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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사회/정치경제사회20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사람, 장소, 환대』는 서울대학교와 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에서 공부하고 여러 대학에서 강의하면서 독립연구자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사람/장소/환대라는 키워드를 통해 현대 사회의 본질과 문제를 흥미롭게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사회학자 어빙 고프만을 인용해 '사람됨'이란 일상 속에서의 상호작용을 통해 끊임없이 재생산되어야 하는 '수행적 개념'이기에, 우리는 오직 타인의 ‘인정’에 의해서만 사회 안에 들어가고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사람이 된다는 것은 특정 사회 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갖는다는 의미이며, 현대 사회의 도덕적 기초는 사회가 어떠한 조건이나 유보도 없이 모든 개인에게 ‘사람’의 자리를 주어야 하고 어떤 명목으로도 이 자리를 빼앗을 수 없다는 '절대적 환대'의 원리라고 강조한다.. 2021. 6. 6.
출애굽과 혁명 (마이클 왈저 지음, 이국운 옮김, 대장간 펴냄) 『출애굽과 혁명』은 ‘다원적 정의’로 잘 알려진 미국의 정치철학자 마이클 왈저가 출애굽기의 내러티브를 “원형적 해방사건”이라는 관점에서 분석한 책이다. 왈저는 출애굽기 이야기는 서구에서 오랫동안 혁명적 정치의 원형이자 모델로서 기능해 왔으며, 단순한 방랑기가 아니라 시간/공간적 전진 및 도덕적 진보/내면적 변화를 향해 나아가는 직선적인 운동을 보여 준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스라엘이 착취와 소외에서 해방되고 인간적 존엄성을 지니고 살 수 있는 땅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은, 이집트의 방식으로 되돌아가려는 퇴행의 유혹과 단박에 광야를 뛰어넘으려는 천년왕국적 메시야주의를 거부하면서, 설득과 교육과 연대의 힘으로 거친 광야 길을 한 걸음씩 해쳐가는 길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왈저는 이 원리가 혁명 정치 뿐 아니라 .. 2021. 5. 5.
탈식민주의에 대한 성찰 - 푸코, 파농, 사이드, 바바, 스피박 (박종성 지음, 살림 펴냄) 『탈식민주의에 대한 성찰 - 푸코, 파농, 사이드, 바바, 스피박』은 ‘살림지식총서’ 시리즈의 한 권으로 충남대학교 영문과 교수인 저자가 탈식민주의 이론의 핵심 내용과 중요한 사상가들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그는 탈식민주의가 강대국 혹은 지배권력의 본질을 조명하고 주권과 자율성을 지키는 데 꼭 필요한 실천담론이요, 해방, 독립, 평등, 정의를 추구하는 미래지향적 프로젝트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저항성과 역동성을 바탕으로 한 ‘저항적 민족주의’야말로 패권주의, 신자유주의, 제국주의에 맞설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역담론이라고 강조한다. 작지만 알찬 책의 내용을 요약해 앞으로의 공부를 위한 토대로 삼기로 한다. 식민 · 탈식민 · 제국 ① 식민주의란 강대국이 무력으로 자신보다 약한 나라의 땅을 침략해.. 2021. 4. 9.
사회학 아는 척하기 (존 네이글 지음, 피에로 그림, 양영철 옮김, 팬덤북스 펴냄) ‘만화처럼 재미있게 읽는 말랑말랑한 사회학’이라는 부제가 붙은 『사회학 아는 척하기』는 에버딘 대학교의 강사인 존 네이글이 사회학의 발전 과정과 주요 사회학 사상가들의 생각에 대한 짤막한 개요를 일러스트레이터인 피에로의 그림과 함께 알기 쉽게 전달하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피에르 부르디외를 인용해 사회학의 가치는 사회 전반에 걸친 지배의 작용을 드러내고 폭로하는 데 있다고 강조하면서, 사회학을 (이 세력들로부터) 자기를 방어하기 위한 ‘무술‘에 비유한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것이 공정한 사회 건설에 필요한 연습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회학이란 무엇인가’라는 부제가 붙은 1장에서는 사회학의 정의와 특성, 기원과 탄생 및 몇몇 중요한 ‘고전.. 2021. 3. 25.
제레미 리프킨의 생각을 읽자 - 만화로 읽는 21세기 인문학 교과서 (손영운 글, 이철희 만화, 김영사 펴냄) 제레미 리프킨은 과학, 경제학, 철학 등 다양한 학문의 영역을 넘나드는 활발한 저술 활동을 통해 기계적이고 물질적인 세계관과 이에 근거한 과학문명과 자본주의 체제를 비판하고, 인류 문명이 좀 더 길게 지속될 수 있는 새로운 세계관을 제시하는 데 앞장서 온 저명한 경제/사회학자이자 저술가다. 그는 위기에 처한 인류의 문명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조금 더 환경과 자연에 관심을 기울이고 에너지 소비를 줄이면서 삶의 방식을 단순하게 바꾸는 쪽으로 문명의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제레미 리프킨의 생각을 읽자』는 그의 탁월한 통찰을 담은 대표적인 저서들을 친절한 설명과 재미있는 만화의 형식에 담아 소개하는 책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리프킨의 저서는 총 네 권이다. 『엔트로피』는 에너지 자원의 지나친 소.. 2020. 7. 19.
