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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예술43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후기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편 (진중권 지음, 후마니타스 펴냄) 이 책은 우리 시대의 대표적 논객 중 한명이자 『미학 오디세이』및 『진중권의 현대미학 강의』등의 미학관련 저서로 잘 알려진 저자의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시리즈의 완결편이다. 저자는 1917년 뒤샹이 변기를 미술관에 전시한 이후 예술작품과 사물을 구별해주는 물리적 차이는 사실상 사라졌으며, 현대미술은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전통적 질문 대신 “언제 예술인가”, 즉 "하나의 사물이 언제 예술이 되는지, 그 사물을 작품으로 만들어주는 조건이 무엇인지"를 묻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질문에 대답해야 할 과제를 떠안게 된 비평은 이제 작품에 대한 사후 평가라는 전통적인 역할을 넘어 작품 자체를 성립시키는 중요한 계기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관점에 따라 저자는 이 책 『진중권의 서양.. 2016. 5. 28.
거장 신화 - 클래식 음악의 종말과 권력을 추구한 위대한 지휘자들 (노만 레브레히트 지음, 펜타그램 펴냄) 1. 세계에서 가장 논쟁적인 음악 평론가의 한 사람으로 클래식 음반계의 성장과 몰락과정을 다른 흥미진진한 책인 를 쓰기도 했던 노만 레브레히트는 800페이지가 넘는 이 묵직한 책 의 목적이 “지휘자가 갖는 권력의 기원과 본질,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오늘날의 지휘계의 쇠퇴에 미친 영향을 검토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불과 120년 전까지만 해도 작곡가의 의도를 충실히 재현하는 겸손한 하인에 불과했던 지휘라는 직업이 어떻게 음악의 운명을 지휘하는 주인이자 현대 세계의 영웅으로 바뀌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영광의 절정에서 어떻게 급격한 쇠퇴와 위기로 치닫게 되는지를 근대적 지휘자의 원조격인 한스 폰 뵐로에서부터 지휘권력의 절정을 구가한 카라얀과 번스타인을 거쳐 현재 베를린 필의 수장인 사이먼 래틀에 이르.. 2016. 5. 27.
마르크 샤갈 (인고 발터/라이너 메츠거 지음, 마로니에 북스) 가장 유명한 현대미술의 거장 중 하나인 샤갈의 작품과 삶을 다룬 책. 현재 읽고 있는 책 예수의 역사 2000년 을 좀더 잘 이해하기 위해 집어들다. 하늘을 나는 연인, 환상적인 동물들, 성서의 예언자들과 유대교 랍비들, 서커스의 꿈같은 세계를 즐겨 그렸던 이 매혹적인 화가의 작품들은 꿈과 현실을 넘나들며 보이는 사물의 너머에 있는 힘과 욕망과 환상을 드러낸다. 문득 대학시절 한때 몰두했던 소설가 최인훈의 소설가 구보씨의 一日 에서 샤갈에 대해 언급했던 것이 기억나서 오랜만에 먼지 쌓인 책을 들춰 보니, 샤갈의 그림을 '꿈의 풍성함... 꿈속에서 마음껏 호사해본 후에 얻은 기쁨과 평화'로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자칫 소녀취향의 감상이나 개인적인 심리적 독백의 함정에 빠지기 쉬웠을 그의 그림이 보편적인 공.. 2016. 5. 27.
