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 인문/역사27

오늘의 역사학 (안병직 외 지음, 한겨레신문사 펴냄) 『오늘의 역사학』은 1970년대 후반 이후로부터 20세기 말에 이르기까지의 서구 역사학 동향을 소개하는 국내 역사학자 다섯 명의 글 여섯 편을 모은 책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여러 경향들은 한 마디로 일상, 집단 심성, 문화, 언어, 담론, 상징 등의 분석을 통해 역사를 새롭게 이해하고 접근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에 책 전체의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는 서론이 있고, 1장은 독일 역사학의 새로운 흐름으로 등장한 일상사를 다루며, 2장은 20세기 프랑스 역사학계를 풍미한 아날 학파의 심성사를 소개한다. 3장은 역사에 대한 ‘문화사적 전환’이나 ‘신문화사’에 관련된 영미 학계의 동향에 대해 설명하며, 4장과 5장은 역사학의 자기인식을 언어의 중요성에 입각해 새로이 규명하려는 ‘언어로의 전환’에 대해.. 2020. 6. 25.
질병이 바꾼 세계의 역사 (로날트 D. 게르슈테 지음, 강희진 옮김, 미래의 창 펴냄) 『질병이 바꾼 세계의 역사』는 한 시대를 휩쓸며 인류를 위협했던 치명적인 질병들과 역사의 전환점에 질병으로 고생했거나 사망한 권력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전염병의 유행과 권력자의 질병이 어떻게 역사에 영향을 미쳤는지 살피고 그 질병들이 아니었다면 역사의 흐름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추측해보는 흥미로운 책이다. 안과의사이자 역사학자인 저자 로날트 D. 게르슈테가 이 책에서 다루는 역사의 흐름을 바꾼 치명적 전염병의 목록에는 페스트, 매독, 천연두, 콜레라, 스페인독감, 에이즈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알렉산드로스 대왕, 메리 튜더, 우드로 윌슨, 레닌, 스탈린, 루즈벨트, 존 F. 케네디와 같이 심각한 질병에 걸린 권력자들에 대해서는 병력전기학(pathobiography)을 통해 그 고통의 발자취를 추적한다. 저.. 2020. 5. 5.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창비 펴냄) : 빗창 - 제주 4.3 (김홍모 만화), 사일구 - 4.19 혁명 (윤태호 만화) 아무리 얘기해도 - 5.18 민주화운동 (마영신 만화), 1987 그날 - 6.10 민주항쟁 (유승하 만화) 1.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기획한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시리즈가 2년여의 작업 끝에 창비출판사에서 나왔다. 총 네 권으로 구성된 이 시리즈의 책들은 우리 사회가 권위주의 제체와 군부독재 정권의 억압을 이겨내고 성숙한 민주주의 체제로 나아가기까지의 과정에서 커다란 전환점이 되었던 사건인 제주 4·3, 4·19 혁명, 5·18 민주화운동, 6·10 민주항쟁을 네 명의 작가가 각각 한 편씩 맡아 만화로 그려낸 것이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인 지선 스님은 책의 앞머리에 실린 기획의 말에서 이 프로잭트가 민주화운동을 직접 경험하지 않은 젊은 세대에게 어떻게 그 생생한 역사를 잘 알릴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책들이 우리 민주주의 역사를 새롭게 발견하고, 내일의 세대에게 .. 2020. 4. 30.
역사의 의미 (칼 뢰비트 지음, 이한우 옮김, 문예출판사 펴냄) 『역사의 의미』는 하이데거의 제자로 우리나라에도 몇 권의 책이 번역된 바 있는 유대계 독일 철학자 칼 뢰비트(Karl Löwith, 1897~1973)가 '구속사'와 '세속사'의 관계를 중심으로 서구 역사철학의 기원과 전개 그리고 가능성에 대해 탐구한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역사철학'이란 "역사적 사건이나 결과를 서로 통일시켜 궁극적 의미와 관련지어 주는 원리를 찾아내려는 세계사에 대한 체계적인 해석"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서구의 역사철학은 역사를 구속사로 해석하는 신학적 역사 개념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대 역사철학자들은 볼테르의 경험적 방법론을 수용해 검증될 수 없는 신학적 역사 연구를 거부하면서, 진정한 역사적 사유는 18세기에 와서야 시작되었다는 결.. 2019. 12. 14.
