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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인문/철학29

영원한 평화를 위하여 (임마누엘 칸트 지음, 노진석 옮김, 도서출판b 펴냄) 『영원한 평화를 위하여』는 임마누엘 칸트가 국가들 간의 영원한 평화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조건을 몇 가지 항목으로 정리해 제시한 작은 책이다. 그는 도덕과 법의 제한을 무너뜨리고 인간의 악한 본성을 제한 없이 분출시키는 전쟁을 증오했으며, 이성의 이념에 근거해 영원한 평화를 이루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의무라고 역설했다. 그리고 전쟁을 종식시키고 영원한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주권을 간섭받지 않는 국가들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국제연맹을 창설하고, 그 모든 구성원들에게 개별 국가의 시민권을 넘어서는 '세계시민권'이라는 동등한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칸트는 이를 위해서 국내적으로는 시민이 스스로 정책을 결정하는 공화주의적 정치체제가 필요하고, 국제적으로는 ‘환대’의 정신에 입각한 국가 .. 2021. 5. 8.
윤리와 무한 - 필립 네모와의 대화 (에마뉘엘 레비나스 지음, 김동규 옮김, 도서출판 100 펴냄) 『윤리와 무한』은 “타인의 얼굴”이라는 화두를 들고 서양 철학의 주류로 자리매김해 왔던 존재론에 맞서는 독창적인 사상을 전개한 프랑스의 철학자인 에마뉘엘 레비나스가, 1981년 2월부터 3월 사이에 프랑스 공영 라디오 채널을 통해 방송으로 대담한 내용을 정리해 펴낸 책이다. 번역자인 김동규 서강대학교 연구교수는 난해한 것으로 알려진 레비나스의 철학 사상 전반을 비교적 쉽고 친숙한 언어로 접할 수 있는 이 책이 레비나스에 처음 입문하는 용도로뿐 아니라 말년에 접어든 그의 원숙한 사상을 회고적으로 살피기 위해서도 매우 유용하다고 말한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라면 레비나스의 무르익은 사상 전반을 본인의 생생한 육성으로 직접 들어볼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그러나 번역자의 달콤한(?) 소개와 달리 입문자가 .. 2021. 3. 31.
환대에 대하여 (자크 데리다 지음, 남수인 옮김, 동문선 펴냄) 『환대에 대하여』는 우리에게 해체주의 철학자로 잘 알려진 자크 데리다가 ‘환대’와 ‘적의’라는 주제로 행한 두 번의 강연을 정리한 내용에, 그의 강연을 듣고 책으로 출판할 것을 권유한 철학자 안 뒤푸르망텔의 서문을 붙여 펴낸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환대의 필요성과 불가능성, 무조건적 환대와 계약적 환대, 환대의 절대적 ‘법’과 환대의 ‘법들’과 같이 모순적이면서도 분리 불가능한 주제들에 대한 논의를 통해, 환대가 가진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의미를 우리에게 환기시킨다. 『코즈모폴리터니즘과 종교』 (강남순, 새물결플러스)및 『나눔은 어떻게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가』 (변광배, 프로네시스) 같은 책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 난해한 책을 어설프게나마 이해하는 일은 전혀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해한 부분들을 간략히 .. 2021. 3. 9.
현대 정치철학의 테제들 (연구모임 사회비판과 대안 엮음, 사월의 책 펴냄) 『현대 정치철학의 테제들』은 1971년에 출간되어 현대의 고전으로 자리잡은 존 롤스의 『정의론』 이후 “자유주의-공동체주의 논쟁”을 포함해 사회 정의에 대한 다양한 논쟁과 저술을 통해 현대 정치절학을 풍요롭게 꽃피우는 데 기여했던 대표적인 영미권 정치철학자들을 간략히 소개하는 책이다. 이 책이 다루는 학자들은 존 롤스, 알래스데어 매킨타이어, 리처드 로티, 찰스 테일러, 마이클 샌델, 마이클 왈저, 로버트 노직, 낸시 프레이저까지 총 여덟 명이다. 도서출판 사월의 책에서 기획한 사회비판 시리즈의 하나로 출간된 이 책에서 필자들은 각 학자당 30페이지가 조금 넘는 분량을 할애해, 생애와 주요 사상을 소개하고 간략한 비판과 평가를 덧붙인다. 오늘날 한국사회의 주요 화두로 떠오른 ‘공정’과 ‘정의’의 문제에 .. 2020. 9. 29.
