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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인문88

하나의 거대한 서점, 진보초 (박순주 지음, 정은문고 펴냄) 정은문고의 신간 (박순주 지음)를 읽었습니다. 도쿄에 위치한 진보초(神保町)는 15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170여 곳의 고서점이 밀집해 있어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서점 혹은 도서관으로 불린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책 거리입니다. 일본에서 번역가로 활동하는 저자가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하고 독특한 서점 18곳을 인터뷰해 책에 담았습니다. ‘책’과 ‘서점’ 그리고 ‘도서관 같은 책 거리’라니, 애서가라면 누구나 품고 있을 ‘꿈’이 모두 담긴 책임에 틀림없지요. 혼자만 읽기에는 너무 아쉬워 고창지역 도서관 여러 곳에 책을 기증하고 말았습니다! 펼쳐보면 과연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꿈과 기대를 만족시키키고도 남을 만큼 풍성한 이야기와 멋진 화보, 그리고 충실한 정보들로 가득합니다. 서점 이야기 사이에 작은 .. 2024. 3. 23.
영원한 평화를 위하여 (임마누엘 칸트 지음, 노진석 옮김, 도서출판b 펴냄) 『영원한 평화를 위하여』는 임마누엘 칸트가 국가들 간의 영원한 평화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조건을 몇 가지 항목으로 정리해 제시한 작은 책이다. 그는 도덕과 법의 제한을 무너뜨리고 인간의 악한 본성을 제한 없이 분출시키는 전쟁을 증오했으며, 이성의 이념에 근거해 영원한 평화를 이루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의무라고 역설했다. 그리고 전쟁을 종식시키고 영원한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주권을 간섭받지 않는 국가들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국제연맹을 창설하고, 그 모든 구성원들에게 개별 국가의 시민권을 넘어서는 '세계시민권'이라는 동등한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칸트는 이를 위해서 국내적으로는 시민이 스스로 정책을 결정하는 공화주의적 정치체제가 필요하고, 국제적으로는 ‘환대’의 정신에 입각한 국가 .. 2021. 5. 8.
윤리와 무한 - 필립 네모와의 대화 (에마뉘엘 레비나스 지음, 김동규 옮김, 도서출판 100 펴냄) 『윤리와 무한』은 “타인의 얼굴”이라는 화두를 들고 서양 철학의 주류로 자리매김해 왔던 존재론에 맞서는 독창적인 사상을 전개한 프랑스의 철학자인 에마뉘엘 레비나스가, 1981년 2월부터 3월 사이에 프랑스 공영 라디오 채널을 통해 방송으로 대담한 내용을 정리해 펴낸 책이다. 번역자인 김동규 서강대학교 연구교수는 난해한 것으로 알려진 레비나스의 철학 사상 전반을 비교적 쉽고 친숙한 언어로 접할 수 있는 이 책이 레비나스에 처음 입문하는 용도로뿐 아니라 말년에 접어든 그의 원숙한 사상을 회고적으로 살피기 위해서도 매우 유용하다고 말한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라면 레비나스의 무르익은 사상 전반을 본인의 생생한 육성으로 직접 들어볼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그러나 번역자의 달콤한(?) 소개와 달리 입문자가 .. 2021. 3. 31.
환대에 대하여 (자크 데리다 지음, 남수인 옮김, 동문선 펴냄) 『환대에 대하여』는 우리에게 해체주의 철학자로 잘 알려진 자크 데리다가 ‘환대’와 ‘적의’라는 주제로 행한 두 번의 강연을 정리한 내용에, 그의 강연을 듣고 책으로 출판할 것을 권유한 철학자 안 뒤푸르망텔의 서문을 붙여 펴낸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환대의 필요성과 불가능성, 무조건적 환대와 계약적 환대, 환대의 절대적 ‘법’과 환대의 ‘법들’과 같이 모순적이면서도 분리 불가능한 주제들에 대한 논의를 통해, 환대가 가진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의미를 우리에게 환기시킨다. 『코즈모폴리터니즘과 종교』 (강남순, 새물결플러스)및 『나눔은 어떻게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가』 (변광배, 프로네시스) 같은 책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 난해한 책을 어설프게나마 이해하는 일은 전혀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해한 부분들을 간략히 .. 2021. 3. 9.