일러스트로 보는 유럽 복식 문화와 역사 1 - 고대로부터 르네상스까지 (글림자 지음, 혜지원 펴냄) 『일러스트로 보는 유럽 복식 문화와 역사 1』은 유럽의 문명과 패션이 시작된 고대 그리스의 미케네와 크레타 문명에서부터 인위적인 화려함의 극치를 달렸던 르네상스 말기에 이르기까지, 유럽 전역의 대표적이고 특색 있는 복식 문화를 풍부한 일러스트와 함께 시대별 국가별로 소개하고 있는 교양 유럽복식사 입문서다. 복식 문화의 매력에 빠지 다양한 일러스트 작업을 진행중인 저자는 복식이란 예술의 한 분야이자 시대의 미학을 표출하는 귀중한 지식이며, 복식을 알아간다는 것은 당대의 삶과 역사를 알아가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이 책에서 우선적으로 유럽 역사의 큰 흐름을 소개하고 지리적인 환경, 사회적인 변화, 사람들의 의식이 어떤 식으로 복식에 반영되었는지를 하나하나 살펴나간다. 이 책은 고대로부터 르네상스까지의 .. 2019. 11. 14.
우표, 역사를 부치다 (나이토 요스케 지음, 안은미 옮김, 정은문고 펴냄) 일본의 우편학자인 나이토 요스케가 쓴 『우표 역사를 부치다』는 20세기에 접어들어 미국과 적대적이고 격렬한 관계를 맺어온 국가나 지역을 중심으로, 미국이 세계의 패권을 차지하는 과정과 그에 반발하는 움직임들이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우편학’이라는 방법을 통해 살피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우편학’을 편지나 엽서에 붙은 우표와 찍힌 소인 등을 포함한 “복합적이고 다면적인 미디어로서의 우편, 즉 우편 미디어”를 분석해 그 우표가 만들어지고 통용된 시대와 사회의 모습을 재구성하려는 학문적 시도라고 규정한다. 그리고 이 책에서 한 국가의 정치적 견해나 정책, 이데올로기 등을 담고 있는 ‘국가 미디어’인 우편물을 연구하는 ‘우편학’의 눈을 통해, 20세기 동안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과 맞섰던 나라들의 격렬했던 저항과.. 2019. 7. 12.
중세 동물지 (작가 미상, 주나미 옮김, 오롯 펴냄) 는 10~15세기 중세 유럽에서 유행했던 동물지(Bestiarium)라는 장르의 문헌 중 13세기의 잉글랜드에서 제작된 을 번역한 책이다. 목차를 살펴보면 걸어다니는 동물 ‧ 날아다니는 동물 ‧ 기어다니는 동물 ‧ 물에 사는 동물과 같이 동물을 다루는 장들 뿐 뿐 아니라 나무 ‧ 인간 ‧ 신비한 돌과 같은 장들까지 포함되어 있으며, 개별 항목들마다 삽화와 함께 특징을 서술하고 있는 구성은 일견 근대의 동물백과 내지는 잡학사전과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중세 동물지는 근대 동물백과와 달리 동물의 해부학적 구조나 행동 양태를 객관적으로 서술하는 데는 별 관심이 없으며 “그 동물이 상징적으로 지니고 있는 도덕적 ‧ 종교적 ‧ 사회적 의미”를 밝히는 데 주된 목적이 있다. 번역자는 이러한 동물지의 공통적 특징이 .. 2018. 9. 10.
