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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사회/한국사회10

주진우의 이명박 추격기 - 저수지를 찾아라 (주진우 지음, 푸른숲 펴냄) 100차례의 소송을 당했지만 지금까지 모두 승리해 온 ‘소송전문기자’로 자신을 소개하는 의 주진우 기자는 이 책에서 이명박씨가 믿는 것은 사람도 사랑도 하나님도 아닌 오직 돈이라고 말한다. 이명박씨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는 언제나 ‘자신이나 자신의 주변 사람들에게 돈이 되느냐’ 였으며, 그에게는 감옥에 가거나 명예가 더럽혀지는 것보다 돈을 빼앗기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걱정거리라는 것이다. 그리고 4대강 사업이나 자원외교와 같이 이명박 정부가 벌인 비상식적인 정책이나 결정들은 대부분 ‘돈에 대한 순수한 욕정’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런 어마어마한 사업들을 통해 줄줄 새나간 천문학적인 돈이 모이는 저수지로 의심가는 곳에는 반드시 이명박씨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더라고 주장한다. 이렇게 “기자에게 신이 주신 선물이자.. 2017. 10. 31.
당신들의 기독교 (김영민 지음, 글항아리 펴냄) 1.탈식민성과 우리 인문학의 글쓰기, 동무와 연인, 공부론 등의 저서로 나와는 구면인 저자는 “젋은 시절 은사주의적 성향이 강한 교회의 청년부에 소속되어 불트만, 틸리히, 본회퍼, 그리고 서남동과 안병무 등을 읽었으며” 지금도 “여전히 신학이나 종교 관계 서적을 유심히 살피고, 듣그럽거나 생게망게한 설교 소리에도 얼마간 넉넉한 마음으로 귀를 열어 놓으며, 소싯적 영성의 무늬를 새겨 준 몇몇 목회자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교회에 발을 끊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기독교의 입장에서 보자면 일종의 경계인이랄 수 있는 이 ‘철학자’ 는 과연 그 명성에 걸맞게 동서고금의 석학들을 자유자재로 호출하여 소위 信者들의 행태와, 그를 통해 드러나는 한국교회의 치부를 특유의 압축적이고도.. 2016. 5. 31.
피로사회 (한병철 지음, 문학과 지성사 펴냄) 1.한국에서 금속공학을 전공하고 독일로 건너가 철학과 독일문학, 가톨릭 신학을 공부한 후 지금은 베를린 예술대학 교수로 재직중인 저자는 모든 시대는 그 시대의 고유한 질병을 가진다고 말한다. 저자에 의하면 지난 세기가 타자와 나를 구분한 후 타자를 부정하고 제거하는 면역학의 시대였다면, 금세기는 이질성과 타자성의 소멸로 초래된 긍정성의 과잉으로 인해 유발되는 신경증의 시대로 규정할 수 있다. 20세기의 냉전이 타자를 부정하는 면역학적 시대의 필연적 귀결이라면 냉전의 해체와 세계화의 과정은 타자성의 소멸이라는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이다. 2. 지난 세기를 특징지웠던 면역학의 본질은 공격과 방어, 즉 폭력이다. 여기서 면역반응의 대상은 타자 그 자체이며, 전혀 적대적 의도를 가지지 않았거나 .. 2016. 5. 30.
다른 길이 있다 - 쓰지만 영근 삶을 살아온 30인의 인생 이야기 (김두식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이 책에는 2012년부터 한겨레 토요판에 격주로 연재된 “김두식의 고백” 중 서른 개의 인터뷰가 담겨 있다. 꽤 오래전 양심에 의한 병역거부를 다룬 “칼을 쳐서 보습을” (뉴스앤조이 펴냄) 이라는 책으로 저자인 김두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처음 접한 후, 흥분하거나 목소리를 높이지는 않지만 꾸준하고 용감하게 국가와 교회, 법조계와 같은 우리 사회 주류권력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그늘 아래서 고통 받는 소수자의 인권을 옹호해 온 그의 팬이 되었고, 이제는 서점에서 그의 이름을 달고 나온 책을 발견하면 별 주저함 없이 집어드는 편이다. “다른 길이 있다”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에서 그에게 인터뷰를 ‘당한’ 사람들은 대부분 자의에 의해서건 타의에 의해서건 남들이 가지 않는 다른 길, 대개는.. 2016. 5. 30.
인문학으로 자기계발서 읽기 - 스티븐 코비에서 시골의사까지 (이원석 지음, 필로소픽 펴냄) 1. 오늘날 자기계발서 분야가 우리나라 출판시장의 확고한 강자 중 하나라는 사실은 분명한 것 같다. 어떤 서점에 가 봐도 사람들로 바글대는 목 좋고 넓찍한 자리는 그들의 차지이니 말이다. 실제로 우리 시대의 수많은 사람들이 자기계발서가 들려주는 성공의 비밀을 복음으로 믿고 그 제자로 살아가며, 그들이 제공하는 달달한 힐링의 메시지로 무한경쟁 약육강식의 정글에서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받는다. 심지어 요즘 같아서는 기독교를 포함한 여러 종교 역시 자기계발이라는 거대한 시장의 일부로 포획되어 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2. 그러나 연세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중앙대학교에서 문화이론을 전공하고 있는 저자는 그의 첫 번째 책인 에서 자기계발 산업이라는 이 공룡이 실은 ‘거대한 사기극’ 에 불.. 2016. 5. 29.