현대 정치철학의 테제들 (연구모임 사회비판과 대안 엮음, 사월의 책 펴냄) 『현대 정치철학의 테제들』은 1971년에 출간되어 현대의 고전으로 자리잡은 존 롤스의 『정의론』 이후 “자유주의-공동체주의 논쟁”을 포함해 사회 정의에 대한 다양한 논쟁과 저술을 통해 현대 정치절학을 풍요롭게 꽃피우는 데 기여했던 대표적인 영미권 정치철학자들을 간략히 소개하는 책이다. 이 책이 다루는 학자들은 존 롤스, 알래스데어 매킨타이어, 리처드 로티, 찰스 테일러, 마이클 샌델, 마이클 왈저, 로버트 노직, 낸시 프레이저까지 총 여덟 명이다. 도서출판 사월의 책에서 기획한 사회비판 시리즈의 하나로 출간된 이 책에서 필자들은 각 학자당 30페이지가 조금 넘는 분량을 할애해, 생애와 주요 사상을 소개하고 간략한 비판과 평가를 덧붙인다. 오늘날 한국사회의 주요 화두로 떠오른 ‘공정’과 ‘정의’의 문제에 .. 2020. 9. 29.
사랑하는 나의 문방구 (구시다 마고이치 지음, 심정명 옮김, 정은문고 펴냄) 『사랑하는 나의 문방구』는 500권 이상의 책을 남긴 문필가이자 소문난 장서가였던 구시다 마고이치(串田孫一, 1915-2005)가 『월간 사무용품』이라는 잡지에 1970년부터 4년간 연재했던 짧은 글들을 모아 펴낸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연필 · 지우개 · 클립과 같이 우리에게 익숙한 물건에서부터, 문진이나 라벨기, 등사판처럼 이제는 거의 볼 수 없는 생소한 물건에 이르기까지, 그의 손을 거쳐 간 56가지의 문방구에 얽힌 개인적 일화와 단상들을 담담한 어조로 들려준다. 그런데 읽다 보면 눈 밝은 독자는 이 책이 ‘문방구’보다 ‘저자’에 대해 훨씬 할 말이 많다는 사실을 쉽게 눈치챌 수 있다. 이 책은 제목만 보자면 일종의 '유사 문방구 백과사전’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워드 프로세스를 이용한 글쓰기가 .. 2020. 9. 17.
서유기 1-10 (오승은 지음, 임홍빈 옮김, 문학과지성사 펴냄), 서유기 - 고대 중국인의 사이버 스페이스 (나선희 지음, 살림 펴냄), 어른의 서유기 (성태용 지음, 정신세계사 펴냄) 『서유기』는 중국의 사대기서(四大奇書) 중 하나로 삼장법사가 요괴 출신인 세 제자와 함께 불경을 가지러 천축으로 여행하면서 온갖 어려움을 극복한 끝에 마침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정과(正果)를 얻기까지의 험난한 여정을 재미있게 그린 이야기다. 이 소설은 당나라 시대의 구법승이었던 현장이 실크로드를 통해 인도까지 여행했던 역사적 사실을 그 출발점으로 삼지만, 실제로는 역사의 한계를 완전히 벗어나 신괴(神怪) 혹은 신마(神魔) 소설이라는 새롭고 독창적인 장르의 옷을 입고 새롭게 태어난 완전한 창작물이다. 서유기를 판타지 문학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나선희의 『서유기 - 고대 중국인의 사이버 스페이스』와, 서유기를 불교의 구도 과정을 묘사한 우화로 해설하는 성태용의 『어른의 서유기 - 철들고 다시 읽는, 원숭이.. 2020. 9. 1.
