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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사회/종교인류신화14

축제 이론 (류정아 지음,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축제 이론』은 서울대학교 인류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고등사회과학원에서 사회인류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저자가, ‘축제’에 대해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10명의 중요한 학자와 그들의 이론을 간략히 소개하는 작은 책이다. 저자는 한국에서 축제가 인문학적 토대에 근거한 중요한 문화현상으로 간주되기보다 일회성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행사 정도로 치부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축제 연구 역시 어학이나 문학 등의 학문적 배경을 가진 연구자들의 부수적 관심거리 정도에서 벗어나지 못할 정도로 그 토대가 빈약하다고 개탄한다. 저자는 이 책이 이렇게 빈약하고 왜곡된 축제 연구의 이론적 취약점을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이 되기를 소망한다. 작지만 알찬 내용을 담은 이 책의 내용을 요약해 앞.. 2021. 5. 29.
인류학의 거장들 (제리 무어 지음, 김우영 옮김, 한길사 펴냄) 과 인류학의 역사와 이론, 문화인류학의 20가지 이론, 문화 인류학의 명저 50 『인류학의 거장들』은 인류학의 태동기인 타일러와 모건의 시대로부터 거츠와 포스트모더니즘에 이르는 인류학의 이론적 발달과정을 인물 중심으로 간결하게 정리하고 있는 쉽고 균형 잡힌 입문서다. 저자는 인류학의 발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21명의 학자들을 선정해 이들의 주된 이론적 개념을 요약하고 이 개념들을 각 학자의 건설적 영향, 인류학적 조사, 지적인 틀, 개인적 전망과 연결시킴으로서 각 인류학자들의 면모를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내용을 요약해 상세한 공부를 위한 바탕으로 삼기로 한다. 요약은 이 책의 순서를 따르되 인류학의 역사와 이론 (엘런 바너드 지음, 김우영 옮김, 한길사 펴냄), 문화인류학의 20가지 이론 (아야베 쓰네오 지음, 유명기 옮김, 일조각 펴냄)과 문화 인류학의 명저 50(아야베 즈네.. 2020. 3. 3.
이야기 종교학 (이길용 지음, 종문화사 펴냄), 종교학의 이해 (이길용 지음, 한들출판사 펴냄) 『종교학의 이해』와 『이야기 종교학』은 서울신대와 서강대, 독일의 마르부르그 대학에서 신학과 종교학을 공부하고 현재 서울신대 교수로 재직중인 저자가 쉽게 풀어 쓴 종교학 입문서다. 이들 중 2018년도에 나온 『이야기 종교학』은 2007년에 나왔고 지금은 절판된 『종교학의 이해』에 현대 종교학자를 소개한 세 장을 추가해 새로 펴낸 개정증보판이다. 이 책의 전반부에서는 종교를 연구의 대상으로 삼는 여러 학문들(철학, 신학, 사회학, 인류학)과 종교학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다루며, 후반부에서는 종교학이라는 학문에 큰 족적을 남긴 학자들을 선별하여 소개한다. 저자는 이 책이 종교를 ‘신앙’하기보다 ‘이해’하려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안내서가 되고, 이 땅에 존재하는 수많은 종교전통간의 상호 소통을 열어주는데 요긴.. 2019. 11. 7.
우리문화의 수수께끼 (주강현 지음, 서해문집 펴냄) 『우리 문화의 수수께끼』는 제주대 석좌교수와 국립해양박물관장으로 재직중인 저자가 1995년부터 한겨레신문에 연재하기 시작한 글을 이듬에 한 데 엮어 두 권으로 출간한 책이다. 그리고 내가 이번에 펼쳐든 책은 20년이 훌쩍 넘은 올해 내용과 사진을 보강하고 한 권으로 묶어 다시 펴낸 합본 결정판이다. 저자는 그간 60만부나 팔리면서 그를 스타 민속학자로 만들어준 이 책이, 세월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우리 문화 교과서’로서의 의연함을 잃지 않고 있다고 자평한다. ‘금줄’과 ‘장승’에서부터 ‘광대’와 ‘무당’을 거쳐 ‘성적 제의’와 ‘쌍욕’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의 ‘쓰이지 아니한 문화’, ‘구술문화’, ‘무형문화’를 다루는 스물다섯 편의 흥미진진한 글들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어나가노라면 이 책.. 2018. 12. 1.