앨빈 토플러의 생각을 읽자 - 만화로 읽는 21세기 인문학 교과서 (조희원 글, 모해규 만화, 김영사 펴냄) 김영사에서 기획한 ‘인문학의 생각읽기’ 시리즈 중 첫 번째로 세상에 나온 『앨빈 토플러의 생각을 읽자』는 20세기 최고의 미래학자로 꼽히는 앨빈 토플러의 대표적 저서들을 만화의 형식에 담아 알기 쉽게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지식정보시대라는 새로운 문명사의 흐름을 바탕으로 인류문명의 과거와 현재를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제3의 물결』과 『권력이동』을 비롯한 그의 주요 저서들에 담긴 탁월한 통찰들을 만나볼 수 있다. 토플러에 대해서는 ‘제 3의 물결’을 기정사실화하고 긍정 일변도로만 평가하면서 그 안에서 어떻게 생존하고 성공할 것인가에만 골몰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지에 대한 비판의 시선이 엄존한다. 그러나 토플러 이후의 세계는 대체로 그가 예측한대로 ‘지식정보 사회’라는 방향으로 변화되어 왔으며, 따라서 .. 2020. 7. 5.
문명화과정 I, II (노르베르트 엘리아스 지음, 박미애 옮김, 한길사 펴냄) 『문명화과정』은 현대 사회학의 거장인 노르베르트 엘리아스(Norbert Elias, 1897~1990)의 대표작으로 두 권을 합치면 800페이지가 넘는 두툼한 책이다. ‘결합태 사회학’이나 ‘문명화과정의 이론’과 같은 독창적인 사회학적 사유를 역사적이고 실증적인 연구와 결합한 이 고전적인 저술은 1939년에 처음으로 출판되었지만, 세계대전으로 인한 망명과 이로 인한 늦은 학계정착이라는 저자의 개인적 불행에 당대의 주류 사회학계와 벗어난 학문적 관점이 더해져 오랫동안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그의 생애 말년에 화려하게 복권되고 재조명되었다고 한다. “문명화과정이란 사회구조의 변동에 따라 외부로부터 가해지는 사회적 통제를 내면화함으로서 개인의 감정구조가 변화해가는 과정”이라는 저자의 논지를 당대의 예법서에서 .. 2019. 10. 5.
돈 : 세계사를 움직인 은밀한 주인공 (제임스 리 지음, 시커뮤니케이션 펴냄) 작가이자 여행칼럼니스트인 저자는 기존의 역사서들이 주로 정치적 관점에서 서술되어 있지만 실제 역사를 움직여 왔던 것은 돈과 경제의 힘이었다고 강조하면서, 이 책에 세계 역사 중 독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돈과 관련된 경제 이야기를 시대 순서대로 간략하게 담아 냈다. 여기에는 최초의 화폐나 최초의 증권거래소 같이 돈과 관련된 여러 ‘최초’들과, 17세기 네델란드의 튤립 투기 광풍이나 2007년의 서브프라임 사태 등 투기 사례들, 메디치 가문이나 로스차일드 가문처럼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한 가문들, 그리고 로마의 쇠퇴나 이라크 전쟁 등 세계사의 주요 사건의 배후에 존재한 ‘돈’ 문제에 이르기까지 돈과 관련된 여러 중요하거나 흥미로운 역사적 사건과 상식들이 포함되어 있다. 사륙판(120x182mm) 크기에 160.. 2019. 5. 10.
보수주의 (로버트 니스벳 지음, 강정인 옮김, 이후 펴냄) 1790년 에드먼드 버크의『프랑스 혁명에 관한 성찰』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이후, 보수주의는 지난 2세기 동안 자유주의 및 사회주의와 함께 서구의 3대 정치 이데올로기 중의 하나였다. 미국의 저명한 보수주의 사회학자인 로버트 니스벳은 이 책에서 근대 서구 보수주의의 ‘先정치적 영역’, 즉 보수주의 전체를 관통하는 시각, 그들이 공유하는 이념과 가치, 그 사상의 본질적인 통찰과 명제들을 분석함으로서 보수주의 이데올로기를 해부한다. 저자에 따르면 보수주의는 자연권 사상과 계몽주의 및 공리주의의 영향으로 발생한 근본적 개인주의와 정치적 집단주의에 반대해, 가부장제 가족, 지역 공동체, 교회, 길드, 지방과 같이 역사적으로 성장하면서 천 년 이상 유럽을 지탱해 온 ‘중개적 제도’들의 권리와 중요성을 강조한.. 2018. 7. 10.