오늘의 역사학 (안병직 외 지음, 한겨레신문사 펴냄) 『오늘의 역사학』은 1970년대 후반 이후로부터 20세기 말에 이르기까지의 서구 역사학 동향을 소개하는 국내 역사학자 다섯 명의 글 여섯 편을 모은 책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여러 경향들은 한 마디로 일상, 집단 심성, 문화, 언어, 담론, 상징 등의 분석을 통해 역사를 새롭게 이해하고 접근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에 책 전체의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는 서론이 있고, 1장은 독일 역사학의 새로운 흐름으로 등장한 일상사를 다루며, 2장은 20세기 프랑스 역사학계를 풍미한 아날 학파의 심성사를 소개한다. 3장은 역사에 대한 ‘문화사적 전환’이나 ‘신문화사’에 관련된 영미 학계의 동향에 대해 설명하며, 4장과 5장은 역사학의 자기인식을 언어의 중요성에 입각해 새로이 규명하려는 ‘언어로의 전환’에 대해.. 2020. 6. 25.
뉴욕도서관으로 온 엉뚱한 질문들 (뉴욕공공도서관 지음, 베리 블리트 그림, 이승민 옮김, 정은문고 펴냄) 『뉴욕도서관으로 온 엉뚱한 질문들』은 1940년대부터 뉴욕공공도서관 이용자들이 남겨 놓은 가장 특이하고 엉뚱한 106가지의 질문과, 그에 대한 도서관 사서들의 친절하고 유쾌한 답변을 함께 모아 펴낸 흥미로운 책이다. 이 책 안에는 빈대가 등장하는 책 제목이나 나폴레옹의 뇌 무게 같은 엉뚱한 질문이나, 단두대의 판매처나 인육의 영양가를 묻는 으스스한 질문들, 심지어 부정확한 철자를 사용했거나 플라톤 ‧ 소크라테스 ‧ 아리스토텔레스가 같은 사람인지를 묻는 바보스러운 질문에 이르기까지, 온갖 기상천외한 질문들이 가득하다. 그리고 뉴욕 도서관의 사서들은 아무리 하찮거나 엉뚱해 보이는 질문에 대해서도 품위와 유머를 잃지 않은 채 다섯 문장 내외의 친절한 답변으로 응대하며, 필요한 경우에는 관련 서적들을 소개하거나.. 2020. 5. 30.
혼자 남은 밤, 당신 곁의 책 (표정훈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서강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책과 독서, 출판에 대한 글을 쓰는 ‘탐서주의자’ 표정훈은 내 책읽기에 꽤 큰 영향을 끼친 작가다. 그가 지은 『책은 나름의 운명을 지닌다』와 『탐서주의자의 책』은 내게 오랫동안 책과 책읽기에 대한 교과서 같은 역할을 했다. 그는 작년에 펴낸 『혼자 남은 밤, 당신 곁의 책』의 머리말에서 이 책이 다양한 그림 속에 그려진 책의 제목과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그림이 그려진 시기의 책과 독서, 그리고 출판문화를 바탕으로 상상력을 발휘해 그림 속 책이 무엇일지 그 정체를 추측한다. 그는 자신의 추측을 그 그림에 깃들어 있을 법한 가상의 대화나 그림 속 인물들 사이의 대화, 그림 속 알려지지 않은 인물의 삶 한 자락에 대한 재구성 등 .. 2020. 5. 12.
