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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사회/여성소수자7

100개의 명언으로 보는 페미니즘 (세라 허먼 지음, 서유라 옮김, 미래의 창 펴냄) 『100개의 명언으로 보는 페미니즘』은 여성에게 부과되는 부당한 세금에 항의한 기원전 1세기의 인물 호르텐시아에서부터 2017년에 열린 워싱턴 여성행진에서 “나는 고약한 여자다”라고 외친 애슐리 저드에 이르기까지, 20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페미니즘의 역사를 이끌어온 선구자들이 공개적으로 발언한 100개의 명언을 시대 순서대로 배열한 후 해설을 덧붙여 펴낸 흥미로운 책이다. 저자는 ‘페미니즘’은 그 단어가 생겨나기도 전부터 이미 편지와 문학, 공개적인 토론을 통해 활발히 논의되어 왔으며, 인류의 역사는 점차 여성 인권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진보해 왔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책에 담긴 선구자들의 명언이 시공을 초월해 언제나 참인 것은 아니지만, 역사 속에서 여성이 처해 왔던 부당한 현실과 지금까지 일어난.. 2019. 9. 25.
말이 칼이 될 때 - 혐오표현은 무엇이고 왜 문제인가 (홍성수 지음, 어크로스 펴냄)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인 저자는 이 책의 서두에서 2012년 의 집필에 참여하면서 처음 혐오표현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고 회고한다. 그리고 처음에 연구자로서의 지적 호기심에 가까웠던 태도가 일베와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을 계기로 ‘혐오의 시대’가 도래하고 혐오표현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소수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면서 조금씩 바뀌어갔다고 말한다. 저자는 혐오표현이 “영혼의 살인”이나 “말의 폭력”, “따귀를 때린 것”에 비유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왜 혐오표현이 폭력이 되고 영혼을 죽이는 일이 될 수 있는지 독자들이 공감한다면 이 책을 쓴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표현의 자유는 옹호되어야 하지만 동시에 혐오표현을 적절히 규제하는 것도 우리의 과제이며, 이 복잡한 문제를 하나하나 분.. 2019. 6. 1.
아픔이 길이 되려면 (김승섭 지음, 동아시아 펴냄) 『아픔이 길이 되려면』은 질병의 사회적 원인을 찾고 부조리한 사회구조를 바꿔 사람들이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길을 찾는 ‘사회역학’(Social Epidemiology)를 연구하는 학자인 고려대 김승섭 교수가, 지난 몇 년간 사회적 상처가 어떻게 인간의 몸을 병들게 하는지에 대한 논문을 읽고, 소방공무원 · 세월호 생존학생 · 성소수자 · 쌍용차 해고노동자를 만나 그들의 건강에 대해 연구하며 쓴 글들을 모은 책이다. 저자는 질병의 사회적 원인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분포되어 있지 않으며,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노동자나, 소득이 없는 노인이나, 차별에 노출된 결혼이주여성과 성소수자가 더 많이 아프고 더 일찍 죽는다고 말한다. 그리고 우리가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의료 기술의 발전뿐 아니라, 인간.. 2019. 3. 15.
만화로 보는 성차별의 역사 (솔다드 브라미 그림, 도로테 베르네르 글, 한빛비즈 펴냄) 『만화로 보는 성차별의 역사』는 프랑스의 일러스트레이터 솔다드 브라비와 잡지 의 편집위원이자 논설위원인 도로테 베르네르가, 인류가 처음 등장한 시기부터 오늘날까지 끊이지 않고 지속되고 있는 성차별이 생겨난 이유와 각 시대마다 자행되어 온 차별의 실태 및 역사, 그리고 그에 대한 여성들의 지난한 투쟁과 극복의 과정을 글과 그림에 담아 간략히 설명한 책이다. 저자들은 서문에서 여성의 권리를 빼앗아간 불평등이 얼마나 불합리하고 터무니없는 이유에서 비롯된 것인지 보여주는 것이 이 책의 목표라고 밝히면서,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차별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갖고 여성과 남성의 평등한 권리를 위해 노력하게 되기를 소망한다. 저자들에 따르면 삶에서 일어나는 신비에 무지했던 선사 시절 인류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것.. 2019. 3. 13.
페미니즘의 작은 역사 (안체 슈룹 글, 파트 그림, 김태옥 옮김, 숨쉬는 책공장 펴냄) 주말에 서점에 들렀다가 일전에 청어람 아카데미 담벼락에서 눈에 담아 둔 『페미니즘의 작은 역사』를 만나 잠시 살펴본 후 바로 지갑을 열었습니다.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서구 페미니즘의 중요한 흐름을 인물과 논쟁 중심으로 흥미진진하게 소개하고 있는 작지만 알찬 책이었습니다. 심플하고 깔끔한 표지가 눈에 확 띠었고, 부피가 크지 않은 데다 심지어 만화라는 점도 아주 맘에 들었습니다. 저자는 많은 문화권에서 남성들이 ‘인간 자체’와 동일시되는데 반해, 여성은 ‘파생되거나’ ‘부족하거나’ ‘하위의’ 존재로 취급받아 왔다고 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가부장제 사회에는 남성에 대한 여성의 종속을 거부하고 여성의 자유를 옹호하는 사람들과 태도, 즉 페미니즘이 존재해 왔다고 강조합니다. 페미니즘이란 세상 모.. 2018. 7. 3.
현대 페미니즘의 테제들 (연구모임 사회비판과대안 엮음, 사월의 책 펴냄) 1.『현대 페미니즘의 테제들』은 시몬 드 보부아르에서 깁슨-그레이엄까지 20세기의 페미니즘을 대표하는 저자들과 그들의 이론을 소개하는 국내 학자들의 글 여덟 편을 모은 책이다. 이들은 철학, 문학, 사회학, 경제학, 정신분석학 등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가졌고, 자유주의자이거나 마르크스주의자이거나 급진적 페미니스트이기도 했으며, 여성의 동등한 권리를 주장하거나 여성의 차이를 강조하거나 여성이라는 성차별적 용어 자체를 극복하려고 시도하는 등 다양하고 때로는 이질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그들을 페미니즘이라는 이름 아래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이유는 여성에 대한 차별에 저항하면서 ‘여성 해방’을 추구하려는 ‘인식 주도적 관심’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2. 글쓴이들은 각 학자당 약 40여 페이지 정도의 지면을 할애하여.. 2017. 4. 3.
버지니아 울프와 밤을 새다 (이화경 지음, 웅진 지식하우스 펴냄) 이 책은 소설가 이화경이 삶의 여정에서 만났던 열 명의 작가들 (모두 여성이다) 과 밤을 세워가며 교감한 소통의 기록이다. 19-20 세기의 격동기를 살았던 그녀들은 당대의 인습에 저항하여 자신과 세상이 누군지에 대한 정확한 앎을 추구했고, 자유롭고 당당한 삶의 주인이자 주체로 서고자 했으며, 그 결과 처하게 된 억압과 고통 그리고 비극적 삶 앞에서도 결코 굴복하지도, 지성의 의연함을 잃지도 않는다. 또한 그녀들은 감당하기 힘든 개인적 고난의 와중에서도 언제나 타인의 고통에 깊이 공감했으며, 고통 받는 이들의 편에 서서 그들을 위해 싸우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이러한 그녀들의 삶은 여성이라는 범주를 넘어 보편적 인간의 자유와 존엄을 위한 지난한 여정이었으며, 신학자 로호만이 그의 책 그리스도냐 프로메테우스.. 2016. 5.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