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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기독교저자/엘륄요더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자크 엘륄 지음, 대장간 펴냄)

by 서음인 2016. 5. 31.

1.엘륄은 이 책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을 강조한 나머지 그가 받은 시험과 고난을 진지하게 취급하지 않으려는 경향에 대해 경계하면서, 완전한 인간인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가 겪을 수 있는 모든 고난과 시험을 어떤 가식이나 술수도 없이 온전히 경험했다고 말한다. 그는 이 모든 고통을 인간들과 함께 나누었고 율법을 완성한 고난받는 종으로 십자가의 죽음과 고통까지 담당하였다. 그가 인간으로 겪을 수 있는 모든 고통을 다 감당하였기에 이제 어떤 사람도 하나님의 아들이 겪었던 것보다 더한 고통을 겪을 수는 없다.

 

2. 예수는 우리의 고통을 담당하기 위해 오셨다. 그것은 그가 우리의 아픔을 대신하거나 제거해 주신다는 의미가 아니라 하나님이신 그리스도가 모든 시험과 고난을 받으심으로 친히 고통받는 우리와 함께 한다는 뜻이며, 우리가 더 이상 고통 가운데 홀로 버려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그것은 인간이 처한 고난의 원인인 정죄를 우리를 대신하여 그분이 받았기에 이제 더 이상 고통은 인간에게 정죄나 저주가 아닌 물리적 작용이요 무의미한 공허에 그칠 뿐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3. 예수는 인간이 겪을 수 있는 모든 시험과 유혹을 다 받았다. 그 중에서도 사막에서 예수가 경험한 세 가지 시험은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근원적인 유혹의 형태들을 보여준다. 그것은 각각 경제적(육체적) 욕망, 정치적 권력, 종교적 능력의 유혹이며, 예수는 각각에 대해 (1) 인간은 욕망의 충족 이전에 생명의 근원인 하나님의 말씀에 의해 살아가는 존재라고 강조하고, (2) 모든 권력과 영광의 근저에는 악과 부패의 뿌리인 탐욕과 사탄의 역사가 있다고 가르치며, (3) 자신을 입증하기 위한 기적을 거부한 채 오직 하나님의 사랑을 나타내기 위해서만 능력을 사용하는 것으로 대답한다.

 

4. 예수가 겪었던 유혹들은 가장 일상적인 것으로부터 화려하고 영웅적이고 웅대한 것까지 모두 다 인간적인 것들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인간의 모든 고통을 ‘하나님의 품에 안겨 드리려고’ 친히 이러한 유혹을 겪으셨고 이겨내셨기에 우리 또한 예수 안에서 그 유혹을 이길 수 있다. 예수가 겪었던 것 보다 더 무서운 시험은 이제 사람에게 일어날 수 없다.

 

5. 우리가 권능의 유혹을 이기고 사람들과 함께 친히 고난받기를 택하신 “인간 예수”를 골방에 감춘 채 경제적 욕망과 정치적 권력, 종교적 능력이라는 달디 단 시험거리들을 그럴 듯하게 포장하여 사람들에게 기독교의 이름으로 팔기 시작한다면, 조만간 우리의 교회는 그분의 십자가와 위로가 필요한 고난받고 원통한 사람들 대신 욕망과 권능이 맺는 달콤한 과일을 이미 실컷 맛보고 끝없이 더 가지려는 사람들로 가득 차게 되지 않을까? 고난과 십자가를 불편해하고 영광과 능력을 사랑하는 우리는 어쩌면 이미 그런 “뒤틀려진 기독교” 에 익숙해져 버렸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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