질병이 바꾼 세계의 역사 (로날트 D. 게르슈테 지음, 강희진 옮김, 미래의 창 펴냄) 『질병이 바꾼 세계의 역사』는 한 시대를 휩쓸며 인류를 위협했던 치명적인 질병들과 역사의 전환점에 질병으로 고생했거나 사망한 권력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전염병의 유행과 권력자의 질병이 어떻게 역사에 영향을 미쳤는지 살피고 그 질병들이 아니었다면 역사의 흐름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추측해보는 흥미로운 책이다. 안과의사이자 역사학자인 저자 로날트 D. 게르슈테가 이 책에서 다루는 역사의 흐름을 바꾼 치명적 전염병의 목록에는 페스트, 매독, 천연두, 콜레라, 스페인독감, 에이즈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알렉산드로스 대왕, 메리 튜더, 우드로 윌슨, 레닌, 스탈린, 루즈벨트, 존 F. 케네디와 같이 심각한 질병에 걸린 권력자들에 대해서는 병력전기학(pathobiography)을 통해 그 고통의 발자취를 추적한다. 저.. 2020. 5. 5.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창비 펴냄) : 빗창 - 제주 4.3 (김홍모 만화), 사일구 - 4.19 혁명 (윤태호 만화) 아무리 얘기해도 - 5.18 민주화운동 (마영신 만화), 1987 그날 - 6.10 민주항쟁 (유승하 만화) 1.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기획한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시리즈가 2년여의 작업 끝에 창비출판사에서 나왔다. 총 네 권으로 구성된 이 시리즈의 책들은 우리 사회가 권위주의 제체와 군부독재 정권의 억압을 이겨내고 성숙한 민주주의 체제로 나아가기까지의 과정에서 커다란 전환점이 되었던 사건인 제주 4·3, 4·19 혁명, 5·18 민주화운동, 6·10 민주항쟁을 네 명의 작가가 각각 한 편씩 맡아 만화로 그려낸 것이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인 지선 스님은 책의 앞머리에 실린 기획의 말에서 이 프로잭트가 민주화운동을 직접 경험하지 않은 젊은 세대에게 어떻게 그 생생한 역사를 잘 알릴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책들이 우리 민주주의 역사를 새롭게 발견하고, 내일의 세대에게 .. 2020. 4. 30.
조지 오웰 (피에르 크리스탱 글, 세바스타앵 베르디에 외 그림, 마농지 펴냄) 『조지 오웰 』은 과 등의 소설을 쓴 20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이나 같은 르포 문학의 걸작을 남긴 탁월한 저널리스트이기도 했던 조지 오웰(George Orwell, 1903~1952)의 삶과 작품 세계를 정교한 흑백 만화와 강렬한 컬러 그림에 담아낸 그래픽 전기다. 작가인 피에르 크리스탱과 여섯 명의 만화가들은 식민지 경찰, 극빈층 프롤레타리아, 인민전선 의용군, 르포 작가, 소설가, 사회주의자, 애국자, 국토방위군, 저널리스트, 反전체주의자 등 다양한 얼굴을 가진 이 자유로운 휴머니스트의 초상을 150여 페이지 남짓 되는 그림책 안에 잘 그려냈다.에릭 아서 블레어(조지 오웰의 본명)는 인도의 벵골에서 식민정부의 하급 관리의 아들로 태어났다. 남편과의 관계가 소원했던 어머니를 따라 영국으로 이.. 2020. 2. 21.
역사의 의미 (칼 뢰비트 지음, 이한우 옮김, 문예출판사 펴냄) 『역사의 의미』는 하이데거의 제자로 우리나라에도 몇 권의 책이 번역된 바 있는 유대계 독일 철학자 칼 뢰비트(Karl Löwith, 1897~1973)가 '구속사'와 '세속사'의 관계를 중심으로 서구 역사철학의 기원과 전개 그리고 가능성에 대해 탐구한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역사철학'이란 "역사적 사건이나 결과를 서로 통일시켜 궁극적 의미와 관련지어 주는 원리를 찾아내려는 세계사에 대한 체계적인 해석"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서구의 역사철학은 역사를 구속사로 해석하는 신학적 역사 개념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대 역사철학자들은 볼테르의 경험적 방법론을 수용해 검증될 수 없는 신학적 역사 연구를 거부하면서, 진정한 역사적 사유는 18세기에 와서야 시작되었다는 결.. 2019. 12. 14.
