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아렌트, 세 번의 탈출 (켄 크림슈타인 글/그림, 최지원 옮김, 더숲 펴냄)
이 책은 독일계 유대인으로 한때 하이데거의 제자이자 연인이었으며, 나치의 박해를 떠나 파리를 거쳐 미국으로 망명한 후 『전체주의의 기원』과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인간의 조건』과 같은 책으로 20세기 최고의 정치사상가의 반열에 오른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 1906~1975)의 삶과 사상을 ‘세 번의 탈출’이라는 모티프로 풀어 낸 그래픽 노블(=만화책)이다. 위에 언급한 아렌트의 대표작과 한 권의 전기를 포함해 그와 관련된 책 몇 권을 접했지만, 피와 살을 가진 인간이었던 아렌트의 생생한 숨결과 극적이었던 삶의 자취를 느끼게 해준다는 점에서는 이 책이 독보적이었다. “시의적절한 전쟁 모험담이자 성장소설이며, 철학 그래픽노블, 정치적 전기, 진리를 향한 러브레터”라는 작가 마이클 티세랑의..
2019. 4. 24.
니체라면 어떻게 할까? (마커스 윅스 지음, 임소연 옮김, 시그마북스 펴냄). 마르크스라면 어떻게 할까 (개러스 사우스웰 지음, 강성희 옮김, 시그마북스 펴냄)
『니체라면 어떻게 할까』와 『마르크스라면 어떻게 할까』는 우리가 현실 속에서 흔히 직면하는 일상적 혹은 정치적인 질문에 대해, ‘니체’를 포함한 위대한 철학자들과 ‘마르크스’로 대표되는 위대한 정치 철학자들이 해주었을 법한 대답을 쉽고 친절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흥미로운 책이다. 『니체라면 어떻게 할까』가 관계, 일, 라이프스타일, 여가시간 등 주로 일상적인 영역에 집중한다면, 『마르크스라면 어떻게 할까』는 자유, 평등, 권력과 권위, 권리, 정의와 같이 좀 더 정치적인 주제를 다룬다. 주제별로 분류되어 있는 각각의 질문들은 ①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일상적 질문'을 담고 있는 '제목' ② 일상적 질문 안에 숨겨져 있는 ‘기본적인 철학적 질문’ ③ 그 질문에 대한 몇몇 위대한 철학자들의 다양한 견해와 그 배..
2019. 2. 27.
기술적 복제시대의 예술작품 (발터 벤야민, 도서출판 b), 발터 벤야민 (몸베 브로더젠, 인물과사상사), 그리고 팝 아트,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키치
아우라의 몰락 1940년 망명지인 프랑스에서 나치의 포위망을 피해 스페인 국경을 넘다 발각되자 자살로 비극적인 생을 마감한 독일 철학자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 1892~1940)은 사후에 출간된 후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 짦은 논문 「기술적 복제시대의 예술작품」에서 “예술작품이 기술적으로 복제 가능하게 된 시대에 힘을 잃어가는 것은 예술작품의 아우라다”라고 주장합니다. 그가 말하는 예술작품의 ‘아우라(Aura)’란 “예술작품이 지금-여기, 즉 그것이 존재해 있는 특정 시간과 장소에 유일무이하게 현존해 있다”는 물질적 특성(원본성-진품성-일회성)과 그것이 유발하는 심리적 효과에서 기인하는, 가까이 있어도 멀게 느껴지는 ‘거리감’ 혹은 ‘범접할 수 없는 느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2017. 7.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