만들어진 전통 (에릭 홉스봄 외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1. 서양 근대사 삼부작인『혁명의 시대』,『자본의 시대』,『제국의 시대』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영국의 역사가 에릭 홉스봄(Eric Hobsbawm, 1917-2012)은 이 책의 서문에서 오래된 것으로 여겨지는 이른바 ‘전통’들이 실상 그 기원을 따져 보면 극히 최근의 것이며, 심지어는 발명된(전통의 발명, invention of tradition) 것이라고 주장한다. 흔히 천 년의 역사를 가졌다고 알려진 화려하고 고풍스러운 영국 군주정의 의례도 실은 정치적 필요에 의해 19세기 후반에 만들어진 근대의 발명품이라는 것이다. 홉스봄을 포함한 이 책의 저자들은 왕실의례를 포함한 영국의 몇 가지 잘 알려진 ‘전통’들이 어떻게 ‘발명’되었으며, 어떤 과정을 거쳐 역사적 ‘사실’로 자리 잡게 되었는지, 누가 무슨 .. 2018. 4. 25.
NL 현대사 - 강철서신에서 뉴라이트까지 (박찬수 지음, 인물과 사상사 펴냄) 1986년 김영환이 작성한 팸플릿인 ‘강철서신’을 통해서 세상에 알려지고 반미’와 ‘통일’을 전면에 내세운 대중적 학생조직인 ‘구국학생연맹(구학련)’을 통해 확산되기 시작한 NL(National Liberation) 사조는 지난 30년간 변혁운동의 주류였을 뿐 아니라 한국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반공이데올로기와 국가보안법의 독소조항들이 엄존하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NL은 아직까지 공개적으로 입에 담기 조심스러운 ‘뜨거운 감자’이기도 하다. 『한겨레』논설실장으로 일하고 있는 저자는 이 책에서 이렇게 한 시대를 풍미했고 지금도 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운동사조인 NL의 공과를 누구도 공개적으로 말하려 하지 않기에 물꼬를 튼다는 생각으로 “내가 알고 있는 작은 단면들”을 보여주면서 “불충분한 .. 2018. 4. 14.
결혼을 허하노니 마오쩌뚱을 외워라 (쉬산빈 지음, 이영수 옮김, 정은문고 펴냄) 『결혼을 허하노니 마오쩌뚱을 외워라』는 중국의 저명한 민간문서 수집가인 쉬산빈(許善斌) 선생이, 가산을 탕진해가며 수십 년 동안 모아 온 생활문서(증서와 문서)를 통해, 청나라 말부터 문화대혁명에 이르기까지 중국 근 현대사의 중요한 단면들과 당대를 살아간 중국인들의 삶을 흥미진진하게 살펴본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청나라 말에서부터 중화인민공화국 설립 직전까지(1880~1948)와 중화인민공화국 설립부터 문화대혁명의 종료까지(1949~1980)의 두 시기로 나눠, 기차표나 입장권에서부터 졸업증서나 결혼 증명서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수집한 다양한 생활문서들을 주제별로 소개한다. 그리고 각 문서들의 내용을 찬찬히 살펴나가며 당대의 정치사회적 정황과 그 시대를 살아간 민초들의 삶을 생생한 필치로 되살려낸다. .. 2018. 2. 6.
알코올의 역사(로드 필립스, 연암서가), 맥주, 세상을 들이키다(야콥 블루메, 따비), 만화로 보는 맥주의 역사(조너선 헤네시, 계단) 1. 기독교와 술의 역사적 관계에 대해 다룬『기독교 역사 속 술』을 읽으며 함께 읽게 된 술의 문화사를 다룬 세 권의 책. 내용만 500페이지가 넘어 세권 중 가장 부피가 큰 『알코올의 역사』가 9천년에 이르는 술의 역사와 음주의 문화사 및 영향사를 유럽과 북미뿐 아니라 이슬람 세계나 중남미 아프리카와 같은 탈서구 세계까지 포괄해 광범위하고 상세하게 다루고 있는 교과서적인 책이라면, 『맥주, 세상을 들이키다』는 역사의 모든 장면에서 인간과 함께 했던 맥주를 둘러싼 다양하고 이야기들과 맥주가 당대의 세상에 끼친 영향(특히 정치적 영향)을 재미 있게 서술한 ‘맥주의 문화사’라 할 수 있으며, 『만화로 보는 맥주의 역사』는 위 책의 내용중 맥주에 관한 핵심적인 부분이 멋진 그림에 담겨 있는 흥미진진한 만화다... 2017. 12. 26.