조선자본주의 공화국 (다니엘 튜더/제임스 피어슨 지음, 전병근 옮김, 비아북 펴냄) 『조선자본주의 공화국』은 로이터 서울 주재 특파원으로 로이터 TV 와 BBC 라디오에서 북한 관련 방송을 하고 있는 제임스 피어슨과 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을 역임하고 청와대 해외언론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다니엘 튜더가 급격한 변화의 길로 접어든 현재 북한의 모습을 소개한 책이다. 저자들은 지금까지 북한을 다룬 매체들이 김정은과 핵무기 프로그램에만 전적으로 초점을 맞출 뿐, 북한 사회가 실제로 지금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평양 엘리트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까지 연관시켜 설명해 주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저자들에 따르면 현재 대단히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북한 사회는 일반 주민에서부터 고위 엘리트에 이르기까지 자본주의로 벌어먹고 살아가는 ‘자본주의 공화국’이 되어가고 있다고 한다. 저자들은 이 책이 “현.. 2018. 6. 17.
만만한 노엄 촘스키 (데이비트 콕스웰 지음, 폴 고든 그림, 송제훈 옮김), 만만한 하워드 진 (데이비드 콕스웰 지음, 조 리 그림, 송제훈 옮김) 『만만한 노엄 촘스키』와『만만한 하워드 진』은 현대 미국을 대표하는 비판적 지성으로 평가받는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Noam Chomsky, 1928~ )와 역사학자 하워드 진(Howard Zinn, 1922~2010)의 생각을 알기 쉽게 풀어 쓴 입문서이다. 이 두 사람은 현재의 미국이 “새 대통령을 뽑거나 법안 몇 개를 통과시키는 것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심각한 문제”를 지니고 있으며,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정치권 ‧ 대기업 ‧ 주류언론의 카르텔로 이루어진 기존의 기득권 질서를 전면적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미국 지성계에 흔치 않은 ‘급진주의적 지식인’들이다. 지은이들은 각각 150여 페이지 정도의 지면에 촘스키와 진의 생애와 경력 및 주요 저서와 사상을 풍부한 일러스트와 재기 넘치는 서술로.. 2017. 4. 9.
토플러 & 엘륄, 현대기술의 빛과 그림자 (손화철 지음, 김영사 펴냄) 현대는 과학기술의 시대이다. 산업혁명 이후 인류가 겪어 온 심원한 변화의 중심에는 과학기술이 있으며, 그 결과 현재의 인류는 과거에는 상상도 못할 과학문명의 엄청난 혜택을 누리게 되었다. 그러나 이런 과학기술의 유토피아 이면에서는 환경오염이나 인간성 파괴와 같이 과거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문제들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으며, 그 중에는 핵무기나 원전 사고와 같이 인류의 미래를 직접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것들도 있다. 따라서 과학기술의 역사나 본성을 탐구하고, 그것이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과학기술은 어떻게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인지를 탐구하는 일이 매우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과학기술에 대한 긍정적 관점을 대표하는 앨빈 토플러와 비관적 관점을 대표하는 자크 엘륄의 사상.. 2016. 6. 1.
엔트로피 (제러미 리프킨 지음, 세종연구원 펴냄) 1. 전에 “육식의 종말” 로 한번 만난 적이 있는 저자와 이 책으로 다시 만났다. 故 노무현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읽고 있었던 책도 그의 “유러피언 드림” 이었다고 한다. 경력을 살펴보자면 그는 미국의, 아니 현대문명의 주류에 속한 사람처럼 보인다. 그런데 그런 그에게서 한국의 장삼이사(張三李四)의 입에서 나왔다면 당장 “좌파”로 매도되었을 만한 이야기들이 거침없이 나오는 것이 가끔은 놀라울 때가 있다. 2. 현대인은 400년전 형성된 Newton 의 기계론적 세계관의 영향 아래 살고 있다. 그 요체는 우주에는 정밀한 수학적 질서가 있으며, 과학기술의 도움으로 이 질서를 지구에 도입하여 무질서한 자연을 인간의 물질적 이익이 증대되도록 재배열한다면 인류의 물질적 풍요가 증대될 것이고 이는 결국 더 좋은 세.. 2016. 5. 31.
