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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예술43

클래식 수첩 (김성현 지음, 아트북스 刊) 이 책은 체계적인 클래식 입문서나 해설서라기 보다는 중앙일간지의 문화부 음악담당 기자인 저자가 현장에서 느낀 바를 나름대로 주제별로 모아 놓은 제목 그대로 클래식에 대한 비망록이나 노트에 가깝다. 저자는 1. 클래식 감상의 ABC 에서는 클래식음악과 그 감상, 그리고 최근 클래식 음악계의 동향을, 2. 화려한 막 뒤의 클래식 풍경에서는 클래식 음악계의 재미있는 뒷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으며, 3.그들의 음악이 사랑받는 이유에서는 우리에게 친근한 몇몇 작곡가들을, 4. 지휘자의 손끝에서 흐르는 마법 에서는 금세기의 위대한 지휘자들을, 5. 우리 시대의 연주자들에서는 우리 시대의 훌륭한 연주자들을 총 100편의 짧은 글들로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 클래식을 처음 접하는 분들보다는 약간의 지식을 가진 사람들에게.. 2016. 6. 1.
증언(솔로몬 볼코프 지음, 이론과 실천 刊) 과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0번 쇼스타코비치의 음반을 가지고 있거나 그의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국가보안법상의 '이적표현물 소지' 라는 무시무시한 죄명이 성립되는 시기가 있었다. 그리 멀지 않은 군사독재 시절의 이야기이다. 대부분의 음악 교과서에 그는 소련의 계관 음악가이자 사회주의의 이데올로기를 음악에 충실하게 반영한 '사회주의 리얼리즘' 의 대표적 작가로 소개되어 왔으며, 실제 그의 작품들은 냉전시대 소련 정부의 효과적인 프로파간다로 활용되어 왔기에 '반공을 국시의 제일의로 삼는다' 는 나라에서라면 충분히 그럴 만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의 사망(1975년) 이후인 1979년에, 생전에 그가 음악학자인 솔로몬 볼코프에게 구술한 내용을 바탕으로 저술된 회고록인 증언 -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회상록 이 미국에서 발간된 후로 이러한 평가.. 2016. 6. 1.
클래식광, 그림을 읽다 (이장현 지음, 세미콜론 펴냄) 책깨나 읽었다는 사람들이 일정 수준의 경지에 도달하면 반드시 거치는 단계가 하나 있다. 바로 책이라는 물질 자체를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어딜 가도 책이 없으면 뭔가 허전하거나 불안해지고, 예쁜 책을 보면 보듬어주거나 쓰다듬고 싶어지며, 책 냄새가 어떤 향수보다도 더 달콤하게 느껴지고, 읽지도 않은 자신의 장서들을 멍하게 쳐다보고만 있어도 천하를 얻은 느낌이 드는 그런 상태 말이다. 그런데 책만큼은 아니지만 클래식 음반도 하나 둘 모으다 보니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음악만큼이나 음반이라는 물질 자체, 앨범의 표지까지도 사랑하게 되는 바로 그 경지!! 더구나 클래식 음반들은 서양미술사의 위대한 작품들을 표지로 쓰는 경우가 많기에, 표지 자체가 말 그대로 예술인 경우가 많다. 이 책은 “클래식 .. 2016. 6. 1.
지구 위의 작업실 (김갑수 지음, 푸른숲 펴냄) 제목부터 내용까지 기독교적인 言辭로 가득 차 있지만 실상은 지극히 세속적인 세계관을 담고 있는 책이 있는가 하면, 종교와는 무관하거나 심지어 반기독교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강렬한 종교적 아우라를 풍기는 책도 있다. 이 책 "지구 위의 작업실" 이 바로 후자에 해당되는 책이리라. 시인이자 클래식 음악광인 이 책의 저자 김갑수가 그의 '작업실' 에서 하는 일이란 하루 종일 클래식 음악을 듣고, 오디오를 바꾸고, 커피를 볶아 마시는 지극히 세속적인, 일상인의 눈으로 보자면 '한량' 에 가까운 행위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세상과 떨어진 지하 작업실 안에서 음악에 파묻히는 일이 '생의 두 번째 문' 혹은 '존재의 심연'에 가 닿는 행위라고 말한다. 종교를 가졌으되 세속적인 동기와 현세적인 가치를 따라 움직이는.. 2016. 6. 1.