사회를 말하는 사회 - 한국사회를 읽는 30개 키워드 (정수복 외 지음, 북바이북 펴냄) 이 책은 사회학자, 시사평론가, 출판평론가, 기자, 교수 등 다양한 이력을 가진 필자들이, 압축적 근대화를 통해 급격한 성장을 경험했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으로 심각한 문제를 노출하고 있는 한국사회를 분석, 평가하고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는 “~~사회” 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30개의 사회분석 담론들을, 대개는 동일한 제목을 달고 있는 대표적 저작들을 통해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는 좋은 안내서이자 서평집이다. 네 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1) ‘나는 항상 배고프다’는 제목으로 1장에 함께 묶여있는 소비사회, 낭비사회, 잉여사회와 같은 담론들은 신자유주의가 만들어 낸 한국사회의 적나라한 욕망과 그 결핍으로 인한 문제들을 잘 다루고 있으며 (2)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는 제목이 붙은 2 장은 위험사회, 감시.. 2016. 5. 28.
논객시대 - 인문 사회 담론의 전성기를 수놓은 진보 논객 총정리 (노정태 지음, 반비 펴냄) 1. 이 책은 외환위기와 정권교체에서부터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그리고 유신의 딸 박근혜의 대통령 당선에 이르기까지 1990년대 말부터 2010년대 중반에 이르는 뜨거운 격동의 시대를 각자의 말과 글을 통해 치열하게 살아나갔던 아홉 명의 진보 논객들의 열전을 담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박노자나 김규항과 같은 사회주의자에서부터 유시민이나 강준만으로 대표되는 자유주의자, 그리고 고종석과 같은 '개념 있는' 우파 지식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적 스펙트럼을 가진 여러 ‘진보’ 논객들이 썼던 책을 꼼꼼히 살핀 후, 각각의 텍스트로부터 그들의 생각과 고민, 더 나아가 그들과 우리가 함께 살아왔던 한국사회의 모습을 읽어내는, 저자 스스로가 서사적 논픽션 (Narrative Nonfiction) 이라고 규정한 작업을.. 2016. 5. 28.
봉인된 천안함의 진실 (김보근 외 지음, 한겨레출판) 몇년 전 과학자 황우석씨의 사기사건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던 때가 있었다. 내게 이 사건이 흥미로웠던 이유는 사실 여부에 대한 관심보다는 (이 사건은 사실 과학사기사건의 특징을 모두 갖춘 전형적인 예에 불과하다), 이 사건에 대해 대응하는 방식을 통해 한국사람들의 심성을 지배하고 있는 세계관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그 세계관 중의 하나를 잘 보여주는 것이 "설령 황우석 박사가 거짓말을 했더라도 국익을 위해서 덮어 두었어야 한다" 는 반응이다. 대다수의 한국인들에게 "국가" 란 신성불가침의 초월적 존재이며, "국익" 과 대치되는 진리란 애당초 존재할 수 없는 불경스러운 개념이다. 현대국가는 이제 신성을 획득하고 숭배를 요구하는 괴물(리바이어던)이요, 그 자체가 절대적 진리의 화신인 하나의.. 2016. 5. 28.
눈먼 자들의 국가 (김애란 외 지음, 문학동네 펴냄), 곁에 머물다 (세월호의 아픔을 함께하는 이 땅의 신학자들 지음, 대한기독교서회 펴냄), 세월호와 역사의 고통에 신학이 답하다 (조석민 외..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이하여 이 비극적인 사건에 대해 다룬 세 권의 책을 집어들었다. 각각 복음주의 신학자들(세월호와 역사의 고통에 신학이 답하다)과 진보적 신학자들(곁에 머물다), 그리고 작가들(눈먼 자들의 국가)이 쓴 글을 모은 책이다. 그날도 지금도 “가만히 있으라”고 위협하며 진실을 왜곡하고 감추는데 급급한 이 땅의 권력자들과 기득권자들, 함부로 “하나님의 뜻”을 입에 담아가며 빈약한 신학과 천박한 역사인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일부 교계 지도자들, 희생자와 유가족을 조롱하고 모독하며 모든 문제를 돈으로 환산하기에 급급한 죽음애자들과 맘몬 숭배자들이 도처에 득시글거리는 이 나라에 과연 희망이 존재하는가? “아, 묵시문학이 갈급한 때로다”라는, 김창락 교수의 글 제목이야말로 오늘 우리의 현실.. 2016. 5. 28.
고종석의 낭만 미래 (고종석 지음, 웅진문학임프린트 곰 펴냄) 이 책은 몇몇 대표적 지식인을 선정하여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의제 중 입장이 첨예하게 갈려 있는 주제들에 대해 질문하고 대답을 듣는 형식으로 되어 있는 “지식과 책임”이라는 기획의 한 열매다. 한국에서 자유주의라는 말은 하이에크류의 자유 지상주의나 독재자를 숭배하는 유사 파시즘집단에 의해 오용되고 더럽혀져 있지만, 저자는 칼 포퍼와 존 롤스 그리고 조지 오웰을 스승으로 삼는 자신의 ‘고종석표 자유주의’ 는 그러한 사이비 자유주의와 달리 (국가나 민족을 포함한) 집단이나 공격적 다수에 대한 불신, 좌 우를 막론하고 전체주의에 대한 단호한 반대, 시장의 실패를 보완할 정부의 역할에 대한 폭넓은 인정, 소수자와 약자의 자유에 대한 강력한 옹호를 그 특징으로 하는 “평등주의적 자유주의” 라고 강조한다. 내가 서 .. 2016. 5.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