위험사회 (울리히 벡 지음, 새물결 펴냄) 얼마 전에 발생했던 일본의 지진해일과 그로 인한 원전 방사능누출 사고는 근대화의 결과 도래한 산업사회가 내부에서 발생하는 묵시론적 재앙에 의해 언제든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1986년에 처음 나온 이후 이미 현대의 고전으로 자리 잡은 이 책에서 저자는 근대화의 결과 도래한 이와 같은 ‘위험한’ 산업사회를 위험사회라고 정의한다. 그에 의하면 위험은 과거에는 富를 위해서 기꺼이 감수해야 하는 개인적이고 우연적인 난관이었으나, 현대 산업사회에 접어들면서 과학기술체제 자체에 의해 체계적이고 필연적으로 생산되는 정상적 개연성으로 변했으며, 그 결과 근대사회는 언젠가는 현실화될 수 밖에 없는 재앙과 위험이라는 위태로운 기초에 세워져 있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러한 위험사회에서 나타나는 위.. 2016. 5. 31.
케인즈 & 하이에크, 시장경제를 위한 진실 게임 (박종현 지음, 김영사 펴냄) 1. 최근 한국사회를 지배하는 화두는 무엇보다 “시장” 과 “경쟁” 인 것 같다. 시장이야말로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는 시장만능주의가 대세로 자리 잡고, 모든 영역에서 무한경쟁과 약육강식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오늘날, 극단적이고 괴상한 주장을 하는 괴짜 늙은이쯤으로 치부되며 철저히 잊혀졌다가, 대처와 레이건의 등장과 함께 화려하게 부활하여 신자유주의의 ‘성자’요 ‘제사장’으로 추앙받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경제학자 프리드리리 폰 하이에크 (1899~1992) 의 이야기를 들어 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2. 하이에크는 사회주의란 사람들의 이성으로 사회의 집합적 결과를 측정하여 자유와 평등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다고 믿는 구성주의(constructivism)의 여러 버전 중 하나이며, 그것은 사회.. 2016. 5. 31.
유한계급론 (소스타인 베블런 지음, 지식을 만드는 지식 펴냄), 유한계급론 (원용진 지음, 살림 펴냄) ‘유한계급(leisure class)' 이나 ’과시적 소비‘와 같은 개념으로 잘 알려져 있는 미국의 경제학자 소스타인 베블런은 19세기 말 미국 자본주의 사회와 지배계급의 생활양식을 관찰하고 분석한 그의 책 유한계급론 (The Theory of Leisure Class) 을 통해 “살도 피도 없는 이론으로 인간의 행동을 설명하고 유한계급의 ‘야만적 문화’를 신성화하려는 ‘존경받는 경제학’의 허점을 통박”했다. 오늘날 한국의 상황에 대입해 보아도 크게 어긋나지 않는 이 위대한 괴짜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베블런은 문명시기의 모든 지배계층에게 ‘유한계급’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베블런에 의하면 역사적으로 볼 때 평화 애호적 미개시대에서 폭력적 약탈사회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생산적 노동.. 2016. 5. 31.
감정 독재 (강준만 지음, 인물과 사상사 펴냄) 1. 저널룩인 “인물과 사상” 시리즈와 “김대중 죽이기”, “전라도 죽이기” 와 같은 문제적 저작들을 통해 ‘실명비판’이라는 새로운 방식의 공격적 글쓰기를 선보이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전투적 논객 강준만은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대신 그 자리는 특유의 성실성을 바탕으로 무지막지한 생산력을 발휘하며 대중에게 사회 문화 역사 언론을 포함한 세상의 모든 현상을 수많은 학자들의 다양한 이론을 통해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만물박사’ 내지는 ‘지식 소매상’ 강준만이 차지하고 있는 것 같다. 한때 그의 날카로운 문제의식과 직설적인 글쓰기에 열광했던 나로서는 과거의 강준만이 가끔 그립기도 하지만, 최근 그의 저작들을 살펴보면 ‘지식소매상’ 으로서 그가 가진 생산력과 소통능력도 탁월한 수준을 넘어 거.. 2016. 5. 30.
68운동 (이성재 지음, 책세상 펴냄) 1. 이 책은 1960년대 후반 유럽, 아메리카, 동유럽, 일본 등지에서 권위주의 타파, 기성 질서에 대한 거부 그리고 상상력의 확대라는 구호를 내걸고 주로 학생들에 의해 주도된 역사적 사건인 68 운동의 역사와 전개과정 그리고 그 결과와 영향을 간략히 다룬 소개서다. 2. 68 운동의 주역들은 무엇보다도 기성세대의 권위주의에 대해 격렬히 저항했으며, 모든 종류의 차별에 반대하고 미국의 베트남 전쟁과 소련 공산주의를 동시에 비판했을 뿐 아니라 성 해방과 토론을 통한 직접 민주주의를 옹호했다. 또한 그들의 운동방식은 중앙의 통제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기존의 저항운동과는 달리 자율적이고 탈중심적이며 무정부주의적인 특성을 띠었다. 이러한 68 운동은 ‘모든 권력을 상상력에게’, ‘불가능한 것을 요구한다.. 2016. 5.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