한국 프로야구 결정적 30 장면 (김은식 지음/한스미디어) 과거 오마이뉴스에 연재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고 단행본으로까지 나왔던 “야구의 추억” 을 지었던 저자는, 이 책에서 한국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부터 2011년까지 해마다 가장 중요하거나 기억할 만한 사건들을 모아 30년간의 재미있는 한 단면을 그려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가 사랑한 30년을 추억하며” 라는 이 책의 머리말에서 “그렇다, 한국 프로야구는 지난 30년간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몸으로 던진 화두를 관중석과 TV 화면과 라디오와 신문 지면을 통해 지켜본 수많은 사람들이 웃고 떠들거나 한숨과 눈물을 지으며 숱한 불면의 밤들을 보낸 끝에 이룩한 우리들의 역사다” 라고 적고 있다. 프로야구가 “그들의 역사, 관계자들의 역사, 선수들의 역사”가 아닌 “우리들의 역사, 장삼이사의 이야기” 가 .. 2016. 5. 31.
레너드 번스타인 (베리 셀즈 지음, 심산 펴냄) 이 책은 “The Political Life of an American Musician"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미국의 대표적인 지휘자이자, 세 곡의 교향곡과 유명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를 쓴 작곡가, 피아니스트, 교육자, 문필가이기도 했던 레너드 번스타인(1919-1990) 의 삶과 음악을 그가 살았던 냉전기의 미국사회와 그의 진보적 정치성향이라는 정황을 바탕으로 재구성하려는 시도이다. 레니즘이라 불리는 춤추는 것 같은 열정적인 지휘 동작과, 음악의 핵심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대중에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 "인간적인 매력과 지성, 미래에 대한 비전과 자신을 연출하는 힘, 음악에 대한 깊은 애정과 인간에 대한 관심"을 두루 갖춘 이 지극히 미국적인 지휘자는.. 2016. 5. 31.
모짜르트, 음악과 신앙의 만남 (한스 큉 지음, 이레서원 펴냄) 요 약 모짜르트처럼 신학자들의 사랑을 받는 음악가도 드문 것 같습니다. 깊은 신앙심으로 경건한 삶을 살아가며 종교음악의 걸작들을 남긴 바하나 브루크너보다, 경건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을 뿐 아니라 말년에는 변태적이기까지 했던 이 사내를 신학자들이 더 편애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대체적인 대답은 모짜르트의 음악이 "초월과 신성의 자취"를 가장 많이 담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같습니다. 바하의 음악이 잘 짜여진 한 편의 강해요, 베토벤이나 브루크너의 음악이 심오한 간증이라면, 모짜르트의 음악은 천사들이 직접 땅에 내려와 연주하는 성가대 찬양쯤 된다고 표현할 수 있을까요? “모짜르트는 지구를 찾아온 방문객에 불과하였다” 라고 말했다는 슈바이처나, “천국에 가면 루터, 칼빈, 슐라이에르마허보다 모짜르트.. 2016. 5. 31.