메리 더글러스 (방원일 지음, 커뮤니케이션 북스 펴냄) 『메리 더글러스』는 영국의 인류학자 메리 더글러스(Mary Douglas, 1921~2007)의 저작에 등장하는 주요 개념들과 그의 생각이 후대의 학계에 끼친 영향을 주로 종교 연구의 관점에서 열 개의 키워드로 추려 친절하고 알기 쉽게 정리한 간략한 소개서다. 아일랜드계 이주민으로 가톨릭 신자였으며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했던 더글러스는 고전으로 평가받는『순수와 위험』이나 『자연 상징』와 같은 책으로 상징인류학을 대표하는 학자의 반열에 올랐으며, 특별히 구약을 공부하는 기독교인들에게는 레위기의 음식 금기와 관련된 연구로 잘 알려져 있다. 이 매력적인 학자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입문자들을 위한 좋은 소개서로뿐 아니라, 만만치 않은 그녀의 번역서 읽기에 도전하는 탐구자들을 위한 좋은 가이드로도 손색이 없어 보.. 2018. 7. 13.
금기의 수수께끼 (최창모 지음, 한길사 펴냄) 『금기의 수수께끼』는 연세대학교와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에서 신학을 전공하고 현재는 건국대학교 융합인재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저자가 히브리 성서에 나오는 다양한 ‘금기’에 대해 현대 인류학의 방법론을 적용해 자세히 살피고 있는 책이다.르네 지라르의 『폭력과 성스러움』과 메리 더글라스의 『순수와 위험』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밝히고 있는 저자는 총론에 해당하는 이 책의 1장에서 “금기란 원시적인 공포, 성스러움, 더러움, 위험, 애매모호함, 경계, 욕망 등과 결합해서 발생하며, 종교적이고 제의적인 성격을 띠고, 개인이나 사회를 통합하거나 방어하는 기능을 한다”는 사실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그리고 2장과 3장에서 인간의 욕망이 넘치는 영역인 음식 및 성과 관계된 금기들을, 4장에서는 의복착용금기나 왼손사.. 2018. 1. 12.
순수와 위험 (메리 더글라스 지음, 문화과학사 펴냄), 문화의 수수께끼 (마빈 해리스 지음, 한길사 펴냄) 드디어 영국의 저명한 문화인류학자인 메리 더글라스(Mary Douglas, 1921~2007)의 대표작인 『순수와 위험』과, 미국 인류학계의 거장인 마빈 해리스(Marvin Harris, 1929~ )가 지은 『문화의 수수께끼』를 다 읽었습니다. 전자는 구입한 지 약 15년 만에, 후자는 무려 30년 만에 완독한 셈이네요. 둘 다 구약성경을 공부하는 분들에게는 레위기 11장에 나오는 음식금기와 관련하여 잘 알려져 있는 책들입니다. 그러나 이 책들은 꼭 레위기 때문이 아니더라도 ‘상징인류학’과 ‘문화유물론’, 더 나아가서는 ‘해석’과 ‘과학’이라는 문화인류학의 중요한 두 접근방식을 잘 보여주는, 해당 분야의 고전으로 꼽힐 만한 명저(名著)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전공자인 제가 이 두 권의 책을 이해하는 데.. 2017. 12. 4.