대한민국 독서사 (천정환 · 정종현 지음, 서해문집 펴냄) 『대한민국 독서사』는 대학의 국문과에 재직하면서 한국 현대 문학사와 문화사를 연구하는 두 명의 연구자들이 광복 후 70년 동안 우리가 어떤 책들을 사랑해 왔고 우리의 책 읽기 문화는 어떻게 변해 왔는지를 시대별로 살피고 있는 책이다. 저자들은 “저자에서 시작해 독자까지 연결되는 커뮤니케이션 회로의 각 단계와 전 과정이 시간과 공간에 따라 어떻게 변천 발전했는지를 이해하려는 것”이 ‘책의 역사’라면, “커뮤니케이션 회로의 마지막 단계이자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이 실현되는 단계인 읽는 행위”, 즉 과거의 독서 양상과 관행을 정확하고 꼼꼼하게 밝히는 것이 ‘독서의 역사’라고 말한다. 그리고 책의 선택과 구입, 독서 과정과 독서 후 인식과 행동의 변화에 이르는 모든 일은 개인이 속한 당대의 문화적 정황에 의해 주어.. 2019. 12. 14.
일러스트로 보는 유럽 복식 문화와 역사 1 - 고대로부터 르네상스까지 (글림자 지음, 혜지원 펴냄) 『일러스트로 보는 유럽 복식 문화와 역사 1』은 유럽의 문명과 패션이 시작된 고대 그리스의 미케네와 크레타 문명에서부터 인위적인 화려함의 극치를 달렸던 르네상스 말기에 이르기까지, 유럽 전역의 대표적이고 특색 있는 복식 문화를 풍부한 일러스트와 함께 시대별 국가별로 소개하고 있는 교양 유럽복식사 입문서다. 복식 문화의 매력에 빠지 다양한 일러스트 작업을 진행중인 저자는 복식이란 예술의 한 분야이자 시대의 미학을 표출하는 귀중한 지식이며, 복식을 알아간다는 것은 당대의 삶과 역사를 알아가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이 책에서 우선적으로 유럽 역사의 큰 흐름을 소개하고 지리적인 환경, 사회적인 변화, 사람들의 의식이 어떤 식으로 복식에 반영되었는지를 하나하나 살펴나간다. 이 책은 고대로부터 르네상스까지의 .. 2019. 11. 14.
아무도 없는 곳을 찾고 있어 (쇼노 유지 지음, 오쓰카 이치오 그림, 안은미 옮김, 정은문고 펴냄) 『아무도 없는 곳을 찾고 있어』는 대학졸업 후 희망도 의욕도 없이 여행사에 근무하다가 서른 다섯이 되는 해부터 커피를 볶기 시작해 고향인 도쿠시마에 ‘아알토커피’와 ‘14g’라는 커피 가게를 열고 10여 년간 커피 로스터로 살아온 한 남자의 이야기다. 요식업이나 소매업을 해본 적도 없고 돈도 인맥도 재능도 없었지만 10년간의 좌충우돌 끝에 ‘살아남는’ 데 성공한 저자는, “지금껏 서툴러 하루하루 격투를 벌이는 나 같은 인간도 어떻게든 해내고 있다”는 말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일류도 이류도 아닌 ‘보통사람’인 자신이 실수와 실패를 거듭하며 알게 된 것을 앞으로 뭔가 시작하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슬쩍 전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이 책을 썼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커피가게를 열고.. 2019. 10. 4.
발터 벤야민의 수수께끼 라디오 (발터 벤야민 지음, 마르타 몬테이로 그림, 박나경 옮김, 봄볕 펴냄) 『발터 벤야민의 수수께끼 라디오』는 독일의 문예 비평가이자 철학자인 발턴 벤야민이 1932년 프랑크푸르트 라디오 방송 대본으로 썼던 글을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벤야민 책 몇 권을 인터넷으로 구입하면서 함께 산 책이었는데 도착하고 보니 초등학생 상대의 그림책이어서 황당했던 기억이 있다. “농부는 자주 볼 수 있고, 왕은 가끔 볼 수 있지만, 신은 결코 볼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수수께끼 때문에 밤새 한숨도 자지 못한 주인공 하인즈는 친구인 안톤에게서 “자신의 모자를 놓고 갔으니 찾아 달라”는 부탁과 “이미 모자를 찾았으니 신경쓰지 말라”는 자답이 함께 담긴 이상한 편지를 받는다. 이 편지를 받은 주인공은 안톤이 수수께끼 풀기의 귀재임을 떠올리고 해답을 얻기 위해 그를 찾아 .. 2019. 9.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