논쟁이 있는 사진의 역사 (다니엘 지라르댕, 크리스티앙 피르케르 지음, 미메시스 펴냄) 1.이 책은 1830년 사진이 처음 발명된 이래 가장 많은 영향을 끼쳤고 첨예한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73장의 사진과 그에 관련된 윤리적, 법적 논쟁의 과정 및 결과를 담고 있다. 이 논쟁들 중 몇 가지 중요한 것들은 다음과 같다. (1) 사진의 저작권 및 그와 관련된 명예나 금전에 관련된 문제 - 과연 사진은 예술작품으로 저작권을 인정받을 수 있는가? 사진작품에서 타인의 작품으로부터 영감을 얻는 것과 표절은 어떻게 구분되는가? (2) 표현의 자유와 공중도덕이나 공익과의 충돌 및 검열의 정당성에 관한 문제 - 예술과 포르노의 경계는 어디인가? 섹슈얼한 함축을 포함하는 광고 이미지가 노출될 수 있는 범위(전시회, 대중매체 혹은 옥외광고) 는 어디까지인가? (3) 사람들의 알 권리와 사진에 찍힌 사람의 초상.. 2016. 5. 31.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1) 고전예술편 (2) 모더니즘편 (진중권 지음, 후마니스트 펴냄) 진중권과 강준만은 내가 젊어서부터 좋아하고 즐겨 읽는 저자들이다. 이 두 사람의 스타일은 상당히 다르다. 강준만의 글이 세밀한 사실들의 조각을 이어 총체적 진실을 그려내는 모자이크畵와 같다면 진중권의 글들은 사물의 핵심만을 정확하고 간결하게 잡아내 표현한 캐리캐처에 비견할 수 있다고나 할까? 아무리 복잡한 현상이나 개념도 명확하고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 내는 진중권의 글을 읽는 것은 항상 시원함과 쾌감을 준다. 내가 사하라로 오가는 긴긴 여정에 이 책들을 챙겨 넣은 이유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여행 보따리 속에 이 책들을 챙겨 넣기 전에 이 두 책에 공통적으로 달려 있는 부제인 “미학의 눈으로 읽는....” 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다. 이 둘은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말랑말랑한 서양미술사 책.. 2016. 5. 30.
예술, 정치를 만나다 (박홍규 지음, 이다미디어 펴냄) 1.법학자요 아나키스트로서 많은 저술들을 통해 꾸준히 인간의 자유와 권리를 옹호하고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해 왔던 저자는 이 책에서 정치와 관계가 깊었던 세계적 예술가 8명을 중심으로 예술과 정치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예술과 정치를 잘 조화시켜 양쪽 모두에서 성공적인 삶을 살았던 유형인 루벤스와 괴테, 오페라라는 19세기의 가장 대중적인 예술을 통해 당대의 정치 현실에 적극 대응했지만 민족주의와 국가주의라는 서로 다른 길을 갔던 베르디와 바그너, 정치권력에 저항하는 평화의 예술을 지향함으로서 인류 보편의 가치를 지향한 예술가들인 피카소와 채플린, 권력의 간섭을 철저히 거부하고 억압에 대항함으로서 국가나 자본주의를 뛰어넘는 인류애적 이상을 추구했던 사르트르와 레논이 그들이다. 2. 진정한 르네상스형 .. 2016. 5. 30.
클래식 음악계의 낮과 밤 (윤혜경 지음, 예솔 펴냄) 대학에서 음악이론을 전공하고 클래식 음악잡지의 편집장과 음악 기획사의 대표로 오랜 기간 클래식 음악계에 몸담아온 저자는 이 책에서 “화장 다 지운 '쌩얼'의 우리 클래식 음악 시장을 냉철하게 들여다보고......내가 몸담고 있고, 애정을 가지고 있는 우리 음악계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제언”을 제시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과연 저자는 이 책에서 학맥과 인맥에 오염된 음악계, ‘비쌀수록 좋다’는 티켓 가격의 거품, 발표회 수준으로 전락한 음악회의 범람, 음악 평론가들의 수준, 영재 만들기에만 치중하는 음악교육의 현실, 넘쳐나는 음악학 박사들 등 클래식 음악계의 숨기고 싶은 치부들을 과감하게 드러내고 있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과 유인촌 장관에 의해 자행된 무법하고 무자비한 반대파 축출과 문화예술계 장악 시도, .. 2016. 5. 30.