정의를 위하여 (강남순 지음, 동녂 펴냄) 『정의를 위하여』는 미국 텍사스크리스천대학교에서 코스모폴리터니즘이나 페미니즘과 같은 현대의 철학적 · 신학적 담론을 가르치는 강남순 교수가, ‘비판적 저항으로서의 인문학적 정신’에 입각하여 구체적 현실 속에서의 ‘정의’에 대해 다층적으로 성찰한 기고글들을 모아 펴낸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이 지향하는 ‘비판적 저항으로서의 인문학’이 속세를 초월한 고상하고 우아한 문화 활동이 아닌 “비판적 성찰, 해답 찾기가 아닌 새로운 물음 묻기를 통한 세계 개입, 그리고 인류 보편가치로서의 정의 · 평화 · 평등 · 연대의 가치를 확장하고 실천하기 위한 활동”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정치 · 사회 · 종교 · 윤리의 네 영역에서 정의에 대해 비판적으로 성찰한 마흔 네 편의 글들을 통해, 여성 · 장애인 · 소수자 · 빈곤.. 2019. 9. 21.
더 나은 세상 - 우리 미래를 가치 있게 만드는 83가지 질문 (피터 싱어 지음, 박세연 옮김, 예문 아카이브 펴냄) 『더 나은 세상』은 동물해방운동의 효시가 된 『동물 해방』이나 자발적 기부의 필요성을 주장한 『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 등의 저서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세계적인 실천윤리학자 피터 싱어가 젠더, 국제정치, 생명, 기부, 과학기술 등 다양한 영역에서 논란이 되는 윤리적 주제들에 대해 라는 매체에 기고했던 짧은 칼럼들을 모은 책이다. 옮긴이는 각각의 주제를 깊이 다룬 싱어 교수의 책들이 국내에 많이 소개되어 있지만, 현재 논란이 되는 거의 모든 윤리적 이슈에 대한 그의 견해를 들을 수 있는 이 책이야말로 싱어 교수의 '종합선물세트'와 같다고 평가한다. 따라서 이 책은 “피터 싱어라는 세계적 석학의 철학과 이론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훌륭한 입문서이자 요약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몇 가지 조사 결과를 .. 2019. 5. 4.
한나 아렌트, 세 번의 탈출 (켄 크림슈타인 글/그림, 최지원 옮김, 더숲 펴냄) 이 책은 독일계 유대인으로 한때 하이데거의 제자이자 연인이었으며, 나치의 박해를 떠나 파리를 거쳐 미국으로 망명한 후 『전체주의의 기원』과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인간의 조건』과 같은 책으로 20세기 최고의 정치사상가의 반열에 오른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 1906~1975)의 삶과 사상을 ‘세 번의 탈출’이라는 모티프로 풀어 낸 그래픽 노블(=만화책)이다. 위에 언급한 아렌트의 대표작과 한 권의 전기를 포함해 그와 관련된 책 몇 권을 접했지만, 피와 살을 가진 인간이었던 아렌트의 생생한 숨결과 극적이었던 삶의 자취를 느끼게 해준다는 점에서는 이 책이 독보적이었다. “시의적절한 전쟁 모험담이자 성장소설이며, 철학 그래픽노블, 정치적 전기, 진리를 향한 러브레터”라는 작가 마이클 티세랑의.. 2019. 4. 24.
