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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인문/철학

정의를 위하여 (강남순 지음, 동녂 펴냄)

by 서음인 2019. 9. 21.

정의를 위하여는 미국 텍사스크리스천대학교에서 코스모폴리터니즘이나 페미니즘과 같은 현대의 철학적 · 신학적 담론을 가르치는 강남순 교수가, ‘비판적 저항으로서의 인문학적 정신에 입각하여 구체적 현실 속에서의 정의에 대해 다층적으로 성찰한 기고글들을 모아 펴낸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이 지향하는 비판적 저항으로서의 인문학이 속세를 초월한 고상하고 우아한 문화 활동이 아닌 비판적 성찰, 해답 찾기가 아닌 새로운 물음 묻기를 통한 세계 개입, 그리고 인류 보편가치로서의 정의 · 평화 · 평등 · 연대의 가치를 확장하고 실천하기 위한 활동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정치 · 사회 · 종교 · 윤리의 네 영역에서 정의에 대해  비판적으로 성찰한 마흔 네 편의 글들을 통해, 여성 · 장애인 · 소수자 · 빈곤층까지를 포괄하는 더 정의롭고 평등한 세상을 향한 여정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정의로운 정치를 위하여' 라는 제목 아래 '정치적 저항'을 다룬 이 책의 1부에서, 저자는 자유와 해방을 억압하고 적대와 배제를 제도화하며 생명을 경시하는 정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변혁을 요청하는 정치적 저항이 인문학의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평등사회를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2부인 사회적 저항에 실린 열한 편의 글에서는 젠더 · 인종 · 계층 · 나이 · 장애 · 성적 지향 · 국적 등으로 사회 내에서 벌어지는 차별과 억압을 정상화하는 가치 구조를 비판하면서, 사회적 저항을 통해 평등과 정의의 원을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연민의 종교를 위하여'라는 제목이 붙은 3종교적 저항에서는 여성 · 성소수자 · 타종교를 배제하거나 그들에게 폭력을 가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종교에 대한 저항이 평화 ·  평등 · 정의와 같은 인문학적 가치의 확산과 실천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마지막으로 4부인 윤리적 저항에 실린 열한 편의 글을 통해서는 제도나 구조가 아닌 개인들의 이기심을 비판적으로 조명하고, 경험과 이해능력의 한계에 따른 인식의 사각지대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설명하며, 나로 살아간다는 것은 결국 타자와 '함께 살아감'이라는 사실을 환기하면서 사회 종교적 억압과 차별 구조를 개선하도록 촉구한다.


이러한 '비판적 저항으로서의 인문학적 성찰'을 통해 저자가 도달한 종착점에는 모두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상식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제기, 기득권의 관점에서 구축된 다양한 '위계'와 '질서'에 대한 거부, 차이 · 다양성 · 개별성에 대한 적극적인 긍정, 정의 · 평등 · 평화를 구현하기 위한 저항과 연대 그리고 환대의 정신, 나-우리 속의 인식론적 사각지대에 대한 비판적 성찰 등이 자리한다. 그리고 저자가 이 여정 가운데 조우한 신은 영웅주의적 신, 요술 방망이의 신이 아닌 고통과 절망의 현장에서 함께 고통스러워하는 연민의 신’. 정의롭고 평등한 세계로 변혁하기 위해 씨름하는 연대의 신’, 그 누구도 차별하거나 억압하지 않고 끌어안는 포용의 신“, 그리고 모든 이들을 한 사람 한 사람 고귀한 존재로 받아들이고 따스하게 맞이하는 '환대의 신'이다. 이야말로 타자와 소수자에 편견과 증오가 만연한 21세기의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정신, 가장 필요한 신앙이 아닐까?



목차


책을 시작하며


프롤로그: 비판적 저항, 인문학적 성찰의 일상화

 

1. 정의로운 정치를 위하여: 정치적 저항


수단의 나라에서 목적의 나라

생명정치를 향하여

왜 사유하기를 포기해서는 안 되는가

어떤 정치적 저항이 준 선물

국정화라는 이름의 욕망

사랑의 정치학

3세 인간의 절규, ‘나는 인간이다

나는 대통령의 서재가 궁금하다

더불어 정치가 답해야 할 세 가지 질문

개천에서 용 나면 안 되는 이유

출생 비밀의 사회에서 벗어나기

 

2. 평등 사회를 위하여: 사회적 저항


분노를 배워야 하는 이유

표절보다 깊은 병

남성은 페미니스트가 될 수 있는가

성소수자 혐오는 인류에 대한 범죄

이성애 중심 사회를 넘어서

아이는 어른의 식민지가 아니다

헬명절을 넘어 존재들의 향연으로

스마트폰과 어떤 결혼 생활을 할 것인가

게임사회의 그림자

힐링의 상업화, 그 위험한 덫

미생공화국의 자화상

 

3. 연민의 종교를 위하여: 종교적 저항


좋은 종교, 나쁜 종교

독일 말도 하는 신

신의 이름으로 신을 배반하는 이들

침묵하는 신

예수 없는 크리스마스의 딜레마를 넘어서

반쪽 진리의 폭력에 저항하라

생명의 종교를 향한 혁명의 바람

종교는 구원 클럽이 아니다

성소수자, 예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물음표를 부활하라

종교, 그 불가능성을 향한 열정

 

4. 희망적인 삶을 위하여: 윤리적 저항


(감히) 스스로 읽으라

우리는 희망한다, 고로 존재한다

용서의 가능성과 불가능성 사이에서

용서를 연습해야 하는 이유

칸트의 패러독스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낙관 대신 희망하라

성찰적 소통을 위하여

인간의 두 얼굴을 안다는 것

저항을 외면하는 네 가지 방식

나는 저항한다, 고로 존재한다

정의와 미소, 그리고 환대

 

에필로그: 새로운 세계를 향한 낮꿈과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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