스캔들 미술관 (엘레아 보슈롱 & 디안 루텍스 지음, 시그마북프 펴냄) 미술사가이자 작가인 저자들은 이 책에서 르네상스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종교 , 정치 , 性, 미술의 영역에서 당대의 규범과 질서에 도전하여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70점의 미술작품을 골라, 그 작품이 왜 당대에 스캔들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함께 우리에게 보여준다. 이 스캔들의 주인공들은 (1) 종교적 주제를 가진 작품에 지극히 관능적이거나 인간적인 인물들을 모델로 사용하거나 직접적으로 신성을 모독하는 작품을 만들어 냄으로서 종교적 금기에 도전했으며 (신성모독) (2) 자신들의 작품에 권력에 대한 풍자를 드러내거나 전쟁의 참상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통해 당대의 정치권력에 대한 공공연한 반대를 표하기도 했다. (정치적으로 적절치 못한 것) (3) 또한 그간 금기시 되던.. 2016. 5. 30.
조르주 루오 (발터 니그 지음, 분도출판사 펴냄) 조르주 루오 (Georges Rouault 1871-1958) 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화가 중 한 명이다. 스테인드글라스를 연상시키는 두터운 테두리선과 단순하지만 강렬한 색채 그리고 거친 붓놀림을 특징으로 하는 이 프랑스 화가의 그림들은, 예수 그리스도든 어릿광대든 창녀든 그가 그리는 대상의 배후에 감추어진 사물의 본질 혹은 속살, 기독교의 표현을 빌자면 신성과 초월의 흔적을 드러내며 , 따라서 주제에 관계없이 매우 “종교적”이다. 가톨릭 신학자인 저자는 감각적이고 세련된 미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던 당대 프랑스 미술과 비교하면 거의 별종처럼 느껴지는 루오의 투박하고 거친 그림들은 화가가 살았던 당대의 불의와 비참을 고발함으로서 교회의 관심과 책임을 환기하고 있으며, 어릿광대나 창녀처럼 그가 그린 비천한 사.. 2016. 5. 30.
클래식, 그 은밀한 삶과 치욕스런 죽음 (노먼 레브레히트 지음, 마티 펴냄) 1. 영국의 저명한 음악평론가인 저자 노만 레브레히트는 이 책에서 최초의 베스트셀러였던 1902년 카루소의 녹음에서 시작하여 찬란한 영광의 시절을 지나 크로스오버 음반으로 겨우 명맥을 이어가며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100여 년 동안 클래식 음반산업이라는 하나의 위대한 문명을 만들어 왔던 전설적인 음악가들과 프로듀서들 그리고 음반사들과 관련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세상에 태어난, 레코딩의 역사를 바꿀 만한 커다란 발자취를 남겼거나 이런저런 방식으로 세상과 음악을 바꾼 100장의 ‘좋은’ 음반과, 좋은 의도로 기획되고 최고의 음악가들이 참여했지만 형편없는 결과를 초래하고 만 20장의 ‘나쁜’ 음반들을 소개한다. 2. 저자에 의하면 실황연주와 구별되는 독자.. 2016. 5. 29.
위대한 미술책 - 곰브리치에서 에코까지 세상을 바꾼 미술 명저 62 (이진숙 지음, 민음사 펴냄) 러시아에서 미술사를 공부하고 다양한 미술 현장에서 일하면서 강의와 글쓰기를 통해 미술의 아름다움을 나눠 오고 있는 저자는 이 책에서 미술 감상이란 나의 자아를 확장하는 일이자 세상과 더 멋진 관계를 맺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미술을 더 깊이 이해하기 원하는 독자들을 위해 창작 행위, 미술이론, 미술제도라는 ‘미술 생태계’를 모두 포괄할 수 있는 62 권의 미술 관련 명저들을 골라, ① 작가 이야기 ② 서양미술사 ③ 한국미술 ④ 미술이론과 비평 ⑤ 미술시장과 컬렉터라는 다섯 주제로 나누어 소개한다. 미술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저자의 탁월한 통찰과 명쾌하고 유려한 글쓰기가 돋보이며, 저자의 소망대로 ‘미술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북 가이드’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본문 읽기 “.. 2016. 5. 28.
