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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예술/미술

스캔들 미술관 (엘레아 보슈롱 & 디안 루텍스 지음, 시그마북프 펴냄)

by 서음인 2016. 5. 30.

미술사가이자 작가인 저자들은 이 책에서 르네상스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종교 , 정치 , 性,  미술의 영역에서 당대의 규범과 질서에 도전하여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70점의 미술작품을 골라, 그 작품이 왜 당대에 스캔들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함께 우리에게 보여준다. 


이 스캔들의 주인공들은 (1) 종교적 주제를 가진 작품에 지극히 관능적이거나 인간적인 인물들을 모델로 사용하거나 직접적으로 신성을 모독하는 작품을 만들어 냄으로서 종교적 금기에 도전했으며 (신성모독) (2) 자신들의 작품에 권력에 대한 풍자를 드러내거나  전쟁의 참상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통해 당대의 정치권력에 대한 공공연한 반대를 표하기도 했다. (정치적으로 적절치 못한 것) (3) 또한 그간 금기시 되던 신체의 과감한 노출이나 동성애와  같은 민감한 주제들을 통해 당대의 성적 규범에 대해 도전하거나 (性추문) (4) 추상표현주의와 같이 기존의 전통을 거부하는 다양한 사조나 레디메이드/개념미술과 같은 혁신적 시도를 통해 예술의 본질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한다. ('선'을 넘다)  


우리는 이러한 작품들과 그들을 둘러싼 논쟁을 통해  특정한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 가지고 있었던 금기나 두려움 혹은 열망이 무엇이었는지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한 시대를 지배하는 규범이나 금기는 결코 영구불변한 것이 아니며 과거에는 스캔들이었던 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문제없이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된다. 그렇다면 논쟁을 통해서 미술에 접근하고 있는 이 책은 ‘예술’이라는 창을 통해 ‘사회’와 ‘역사’를 바라보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시도라고 할 만하다.

 

저자들에 의하면 예술에 있어 스캔들을 일으키는 것은 사람들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들고, 때로는 행동하게 만들며, 선입견과 시대에 뒤진 규범을 거부하게 만든다. 또한 금기의 위반이란 곧 신성에 돌입하는 행위라는 조르주 바타이유의 생각을 빌리자면 이러한 미술가들의 ‘일탈’ 행위는, 심지어 그것이 신성모독의 형태를 띠고 있더라도 실제로는 초월과 신성을 추구하는 행위라고 이해할 수도 있다. 그리고 모든 위반이 그러하듯 이러한 예술적 금기의 위반 역시  흔히 해당 예술가에게 심각한 정치 종교 사회적인 곤경이나 심지어는 신체적 위험에 직면하는 것을 그 댓가로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저자들은 현대로 접어들면서  어떤 예술의 영역이든 스캔들에 휘말리는 것이야말로 상업적 성공의 가장 확실한 보증이 되었으며, 그 결과 “나는 스캔들을 일으킨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라는 말이 21세기 예술의 모토가 된  것처럼 보인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현대예술의 진정한 주인공이자 최후의 승자는 그렇게도 완고하던 모든 금기의 장벽을 너무도 쉽게 무너뜨린  ‘맘몬’이라고 말한다면 과연 지나친 것일까?


목차

 

신성 모독

마사초(Masaccio) 《낙원에서의 추방》, 1427년 작 프라 바르톨로메오(Fra Bartolomeo) 《성 세바스찬》, 1526년 작 한스 홀바인(Hans Holbein the Younger) 《무덤 안 죽은 그리스도의 몸》, 1521~1522년 작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Michelangelo Buonarroti) 《최후의 심판》, 1536~1541년 작 베로네세(Veronese) 《레위 가의 향연》, 1573년 작 엘 그레코(El Greco) 《성 모리스의 순교》, 1580~1583년 작 미켈란젤로 메리시 다 카라바조(Michelangelo Merisi da Caravaggio) 《성모의 죽음》, 1601~1605/1606년 작 잔 로렌초 베르니니(Gian Lorenzo Bernini) 《성 테레사의 환희》, 1647~1652년 작 디에고 데 실바 벨라스케스(Diego de Silva Velazquez) 《교황 인노첸시오 10세》, 1650년 작 폴 슈나바르(Paul Chenavard) 《마곡》, 1865~1869년 작 안드레 세라노(Andres Serrano) 《침례(오줌 예수)》, 1987년 작 데이비드 보이나로비치(David Wojnarowicz) 《내 뱃속에 불: 야심》, 1986~1987년 작 알렉산더 코솔라포프(Alexander Kosolapov) 《캐비어 성화상》, 1995~2005년 작 마우리치오 카텔란(Maurizio Cattelan) 《아홉 번째 계시》, 1999년 작 무니르 파트미(Mounir Fatmi) 《잃어버린 봄들》,2011년 작

 