바울과 현대철학 (김성민 지음, 새물결플러스 펴냄) 현대철학연구자이자 인문교육운동가로 짓다 철학학교와 도서출판 짓다의 대표를 맡고 있는 저자는 이 책의 서문에서 현대의 대표적인 현대정치철학자들이 자신들의 책에서 사도 바울을 다루는 이유와 내용을 기독교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소개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렇게 바울을 ‘철학적으로’ 사용하면서 정치철학의 ‘종교적 전회’라는 흐름을 만들어냈던 몇몇 사상가들의 핵심적인 논지와 주장을 그들의 대표적인 저서 한두 권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이 흥미로운 책이 다루는 학자들의 생각을 몇몇 문헌의 도움으로 간략하게 정리하여 앞으로의 공부를 위한 길잡이로 삼기로 한다. 단, 이 책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거나 요약하는 것은 내 능력을 한참 벗어나는 일이었다는 사실을 미리 고백해야겠다. 현대철학의 바울적 계기와 .. 2019. 3. 1.
니체라면 어떻게 할까? (마커스 윅스 지음, 임소연 옮김, 시그마북스 펴냄). 마르크스라면 어떻게 할까 (개러스 사우스웰 지음, 강성희 옮김, 시그마북스 펴냄) 『니체라면 어떻게 할까』와 『마르크스라면 어떻게 할까』는 우리가 현실 속에서 흔히 직면하는 일상적 혹은 정치적인 질문에 대해, ‘니체’를 포함한 위대한 철학자들과 ‘마르크스’로 대표되는 위대한 정치 철학자들이 해주었을 법한 대답을 쉽고 친절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흥미로운 책이다. 『니체라면 어떻게 할까』가 관계, 일, 라이프스타일, 여가시간 등 주로 일상적인 영역에 집중한다면, 『마르크스라면 어떻게 할까』는 자유, 평등, 권력과 권위, 권리, 정의와 같이 좀 더 정치적인 주제를 다룬다. 주제별로 분류되어 있는 각각의 질문들은 ①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일상적 질문'을 담고 있는 '제목' ② 일상적 질문 안에 숨겨져 있는 ‘기본적인 철학적 질문’ ③ 그 질문에 대한 몇몇 위대한 철학자들의 다양한 견해와 그 배.. 2019. 2. 27.
서양철학사 (군나르 시르베크 ‧ 닐스 길리에 지음, 윤형식 옮김, 이학사 펴냄) 1. 군나르 시르베크와 닐스 길리에가 지은『서양철학사』를 다 읽었습니다.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두 철학자가 일반 대학생을 위한 교양 철학 교재로 써낸 철학사 입문서라고 합니다. 이 책이 나온 후 온라인상에서 적극 추천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만, 직접 읽어보니 과연 좋은 책이었습니다. 1000페이지가 넘어가는 두꺼운 책이었지만 읽는 동안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2. 저자들이 밝힌 이 책의 서술기준은 “자연권 문제와 과학 및 과학적 합리성의 확장에 주안점을 둔 서양철학사에 대한 입문”입니다. 근대사회가 성취한 인권과 민주주의 그리고 보편적 합리성에 대한 믿음이 이 책을 일관하는 중요한 시각이라는 뜻입니다. 종교가 지배하던 세계(christendom)였던 서구의 과거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면서 세속.. 2018. 9. 29.