광장, 민주주의를 외치다 (한홍구 지음, 창비 펴냄) 『광장, 민주주의를 외치다』는『대한민국사』(전4권)나『사법부』『유신』같은 책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탁월한 이야기꾼인 역사학자 한홍구 교수가 창비학당에서 행한 ‘정치의 시대-2017 시민혁명을 위한 연속특강’을 글로 옮겨 펴낸 책이다. 저자는 누구도 감히 상상할 수 없었던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이끌어 낸 촛불의 주역은 ‘헬조선’을 살아가면서 자신을 ‘흙수저’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4.19 혁명이나, 6월 항쟁 그리고 박근혜 탄핵을 위한 촛불집회와 같은 시민들의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참여야말로 한국 현대사의 고비마다 민의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는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제대로 바로잡아왔던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고 강조한다.또한 저자는 이 책에서 한국전쟁 이후 단 두 세대 만에 산업화와 민주.. 2017. 10. 31.
그리스 문명 - 살림지식총서 116 (최혜영 지음, 살림 펴냄) 그리스의 강렬한 햇살과 푸른 하늘 온화한 기후는 사람들을 옥외를 끌어내었다. 그들은 노천에서 민회를 열고 극을 상연했으며 대화와 토론에 열중했다. 그리스 문화는 인간이 사고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과 한계를 시험했고 사람의 영혼 속에 있는 가치와 아름다움을 여러 통로로 구현했던 문화로, 미토스(mythos)와 파토스(pathos), 로고스(logos)라는 포괄적 개념으로 설명될 수 있다. 신화의 미토스 신화는 인간에게 우주를 이해할 수 있는 상상력과 환상을 제공한다. 그리스 신화의 중요한 특징은 신과 인간과 동물과 자연이 서로 경계 없이 교류하고 변신한다는 것이며, 그리스의 신들은 정신적 무형적 윤리적 속성보다는 힘 아름다움 불멸성 등의 외적 능력에서 인간보다 탁월한 ‘인간적인 신’이다. 종교적 사제 집단.. 2017. 2. 10.
교양의 탄생 - 유럽을 만든 인문정신 (이광주 지음, 한길사 펴냄) 1. 이 책을 지은 이광주 인제대 명예교수는 젊은 시절부터 내가 좋아했던 저자 중 한 분으로 최근까지도『편력: 내 젊은 날의 마에스트로』『윌리엄 모리스, 세상의 모든 것을 디자인하다』등의 책을 통해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知性史의 대가이자,『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권』『아름다운 책 이야기』를 쓴 소문난 애서가요 인문주의자이기도 하다. 저자는 840면에 달하는 이 두툼한 책에서 그가 오래 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탐구해 왔던 “유럽문명을 형성해 온 인문정신”과 “그 정수로서의 교양 그리고 교양인”이라는 주제에 대해,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로부터 시작해 20세기의 68운동에 이르기까지 유럽역사의 전 시대를 횡단하며 흥미진진하게 서술해 나간다. 2. 저자에 의하면 모든 문명과 사회는 당대의 도덕성과 문화의 이상을 상.. 2016. 6. 2.
유신을 말한다 (배성인, 이만열 외 지음, 나름북스 펴냄) 1.유신체제는 얼추 내 초등학교 시절과 겹친다. 내게 그 시절은 “우리는 민족중흥의...”로 시작되던 국민교육헌장 달달 외우기와 어느 날 하교길에 목격했던 고려대학교 정문 앞의 탱크와 군인들(아마 75년 위수령때가 아니었을까?) 로 기억 속에 남아 있다. 그 후 아마도 중학교 때였던가 술자리에서 엽색행각을 벌이던 박정희 대통령이 술자리에서 심복의 총탄에 사망하면서 이 체제는 공식적으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러나 저자들은 이 책에서 반공주의, 군사주의, 토건주의, 성장주의 같은 유신체제의 유산들이 오늘날까지 한국사회에 깊이 뿌리박혀 있기에 아직 유신체제는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더구나 박정희의 딸로 유신체제하에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수행했던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이러한.. 2016. 6. 2.