인류학의 거장들(제리 무어, 한길사) 인류학의 역사와 이론(엘런 바너드, 한길사), 문화인류학의 20가지 이론(아야베 쓰네요, 일조각) 1. 프리드리히 엥겔스의 유명한 책 『가족, 사유재산 그리고 국가의 기원』은 인류학의 고전 중 하나인 모건의『고대사회』의 주장을 저술의 근간으로 삼고 있을 뿐 아니라, 레슬리 화이트나 마빈 해리스, 엘리너 리콕과 같이 신진화론 혹은 유물론적 관점에 서 있는 후대의 문화인류학자들에게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이렇게 인류학과 관계가 깊은 엥겔스의 책을 읽던 중 좀더 풍성하고 입체적인 이해를 위해 좋은 문화인류학 개론서 세 권을 함께 함께 펴들었다. 2. 『인류학의 거장들』이 커다란 족적을 남긴 학자들과 그 업적을 중심으로 인류학을 소개하는 인물 중심의 인류학사라면 , 일본학자의 저술인 『문화인류학의 20가지 이론』은 20가지의 중요한 인류학 이론과 연구주제들을 공시적 관점에서 다루고 있는 소개서이며, 『인류학.. 2017. 7. 5.
희생양 (르네 지라르 지음, 민음사 펴냄), “모방 욕망” “희생양 메커니즘”과 같은 개념으로 잘 알려져 있는 저자 르네 지라르는 이 책에서 모든 인류 사회는 그 성원들의 모방 욕망으로 인한 갈등과 폭력이라는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그 사회의 경계에 위치한 무고한 약자나 소수자 집단(들)을 - 예를 들면 전쟁포로, 어린아이, 유대인, 장애인 등 - 희생양으로 삼아 위기의 책임을 전가한 후 집단적으로 폭력을 행사하거나 살해함으로 위기를 벗어나 왔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한 후에는 반대로 이 희생양을 신격화하거나 전지전능한 조작자로 만들어 제의의 대상으로 삼는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러한 희생양 메커니즘이야말로 유사 이래 인간사회를 유지하는 보편적인 원칙이었으며, 인류의 모든 신화와 설화는 무고한 희생양에 대한 집단 폭력과 살해의 기억.. 2016. 5. 31.
야생의 사고 (레비 스트로스 지음, 한길사 펴냄) 1.구조주의로 알려진 거대한 지적 흐름의 선구자 중 한 사람인 프랑스의 인류학자 레비 스트로스는 경험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다양한 언어 및 사회문화적 현상들의 이면에는 이원적 대립의 체계라는 인간 정신의 보편적 구조가 존재하며, 이와 같은 인간정신의 무의식적 구조가 대상세계에 논리적 형식을 부여한 것이 토템적 분류체계, 친족이론, 신화체계, 요리문화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이러한 무의식적 구조가 모든 개별적 정신에 선행하고 개개인의 의식에 외재하면서 인간의 존재조건을 규정하고 있으며, 인간은 이와 같은 사회적 무의식의 소산인 상징체계에 의하여 구성되고 이에 종속되는 존재이기에, 데카르트 이후 서구철학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의식적 주체’란 결국 심층구조의 효과에 불과한 것이라고 주장함으로서 ‘근대적 주.. 2016. 5. 30.
신화해석학 (이경재 지음, 다산글방 펴냄) 1.인간은 외부의 대상을 ‘날 것 그대로’ 접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언어적 상징을 통하여 인식하고 이렇게 언어적으로 재구성된 상징적 세계를 살아가는 존재이자, 생존과 생식이라는 생물학적 욕구 이외에 자신의 삶과 죽음의 의미를 묻는 ‘의식의 잉여’를 가진 존재이기도 하다. 이렇듯 언어적 상징, 즉 이야기의 세계를 살아가는 인간에게 삶과 죽음의 실존적 의미에 대한 해답을 제공하는 것이 어떻게 우주가 혼돈에서 질서로 변화하였고 그 안에서 인간의 위치가 무엇인지를 말해 주는 기원에 관한 거룩한 이야기, 즉 신화다. 또한 이러한 신화의 내용을 재현하는 행위가 바로 종교적 제의이며, 따라서 신화와 제의는 종교를 그 내용으로 가진다고 말할 수 있다. 제의가 행하는 종교라면 신화는 말하는 종교다. 2. 신화의 내용.. 2016. 5. 30.