정치적으로 온당치 못한 것

프란시스코 고야(Francisco Goya) 《로스 카프리초스(변덕)》, 1799년 작 테오도르 제리코(Theodore Gericault) 《메두사호의 뗏목》, 1819년 작 외젠 들라크루아(Eugene Delacroix)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1830년 7월 28일), 1830년 작 오노레 도미에(Honore Daumier) 《가르강튀아》, 1831년 작 장 프랑수아 밀레(Jean-Francois Millet) 《이삭 줍는 여인들》, 1857년 작 에두아르 마네(Edouard Manet) 《막시밀리안 황제의 처형》, 1867년 작 귀스타브 카유보트(Gustave Caillebotte) 《마루를 깎는 사람들》, 1875년 작 오귀스트 로댕(Auguste Rodin) 《발자크》, 1898년 작 카지미르 말레비치(Kazimir Malevich) 《검은 십자가》, 1923~1929년 작 에른스트 루트비히 키르히너(Ernst Ludwig Kirchner) 《군인 차림의 자화상》, 1915년 작 크리스토퍼 리처드 윈 네빈슨(Christopher Richard Wynne Nevinson) 《영광의 길》, 1917년 작 오토 딕스(Otto Dix) 《참호》, 1920~1923년 작 마르크 샤갈(Marc Chagall) 《코담배 한 모금(라비)》, 1923~1926년 작 겐페이 아카세가와(Genpei Akasegawa) 《가면》, 1963년 작 마우리치오 카텔란(Maurizio Cattelan) 《그를》, 2001년 작 잉카 쇼니바레(Yinka Shonibare, MBE) 《두 개의 머리를 동시에 날리는 방법(숙녀들)》, 2006년 작 아이웨이웨이(Ai Weiwei) 《1994년 6월》, 1994년 작 블루(BLU) ‘거리의 예술’전 당시 그려진 프레스코 벽화, 2010년 작

 

성(性)추문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Artemisia Gentileschi) 《유디트와 홀로페르네스》, 1620년 경 프란시스코 고야(Francisco Goya) 《옷을 입은 마하》, 1800~1807년 작 가츠시카 호쿠사이(Katsushika Hokusai) 《어부 아내의 꿈》, 1814년 작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Jean-Auguste-Dominique Ingres) 《터키 목욕탕》, 1862년 작 에두아르 마네(?douard Manet) 《올랭피아》, 1863년 작 귀스타브 쿠르베(Gustave Courbet) 《세상의 기원》, 1866년 작 장 바티스트 카르포(Jean-Baptiste Carpeaux) 《춤》, 1869년 작 에곤 실레(Egon Schiele) 《다리를 벌리고 누워 있는 여인》, 1914년 콩스탕탱 브랑쿠시(Constantin Brancusi) 《공주 X》, 1915~1916년 작 아메데오 모딜리아니(Amedeo Modigliani) 《붉은 누드》, 1917년 작 타마라 드 렘피카(Tamara de Lempicka) 《장밋빛 속옷 I》, 1933년 작 한스 벨머(Hans Bellmer) 《인형》, 1935~1936년 작 발튀스(Balthus) 《기타 교습》, 1934년 작 오토 무엘(Otto Muehl) 《1970년 크리스마스》, 1970년 작 올레크 쿨리크(Oleg Kulik) 《광견》, 1994년 작 로버트 메이플소프(Robert Mapplethorpe) 《자화상》, 1978년 작 낸 골딘(Nan Goldin) 《배꼽춤을 추는 클라라와 에다, 베를린》, 1998년 작 블루 노지즈(Blue Noses) 《키스하는 경찰관》, 2005년 작

 

‘선’을 넘다

렘브란트(Rembrandt Harmenszoon van Rijn) 《야간 순찰》, 1642년 작 귀스타브 쿠르베(Gustave Courbet) 《오르낭의 장례식》, 1849~1850년 작 조지프 말로드 윌리엄 터너(Joseph Mallord William Turner) 《비, 증기, 그리고 속도》, 1844년 작 오귀스트 프레오(Auguste Pr?ault) 《학살》, 1834~1850년 작 오귀스트 르누아르(Auguste Renoir)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 1876년 작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아비뇽의 처녀들》, 1907년 작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 《샘》, 1917~1964년 작 장 뒤뷔페(Jean Dubuffet) 《권력의지》, 1946년 작 잭슨 폴록(Jackson Pollock) 《하나: No. 31》, 1950년 작 피에로 만초니(Piero Manzoni) 《예술가의 똥 No. 31》, 1961년 작 다니엘 뷔랑(Daniel Buren) 《두 개의 고원》, 1985~1986년 작 요셉 보이스(Joseph Beuys) 《나는 미국을 좋아하고 미국은 나를 좋아한다》, 1974년 작 빔 델보이(Wim Delvoye) 《마이클》, 2005년 작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 《신의 사랑을 위하여》, 2007년 작 마르코 에바리스티(Marco Evaristti) 《헬레네》, 2000년 작 제프 쿤스(Jeff Koons) 《풍선 개(진홍색)》, 1994~2000년 작 샤오위(Xiao Yu) 《루안》, 1999년 작 귄터 폰 하겐스(G?nther von Hagens) 플라스티네이션 과정에 따라 처리된 인체들 미스터 브레인워시(Mr. Brainwash) 《슈퍼맨 오바마》,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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