신학공부를 위해 필요한 101가지 철학 개념 (켈리 제임스 클락/리처드 린츠/제임스 K.A. 스미스 지음, 김지호 옮김, 도서출판 100 펴냄) 진료시간에 책을 읽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환자가 많으면 책을 펼쳐볼 시간 자체가 없고, 설령 한가해도 환자를 진료하면서 계속 독서의 리듬이 깨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진료시간 틈틈이 읽기에 딱 좋은 책을 만났습니다. 바로 도서출판 100에서 나온 ! 계몽주의부터 흄에 이르기까지 신학 공부를 위해 필요한 101가지 중요한 철학용어를 선정해 간략한 해설을 덧붙인 작은 철학사전입니다(사진 1,2).일단 책 자체의 부피가 250여 페이지(본문만은 224페이지) 정도로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그리고 한 표제어에 할당된 분량도 '포이어바흐'나 '프로이트'처럼 짦은 경우는 한 페이지 정도이고(사진 3,4), '아퀴나스'처럼 긴 경우도 네 페이지를 넘어가지 않습니다(사진 6,7). 각 항목마다 이해에 꼭 필요한 핵심.. 2018. 3. 8.
현대 철학 로드맵(오카모토 유이치로 지음, 전경아 옮김, 아르테 펴냄) 이 책은 ‘사상가 50인이 안내하는 知의 최전선’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현대를 대표하는 사상가 50명의 핵심적인 생각을, 그 사상가를 대표하는 잘 알려진 키워드(예를 들면 롤랑 바르트의 '저자의 죽음'이나 아도르노의 ‘도구적 이성’, 울리히 벡의 ‘위험 사회’)를 중심으로 도표/그림과 함께 간략하게 소개하는 현대사상 입문서다. 저자는 근대를 비판함으로서 현대로 가는 문을 연 마르크스에서 비트겐슈타인에 이르는 일곱 명의 사상가로부터 시작하여, 근대적 '주체'개념을 비판하며 구조의 지배를 강조한 프랑스의 구조주의/포스트구조주의 사상가들과, 파시즘과 대항하며 서구 마르크시즘을 토대로 ‘근대성’ 비판에 주력한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학파 사상가들을 소개한다. 그리고 계급분화와 기능분화, 포스트모던과 재귀적 근.. 2017. 12. 23.
기술적 복제시대의 예술작품 (발터 벤야민, 도서출판 b), 발터 벤야민 (몸베 브로더젠, 인물과사상사), 그리고 팝 아트,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키치 아우라의 몰락 1940년 망명지인 프랑스에서 나치의 포위망을 피해 스페인 국경을 넘다 발각되자 자살로 비극적인 생을 마감한 독일 철학자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 1892~1940)은 사후에 출간된 후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 짦은 논문 「기술적 복제시대의 예술작품」에서 “예술작품이 기술적으로 복제 가능하게 된 시대에 힘을 잃어가는 것은 예술작품의 아우라다”라고 주장합니다. 그가 말하는 예술작품의 ‘아우라(Aura)’란 “예술작품이 지금-여기, 즉 그것이 존재해 있는 특정 시간과 장소에 유일무이하게 현존해 있다”는 물질적 특성(원본성-진품성-일회성)과 그것이 유발하는 심리적 효과에서 기인하는, 가까이 있어도 멀게 느껴지는 ‘거리감’ 혹은 ‘범접할 수 없는 느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2017. 7. 1.
진중권의 테크노 인문학의 구상 (진중권 지음, 창비 펴냄) 『진중권의 테크노 인문학의 구상』은『창작과 비평』이 창간 5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공부의 시대’라는 특강에서 저자가 “문자문화의 종언이 가져온 위기 속에서 인문학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강연한 내용을 엮어 낸 책이다. 그는 이 책에서 디지털 시대의 인문학이 더 이상 근대적 문자문화의 패러다임 안에 머물러서는 안되며, ‘영상적 의식’과 ‘구술적 의식’이 주도하는 디지털 시대에 발맞춰 사운드와 이미지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재정의하고, 상상력과 유희성을 바탕으로 세계의 제작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세계의 제작학’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미 우리의 삶의 자리(sitz im leben)가 되어버린 디지털 시대와 그 속에서 인문학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탁월한 성찰을, 아무리 어려운 내용도 명쾌하고.. 2017. 4. 30.