비잔틴 미술 (토머스 매튜스 지음, 예경 펴냄) 로마 제국의 멸망 이후 1453년 5월 29일 콘스탄티노플의 함락에 이르기까지 1000년을 지속한 비잔틴 제국의 미술에 관하여 설명한 책으로 야로슬라브 펠리칸의 책 예수의 역사 2000년 을 좀더 잘 이해하기 위해 읽다. 저자는 비잔틴 미술이야말로 비잔틴 문화의 근본적인 정신을 이해할 수 있는 열쇠이며, 영적인 것, 정신적인 것에 중심을 두는 비잔틴의 우주관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한다. 비잔틴 미술은 격조 높고 세련된 아름다움을 보이지만, 양식적인 측면에서 볼 때 평면적이고 사실성 (원근법) 에는 무관심하다. 그리고 매우 상징주의적이어서 그림의 세세한 부분이 모두 영적인 의미를 가지며 예술가 개인의 영감이나 개성보다는, 인물들의 위엄과 권위를 표현할 수 있는 규격화된 양식을 선호했다. 이러한 그.. 2016. 5. 27.
프란시스 베이컨 (안나 마리아 빌란트 지음, 예경 펴냄) 표현주의? 프란시스 베이컨의 작품을 대하는 것은 커다란 정서적 충격을 동반한다. 이 기괴한 아일랜드 화가의 그림에서 보이는 대상에 대한 왜곡과 변형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야만성과 추악함, 역겨움과 끔찍함의 감정"을 즉각적으로 불러 일으킨다. 그리고 그가 그리는 왜곡되고 분열된 인물들은 "텅 빈 공간 안에서 철저하게 고립되고 소외되어 있으며, 인간 내부에 존재하는 폭력과 비극, 죽음의 그림자"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저자는 이런 그림의 특징이 “삶과 죽음의 이중성, 곧 죽음을 면할 수 없는 운명과 고유의 존재론적 위기에 직면한 불안....” 을 드러내며, “단순히 대상을 묘사하기 보다는 가능한 한 사실적이면서 암시적으로 감각의 이면을 들춰내기...” 위한 전략이었다고 말한다. 어쩌면 그가 그리는 일그러.. 2016. 5. 27.
음악가의 생활사 (니시하라 미노루 지음, 열대림 펴냄) 유럽의 18-19 세기는 계몽주의와 프랑스 혁명, 나폴레옹 시대와 산업혁명으로 이어지는 격동의 시대이자, 시민세력이 점차로 재산을 축적하면서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기 시작하는 때이기도 했다. 축적된 부를 바탕으로 안정되고 안락한 생활을 추구하던 이들 신흥 시민계급은 자신들의 생활을 장식하고 고급문화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음악이라는 수단을 적극 활용했으며, 그 결과 이 시대는 “명성과 평판과 스캔들이 어지러이 떠돌았고, 음악가들이 세상 여성들의 감동을 한몸에 받았던” 음악사적으로 아주 매력넘치는 시기가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적 변동에 따라 과거 귀족의 하인에 불과했던 음악가들은 사회적 해방과 신분상승의 기회를 얻게 되지만, 이는 대다수 음악가들에게 더 이상 안정적인 귀족의 후원을 기대할 수 없이.. 2016. 5. 27.
제임스 앙소르 (울리케 베스크 말로르니 지음, 마로니에 북스 펴냄) 가면이나 해골이 등장하는 그로테스크한 그림들로 유명한 제임스 앙소르(James Ensor, 1860~1949)는 쿠르베와 같은 사실주의나 모네로 대표되는 인상주의가 풍미했던 19세기말에 표현주의적이며 풍자적인 독특한 화풍으로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세상과 허위와 위선에 가득찬 당대의 부르주아 사회를 통렬히 비웃고 풍자한 괴짜 화가였으며, 20세기의 파울 클레나 게오르게 그로스 같은 화가들에게 지속적으로 영향을 끼쳤다. “그로테스크하고 연극적인 것, 풍자와 야유 속에서 자신의 기질과 내적 본능에 맞는 표현수단을 발견했으며, 세상을 향한 급진적이고 풍자적이며 불평스러운 시선을 담아낼 수단을 찾아낸” 이 벨기에 화가의 그림에는 과연 그로테스크한 형상, 찌푸린 얼굴, 해골이나 가면, 섬뜩한 환영들이 가득하고, .. 2016. 5.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