극단의 시대 - 20세기 역사 상/하 (에릭 홉스봄 지음, 까치 펴냄) 1. 장기 19세기 (1789-1914) 를 다룬 세 권의 역사서인 , , 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영국의 역사가 故 에릭 홉스봄 (1917-2012) 은 이 책 에서 1차 세계대전에서 공산권의 몰락까지의 기간인 단기 20세기 (1914-1991) 의 역사를 직업적 역사가로서 뿐 아니라 동시대를 치열하게 경험했던 ‘참여 관찰자’의 입장에서 흥미롭게 서술한다. 그는 인류가 경험했던 어떤 시기보다 변화무쌍했던 이 세기를 (1) 1914년부터 제 2 세계대전 종전 직후까지의 ‘파국의 시대’ 와 (2) 1945년부터 1973 년까지 자본주의의 유례없는 번영의 시대인 ‘황금시대’ 그리고 (3) 1973년 이후로부터 동구권의 몰락에 이르기까지의 해체와 불확실성과 파국을 그 특징으로 하는 ‘위기의 몇십 년’ 으.. 2016. 6. 2.
에라스뮈스 (요한 하위징아 지음, 연암서가 펴냄), 에라스무스 평전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아롬미디어 펴냄), 에라스무스 (롤란드 베인턴 지음, 현대지성사 펴냄), 바보 예찬 (에라스무스 지.. 1. 이 책은 『중세의 가을』 『호모 루덴스』등의 명저로 잘 알려진 네덜란드의 문화사가 요한 하위징아(Johan Huizinga 1872〜1945) 에 의해 씌어진, 16세기의 위대한 신앙인이자 인문주의자 에라스뮈스(Desiderius Erasmus 1466〜1536) 의 평전이다. 이번에 이 책과 아울러 과거에 읽었던 그에 대한 두 권의 평전인, 전기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의『에라스무스 평전』과 기독교 역사가 롤란드 베인턴의『에라스무스』그리고 그의 대표작인『바보 예찬』까지 함께 꺼내들었다. 당대 최고의 역사학자와 전기 작가, 그리고 역사신학자에 의해 씌어진 이 세 권의 평전은 서로 다른 관점에서 에라스뮈스의 모습을 잘 그려주고 있다. 하위징아가 능숙한 역사가의 솜씨를 발휘하여 주로 그의 생애와 사건들을 .. 2016. 6. 2.
지상에서 가장 짧은 영원한 만남 - 한국 현대사를 뒤흔든 사건들 (김형태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이 책은 민변 창립을 주도했고 사형제 폐지와 인권보호에 앞장서 왔으며 천주교 인권위원장과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상임위원을 역임한 김형태 변호사의 비망록이다. 지금까지 그가 관계해 왔고 이 책에서 자세히 밝히고 있는 사건들은 치과의사 모녀 살인사건에서부터 임수경 문규현 방북사건, 송두율 교수 사건, 문화방송 PD 및 광우병 보도 사건, 인혁당 및 민청학련 재심 및 손해배상청구 사건, 김훈 중위 의문사 사건, 그리고 용산참사에 이르기까지 모두 우리 사회에서 뜨거운 논란의 한복판에 있던, 한국사회와 한국현대사의 축소판이라 할 만한 사건들이다. 저자는 역사와 이데올로기와 권력과 자본의 제단에 희생양으로 바쳐진 수많은 억울한 사연과 죽음들 앞에서 그가 가진 ‘법’이라는 무기를 사람을 살리고 진리를 드러내는 활인검(.. 2016. 6.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