그리스 사유의 기원 - 살림지식총서 49 (김재홍 지음, 살림 펴냄) 뮈토스에서 로고스로? 독일의 고전 철학자인 빌헬름 네슬레는 그리스 철학 및 과학의 발생을 설명하기 위해 ‘뮈토스적 사고에서 로고스적 사고로(Vom Mythos zum Logos)’ 라는 표어를 제시하였다. 그리나 오늘날에는 탈레스 이전의 서사시인들인 호메로스나 헤시오도스로부터 그리스 철학의 맹아를 찾는 것이 보편적인 견해이며, 그중에서도 헤시오도스를 철학의 출발점으로 보는 기곤은 ① 참과 가상적인 것 간의 구분 ② 신들의 계보를 추적함으로서 세계의 근원을 탐구하려는 물음 ③ 이 세계를 구성하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대상을 포괄하는 ‘전체’에 대한 생각이 철학의 시원이 되었다고 주장한다.그리스적 사유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사유의 개방성 헬라어의 특징적 표현 방식들을 통해 알 수 있듯 그리스인의 사유.. 2017. 2. 10.
한나 아렌트의 말 (한나 아렌트 지음, 마음산책 펴냄) 요약 이 책은 과 같은 난해한 책들로 잘 알려진 유대게 독일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생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획된 대담집입니다. 특별히 아렌트가 이 책에서 "악의 평범성 혹은 진부성(the banality of evil)"이라는 유명한 개념을 통해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악이란 정상인에게 덧붙여진 심오하거나 특별한 '마성'에 의해 저질러지는 것이 아니라, 정상인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무엇인가가 '결핍'된 진부한 사람들에 의해 자행된다는 것입니다. 즉 악은 창조적인 '마성'이 아닌 진부한(허접한) '결핍'에 의해 발생된다는 것이죠. 그리고 아렌트에게 악을 일으키는 결핍이란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바라보기의 무능력,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기의 무능력, 스스로 생각하기의 무능력”이었습니다. 아마도 "비공감.. 2016. 6. 3.
관용론 (볼테르 지음, 한길사 펴냄) 1. 이 책의 저자인 볼테르(Voltaire 1694- 1778)는 보편적 이성과 합리주의를 바탕으로 개인의 자유와 존엄을 옹호하는 계몽주의 정신을 대표하는 철학자이지만, 한국의 설교단에서는 주로 ‘인본주의적’ 혹은 ‘반기독교적’ 사상가 무리의 수괴쯤으로 소개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는 우연한 기회에 당시 유럽 사회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던 칼라스 사건(개신교인으로 남프랑스의 작은 도시인 툴루즈에 살고 있던 68세의 모범적 시민 칼라스가 가톨릭으로 개종하려 했다는 이유로 그의 아들을 살해했다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처참한 형벌 끝에 죽어간 사건)을 알게 된 후 이 사건의 부당성을 알리고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 끝에 마침내 3년 만에 칼라스의 무죄와 복권을 이끌어낸다. 볼테르는.. 2016. 6. 2.
철학과 굴뚝청소부 (이진경 지음, 그린비 펴냄) 80년대의 “사회구성체 논쟁”이후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글쟁이 중의 하나로 등장한 이진경이 마르크스에서 들뢰즈에게로 전향한 후 1994년도에 출간한 이 책은 그간 두 번의 개정을 거치며 철학서로는 드물게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 이 책이 그렇게 꾸준히 사랑받아온 것은 난해한 철학의 개념들을 쉽고도 정확하게 서술할 수 있는 저자의 탁월한 필력이 가장 큰 요인이겠지만, 현실사회주의의 붕괴 이후 우리 사회에 밀어닥친 포스트모더니즘 사상의 유행 역시 중요한 이유 하나라는 것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데카르트에서 들뢰즈까지’ 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이 책은 데카르트로부터 시작되는 근대철학의 흐름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탈근대적 기획의 종착점인 들뢰즈에 이르게 되었는가에 대해, 근대철학의 중요한 주제인 ‘주체’ .. 2016. 6.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