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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연구훈련/성경연구단상

누가복음 줌미팅 준비 및 후기 - 일상의 제자도

by 서음인 2021. 2. 23.

2021년 2월 19일(금)     얼마 전 감사하게도 누가복음을 공부하는 그룹으로부터 줌 미팅에 초청받았습니다. 누가복음은 공부한지도 오래됐거니와 그다지 열심히 공부하지도 않았지만, 제게는 “기독교 복음과 예전, 그리고 문화에 풍성함과 아름다움을 더해 준 로드무비 같은 복음서”로 각인되어 있습니다. 참석자들이 워낙 훌륭한 분들이라 배움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편안히 기다리고 있었는데, 미팅 날짜가 다가올수록 이렇게 아무것도 기억에 없는 상태로 참여해도 되는지 조금 염려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어제 저녁 황급히 그간 모으고 읽어 왔던 신약개론서나 단권주석들을 꾸역꾸역 찾아 살펴보니, 그래도 반 정도에서는 누가복음 부분을 읽은 흔적이 발견되는군요. 분명 제 책이고 익숙한 글씨도 보이는데, 왜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단 말입니까! 읽었던 부분이라도 한 번씩 살피고 줌 미팅에 참석했으면 좋겠는데, 분량이 만만치 않아 아예 불가능할 것 같네요. 인생 내내 그래 왔던 것처럼, 딱 하루 전에만 시작했어도 훨씬 나았을 텐데 ㅎㅎ

 

2021년 2월 20일(토)    누가복음 줌 미팅을 잘 마쳤습니다. 모임 두 시간 전부터 시작 직전까지 저 책들을 뒤져가며 급히 네 장짜리 “족보”를 만드는데 성공한 덕분에, 대단하신 분들의 대화에 말석에라도 겨우 한 자리 낄 수 있었습니다. 긴박함을 알려주듯 글씨가 안드로메다로 날아갑니다. 시험 직전까지 이어지는 벼락치기로 근근히 위기를 탈출하던 옛 실력(?)이 아직 살아있었네요 ㅎㅎ 누가복음 전체를 일상의 제자도라는 맥락에서 잘 짚어주신 강연자 김기현 목사님과 필요한 곳마다 유용한 도움을 주신 민경구 교수님, 이 모임을 기획해 주신 온상원 선생님을 포함한 모든 분들에게 많이 배운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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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에만 나오는 구유에 누운 아기 예수, 삭개오, 마리아와 마르다, 선한 사마리아 사람, 돌아온 탕자의 이야기가 빠진 복음서는 얼마나 허전할까요? 누가복음 1-2장에 나오는 찬송시들인 Ave Maria, Magnificat, Benedictus, Gloria, Nunc Dimittis가 사라진 (가톨릭 교회의) 예전과 클래식 종교음악을 상상할 수 있을까요? 이번 공부의 개인적 깨달음은 누가복음이 “성경의 복음과 기독교 예전, 그리고 서구 문화에 풍성함과 아름다움을 더해 준, 흥미로운 이야기와 아름다운 음악으로 가득한 전편(구약)과 속편(사도행전)을 가진 로드무비”에 비유될 수 있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음번 공부 때는 더 새롭고 나은 이해에 도달하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 임박한 재림을 기대해면서 즉각적 순종을 강조하는 마가복음이 급진적 제자도를 요구하고, 곳간에서 옛 것과 새 것을 꺼내오는 천국의 서기관이 쓴 제자훈련 매뉴얼인 마태복음이 훈련으로 만드는 제자도를 강조한다면, 재림의 지연과 현세적 구원을 강조하는 누가복음은 음식과 돈을 그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일상의 제자도를 가르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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