뱅크시 월 앤 피스 (뱅크시 지음, 위즈덤 피플 펴냄), 아트 테러리스트 뱅크시, 그래피티로 세상에 저항하다 (마틴 불 지음, 리스컴 펴냄), 장 미셸 바스키아 (레온하르트 에머를링 지음, 마로니.. 진희숙의 에서 알게 된 낙서화가 장 미셸 바스키아와 뱅크시에 대한 세 권의 책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거리의 낙서화가로 시작했지만 곧 주류 미술계로 진입한 후 슈퍼스타로 각광받다 마약중독으로 짧은 인생을 마감한 장 미셸 바스키아와, 자신의 신분을 철저히 감춘 채 꾸준히 반전과 평화, 저항의 메시지를 담은 담벼락 그림들을 선보이며 거리의 화가로 남기를 고집하는 뱅크시, 어찌 보자면 대조적인 두 사람의 삶과 예술을 엿보는 일이 흥미롭습니다. 진희숙의 책을 읽던 중 재미 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때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G20 포스터에 그려진 ‘쥐’의 이미지가 뱅크시가 여러 번 그려서 유명해진 시궁쥐를 빼닮았으며, 낙서를 한 박정수 씨도 "자신은 그라피티 아트를 했을 뿐" 이라고 주장했다는 사실입니다.. 2016. 5. 28.
게릴라걸스의 서양미술사 (게릴라걸스 지음, 마음산책 펴냄) 1985년 게릴라걸스라 불리는, 고릴라 탈을 뒤집어쓴 일련의 여성 미술가들이 뉴욕 소호 거리에 도발적인 포스터들을 붙이기 시작했다. 회고전을 연 작가부터 갓 데뷔한 작가까지 다양한 성원들로 구성된 이 그룹은 철저히 익명으로 활동하며 퍼포먼스, 포스터, 출판 등을 통해 미술계에 뿌리 깊게 퍼져 있는 여성이나 유색인종 미술가들에 대한 차별과 편견에 도전해 왔다. 앵그르의 유명한 작품인 의 얼굴을 고릴라 머리로 바꾼 후 “여성이 미국의 미술관에 들어가려면 발가벗어야 하는가? 미국 최대의 미술관이라 불리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근대 미술 파트에 여성 미술가들의 작품은 3%가 채 되지 되지 않지만, 누드화 모델의 83%가 여자다” 라는 문구를 적어 넣은 포스터(아래 사진)가 그들의 대표작이다. 이 책은 게릴라걸스.. 2016. 5. 28.
명화로 보는 인간의 고통 (문국진 지음, 예담 펴냄), 질병이 탄생시킨 명화 (문국진 지음, 자유 아카데미 펴냄) 한국 법의학계의 태두이자 법의학적 관점에서 음악과 미술을 바라본 몇 권의 흥미로운 책을 쓰기도 한 저자 문국진 박사는 이 두 권의 책에서 미술에 드러난 인간의 고통이라는 주제를 탐색한다. 『명화로 보는 인간의 고통』에서는 주로 병에 걸리거나 역경에 처한 인간들의 아픔을 잘 묘사한 미술작품들을 소개하며, 『질병이 탄생시킨 명화』에서는 화가가 지녔던 육체적 정신적 질병이 작품에 영향을 준 경우를 찾아 의학적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저자는 고통이란 병을 치료하면 자연히 사라지는 병의 증상 혹은 지각에 불과한 것이 아닌 인간의 정서에 영향을 끼지는 총체적인 감정이라고 강조하면서, 질병의 치료에만 역점을 두고 아픔을 겪는 인간의 고통을 소홀히 하는 현대의학의 비인간적인 관점을 비판한다. 개인적으로는 특별히 모네의.. 2016. 5.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