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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기독교/성서학

요한복음의 새관점 (조석민 지음, 솔로몬 펴냄)

by 서음인 2022. 2. 13.

1. 『요한복음의 새관점』은 에스라 성경신학대학원 교수와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연구위원으로 재직중인 저자가 자신의 전공인 요한복음에 대해 쓴 열 두 편의 논문을 모아 펴낸 책이다. 저자가 이 책에 ‘새관점’이라는 제목을 붙인 이유는 요한복음에 대해 지금까지의 통념과 다른 몇 가지 참신한 제안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2. 이 책에서 본문연구를 위해 저자가 사용하는 방법은 “역사-문예적 분석”이다. 저자에 따르면 이 방법은 “본문을 해석함에 있어 주로 문예적 접근으로 하되 역사적 접근 방식을 무시하지 않으면서 본문을 해석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요한복음 본문을 하나의 이야기로 간주해 교차대칭구조(chiastic structure)같은 문학적 또는 수사학적 방식을 통해 분석하는 데 집중하며, 따라서 최종 본문의 배후에 존재하는 것으로 가정되는 ‘요한공동체’와 그 ‘삶의 자리’ 또는 본문의 전승사와 같은 고전적 역사비평의 주제들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3. 이 책에서 저자는 통상적인 요한복음 이해와 다른 흥미로운 주장들 몇 가지를 펼친다. (1) 요한복음에 나오는 시간개념 유대식 시간이 아닌 로마식 시간이다. 그렇게 할 때 사마리아 여인 이야기를 포함해 시간이 나오는 모든 본문들이 더 자연스럽게 이해될 수 있다. (2) 사마리아 여인이 성적으로 부도덕했다는 증거는 없다. 오히려 그녀는 자신이 나고 자란 사마리아 종교의 전통에 충실한 여인이었으며, 자신의 전통에 따라 예수님을 사마리아인들의 메시아인 ‘타헤브’로 인식했다. (3) 요한복음에 나오는 모든 표적 사건들은 예수를 유대의 선지자로 묘사하고 있는 저기독론(Low Christology)적 본문들이다. 이는 ① 일단 유대인들에게 친숙한 선지자 개념을 징검다리로 삼아 궁극적으로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로 인식하게 하려는 교육적 기능과, ② 예수의 신성에 집중하는 고기독론으로의 편중을 막아 요한복음 전체의 기독론적 균형을 유지하려는 기능을 가진다. (4) 따라서 저자는 갈릴리 바다를 걸으신 사건의 경우 예수의 신성만을 나타낸 것으로 보아 표적 사건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4. 이 책에 실린 모든 글들은 전문적이고 상세한 주해를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논증하는 학술적 논문들로, 요한복음에 대한 통상적인 이해와는 다른 몇 가지 독특한 주장을 펼친다. 따라서 일반 성도들이 요한복음을 이해하기 위한 입문서로는 적절치 않으며, 요한복음에 대한 선이해를 가진 독자가 요한복음을 더 깊고 풍성하게 이해하기 위한 참고서로 권할 만하다.

 

'성경 묻고 답하기' 모임에서 저자에게 던진 질문

 

1. 최종 본문의 문학적 구조에 집중하는 것처럼 보이는 ‘역사-문예적 방식’은 요한 공동체와 그 삶의 자리, 그리고 요한복음의 전승사적 발전을 고려하는 전통적 비평학의 관점과 어떤 관계인지 궁금합니다. 두 방식은 서로 섞일 수 없는 관계인가요? 아니면 어떤 종류의 접점이 존재할 수 있는지요? 혹시 그렇다면 역사-문예적 방식이 수용할 수 있는 비평의 범위는 어디까지일지요?

 

2. . 책에서 영생과 하나님 나라는 바꾸어 쓸 수 있는 단어이며, 영생은 하나님 나라의 본질을 표현한 용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과연 영생과 하나님 나라는 동일한 실체에 대한 다른 표현에 불과하다고만 봐야 할까요? 하나님 나라는 유대적 사고, 영생은 헬라적 사고방식을 반영한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영생과 하나님 나라 사이에는 의미상 단절되는 지점 혹은 계승이나 발전의 지점이 존재한다고 봐야 하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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