우상의 황혼과 그리스도 - 르네 지라르와 현대사상 (정일권 지음, 새물결플러스 펴냄), 르네 지라르 (김모세 지음, 살림 펴냄) 1. 고려신학대학원과 독일 마르부르크 대학을 거쳐 오스트리아의 인스부르크 대학에서 르네 지라르(Rene Girard 1923~ ) 연구로 신학박사 학위를 받은 저자는 이 책의 목적이 현대 사상과 관련하여 르네 지라르의 문명이론을 소개하는 것이며, 그중에서도 특히 “디오니소스 對 십자가에 달리신 자”의 대립을 통해 이천 년 유대-기독교 사상의 전복을 기도했던 니체와 그 후계자들의 백 년에 걸친 철학적 유산을, 지라르 사상을 통해 다시 한 번 뒤집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먼저 지라르를 통해 니체와 그 후예인 포스트모던 사상을 뒤집고, 이 뒤집기를 통해 다시 ‘십자가에 달린 자’ 혹은 이천 년 전통을 가진 순전한 기독교(mere christianity) 의 복권을 시도한다. 그리고 지라르 문명이론의 빛 아.. 2016. 5. 28.
슬픈 열대 (레비 스트로스 지음, 한길사 펴냄) 1.『슬픈 열대』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인류학자이자 현대 구조주의의 창시자로 인정받고 있는 레비-스트로스(Claude Levi-Strauss 1908〜2009)가 1937년에서 38년까지 브라질의 오지에 살고 있던 카두베오족, 보로로족, 남비콰라족, 투피 카와이브족 등 네 부족을 탐사한 기록을 담고 있는 인류학 보고서이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히 인류학의 영역을 넘어서 이 대학자의 사상적 편력을 담은 지적 자서전이자, 20세기의 후반기를 풍미했던 구조주의의 사유체계를 엿볼 수 있는 인문학의 고전이기도 하다. 참고로 색인까지 포함하면 총 760여 페이지에 이르는 이 두툼한 책은 현재까지 한길 그레이트북스 시리즈 중 가장 많은 판매고를 기록했다고 한다. 2. 레비 스트로스는 이 책에서 그가 관찰한 원주민들의.. 2016. 5. 27.
하룻밤의 지식여행 22 - 인류학 (메릴 윈 데이비스 지음/ 피에로 그림, 김영사), 하룻밤의 지식여행 44 - 레비 스트로스 (보리스 와이즈먼 지음/ 주디 그로브스 그림, 김영사) 『하룻밤의 지식여행』시리즈는 ‘플라톤에서 촘스키까지’, 그리고 ‘수학에서 심리학까지’ 역사상 지적으로 중요한 성취를 이룬 인물들과 학문 분야를 선정해 만화의 형태로 간략하고 알기 쉽게 설명해 놓은 입문서들이라고 할 수 있다. 책마다 어느 정도의 우열이 존재하지만 일반적으로는 특별한 배경지식 없이도 비교적 편안하게 해당 분야를 개괄할 수 있는 좋은 시리즈인 것 같다. 과거 이 시리즈의 책 중 『융』과 『라캉』을 통해 큰 도움을 받았던 기억이 있고, 이번에 펴든 책은 『인류학』과『레비 스트로스』. (1) 『레비 스트로스』는 지금까지 접했던 이 위대한 사상가를 다룬 책 중 단연 최고점을 줄 만 했다. 일반적인 소개서들이 주로 ‘구조주의의 창시자’로서의 레비 스트로스에 대해 관심을 집중하느라 그의 인류학적 업적.. 2016. 5.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