가 정리해놓고도 뭔 소린지 잘 모르겠는 이야기가 태반이로군요 ㅎㅎ 2018. 8. 31.
선을 악이라, 악을 선이라 하는 재판관들에게 재앙이 ... 모 재벌 회장의 집유석방에 쏟아지는 국민적 공분을 보면서 ..... 2018. 2. 7.
전도서 11장 1절 - 고대 근동의 맥주 제조 레시피? 하하~~정확한 의미를 두고 논란이 있는 전도서 11장 1절에 대한 가장 독창적인 해석을 발견했습니다 ! 단, 훌륭한 주석이나 연구서가 아니라 라는 책에 나오네요. 과연 이 본문은 고대 근동의 맥주 제조 레시피였던 걸까요 ㅋㅋ# 재밌어서 제가 가지고 있는 전도서 주석 몇 권을 들춰봤는데 역시 이런 불경한(?) 해석은 어디에도 없군요 ㅋㅋ 2017. 11. 2.
다니엘 - 하나님 나라 신학으로 읽는 다니엘서 (김회권 지음, 좋은 씨앗 펴냄) “.......이 책이 예상하는 독자는 기독청년이다. 여기서 “청년”은 일차적으로 생물학적 청년을 가리키지만, 넓은 의미에서 하나님 나라 운동에 참여하는 모든 성도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요한일서 2:13-14에 따르면 청년은 하나님의 말씀이 그 안에 있어서, 하나님 나라를 대항하는 흉악한 자들을 물리치는 영적 용사를 지칭한다. 청년은 가슴속에 하나님의 말씀을 품고 살면서, 이 세상에 준동하는 악의 세력에 맞서 영적 싸움에 참여하는 사람인 것이다. 하나님 나라의 비전에 의해 견인되고, 하나님의 말씀에 예민하게 순종하며, 하나님 나라의 권세를 찬탈한 반역자들이 활개 치는 이 세상에 하나님 나라를 세우기 위해 투신하는 사람이 바로 청년인 것이다......” “......오늘날 많은 기독청년들은 “과연 이 세상.. 2016. 6. 1.
에스더와 시민불복종 권위 있는 복음주의권의 단권주석인 IVP 성경주석(New Bible Commentary) 에서 에스더서의 내용을 부당한 권위에 대한 시민불복종이라는 측면에서도 보고 있군요. 오늘 우리의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아주 흥미롭네요. “....아주 다른 개념의 책임감이 유대인 모르드개라는 인물에게서 제기되는데, 그는 권위를 가진 사람이 얼마가 가치 있는 사람인지 분별할 줄 알았고, ......자기 교만에 빠져 있는 하만에게 복종하기를 거부했다. 이 두 사람의 대조는 바른 일을 행하는 사람들에게 권력이 없을 때, 어떻게 바른 일이 이길 수 있는지에 관한 문제를 제기한다...... 모르드개와 에스더는 둘 다 자기들의 신앙에서 비롯된 충성심 때문에 갈등에 직면했다. 모르드개는 하만의 방종한 리더십을 수용하려는 시늉도 .. 2016. 6.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