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시간에 ReaDream 독서모임이 주최한 <믿음을 묻는 딸에게, 아빠가> 온라인 북토크에 참여했습니다. 이 독서모임은 미국에 거주하는 평신도들이 결성해 2010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저를 포함해 미국 각지에서 총 12명의 인원이 참여해 제 책에 대한 질문과 대답을 이어갔습니다. 참석한 분들이 책에 대해 극찬에 가까운 호평을 해주셔서 기쁘기도 했지만 날카로운 질문에 진료실 모니터 앞에서 한 시간 반 동안 진땀을 빼기도 했습니다. 책이 나온지 1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시고 북토크와 강연으로 불러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비록 점심은 걸렀지만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네요!
<사전질문과 준비한 대답>
원찬연
1. 현재 작가님은 보수적인 대형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작가님이 가지고 계신 신앙이 교회 내에서 잘 소통되고 있고 공동체의 신앙에서 구현되고 있다고 느끼시는지요? 한 개인의 신앙과 소속된 공동체에서 표현되는 신앙과 괴리감을 느낄 때 어떻게 소화해 내면 좋을까요? 만약 젊은이들이 자신의 신앙적 내용과는 소통되지 않는 공동체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느낀다면 어떤 조언을 해주실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 일단 제가 다니는 교회는 대형교회가 아닌 역사가 오래된 중형교회입니다.
- 교회 내에서 제 신앙이 공식적으로 구현되거나 소통되지는 않습니다.
- 그러나 용인되고 묵인됩니다. 비공식적으로는 지지자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 제가 다니는 교회는 기본적으로 보수적 스탠스이지만 꽤 포용적입니다.
- 교회는 교단의 공식적 신학과 목회자의 목회방침에 따라서만 움직이지 않습니다.
- 대부분의 교회는 성도들의 신앙적 다양성이 존재할 수 있는 ‘틈’이 존재합니다.
- 교회에서는 신학이나 능력보다 관계가 중요합니다. 장로!
- 오랜 교인이고 성실하게 봉사했으며 사회적 지위를 가진 중년 남성 성도입니다.
- 견해가 다르더라도 예의와 정중함을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 이런 이유들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잘 ‘버틸’ 수 있었습니다.
- 저는 운이 좋았습니다. 모든 사람이 그럴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도저히 참지 못할 경우겠으면 나가라. 교회는 많다.
- 제 전략은 성급하게 움직이기보다 자기 자신을 지키며 버티라는 것이다.
- 웬만하면 버티면서 자신이 움직일 공간을 만들어 내 보도록 하라.
- 어떤 경우에도 인간적 예의는 잃지 말라.
2. 작가님이 여러차례 언급하신 '성인이 된 세계'라는 표현이나 '하나님 없이 하나님 앞에'라는 문구를 좀더 자세히 설명해 주실수 있으신가요? 저는 이런 표현에서 세상을 하나의 표현으로 단정하는 위험성 같은걸 느꼈습니다. 비슷한 경우를 저는 교회에서 많이 느꼈는데요. 여러 상황속에서 유도된 작은 문구가 맥락없이 사용되는 경우입니다. 이렇게 메세지의 명확성을 위해, 혹은 대중적 호응등을 위해 교회내에서는 이런 단정적 태도가 신앙의 중요한 미덕으로 여겨지는 것 같습니다. 모호성와 신비를 품으면서도 신앙의 실천성을 유지할 수 있는 길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 일단 ‘성인이 된 세계’와 ‘하나님 없이 하나님 앞에’는 본회퍼의 책에 나오는 용어
- 관용어처럼 사용되면 많은 사람들이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잘 알려진 용어임.
- 관용적 표현이 현실을 모두 포괄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 깊이 공감한다.
- 그러나 함축적 레토릭이 가지는 힘이 있다! 백 마디 설명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
- 옳고 틀리고가 아니라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사용하느냐의 문제.
성인이 된 세계 (현대 사회를 가장 잘 규정한 표현)
- 세상의 이치를 설명하기 위해 ‘신’이라는 작업가설이 필수적이지 않은 세상
- 신의 설 자리가 전혀 없어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어떤 사람들은(그리스도인 포함) 실존적 이유로 신을 필요로 하며
신의 존재가 세상을 더 잘 설명한다고 믿기도 한다. (기독교 세계관)
- 그러나 신의 존재를 가정하는 데 ‘믿음’의 도약이 필요해진 세상이다.
하나님 없이 하나님과 함께 (본회퍼의 제자도를 가장 잘 나타낸 표현)
- 그렇다면 성인이 된 세상에서 신은 어디에?
- 성인이 된 인간에게 훨씬 많은 권한을 위임하고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약함과 무력함 가운데 존재하신다
- 인간은 책임적 존재로 자신에게 위임된 책임에 응답해야 한다.
- 이는 세상 한가운데 계시는 하나님을 따르는 제자의 삶이다.
-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하며 타자를 위한 존재로 살아가는 삶 (값싼 은혜)
- 2차 세계대전의 참상 이후 신정론의 문제에 대한 하나의 대답
세속화 신학 - 매력이자 위험!
- 전통적인 신관(과 그에 의해 지탱되어 온 종교체계)에 대한 도전
- 하나님이 전지전능, 무소부재한 가부장적 신이 아니라
고통받는 신, 인간의 고통을 체휼하는 신, 인간과 함께 세상을 만들어가는 신
하비 콕스, 몰트만, 과정 신학
- 교회에서 세상으로, 종교에서 세속으로
신비와 실천
- 전통적 기독교인들은 전통적 신을 버리지 못한다
- 신 VS 인간, 교회 VS 세상의 첨예한 구분
- 이 방식은 분열적이고 모순되지만 안전하다. (단정적 신앙의 태도)
- 세상에서의 실천을 강조하는 본회퍼의 하나님을 섬기는 것은 어렵다
- 그 위험이 WCC와 한국의 사회참여적 교회들을 통해 실제화되기도 했다
- 본회퍼는 신앙의 영역. 교회의 역할을 부정하지 않는다.
- 신도의 공동생활 (교회에서의 비밀 훈련)
- 내 방식은 보수적 예전/찬양대 참여를 통한 초월과의 만남
VS 생각과 실천은 자유롭게! (몸은 보수 생각은 자유)
서로이
1. 책 제목이 '믿음을 묻는 딸에게, 아빠가' 인데 아빠의 책을 따님이 읽으셨는지, 읽으셨다면 읽고 난 후 반응이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우리 아이들 셋다 책만 펴면 아빠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서 뭔가 웃겨서 끝까지 읽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큰딸은 재미있게 다 읽었답니다.
2. 책을 읽으면서, 작가님의 블로그를 둘러보면서, 어떻게 이렇게 많은 시간을 읽고 쓰시는지 놀랍고 궁금해졌습니다. 읽고 쓰는 행위는 작가님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나요?
- 원래 읽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읽는 일은 제게 즐거운 아마추어의 놀이요 휴식
- 리뷰를 쓴 이유는 읽은 내용이 사라지는 것이 아쉬웠기 때문입니다.
- 책은 사명감과 기획이 아닌 대표님의 권유로 쓰게 되었습니다.
- 두 번 뒤집힌 끝에 세상에 나왔습니다.
- 쓰는 일은 언제나 제게 힘들었습니다.
- 작가가 되니 읽고 쓰기가 모두 힘들어졌습니다.
- 아마추어가 아닌 책임을 져야 하는 프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 그런 의미에서 책의 내용에 대한 찬반은 있을지언정
내용 자체가 틀렸다는 비판이 없어 다행입니다.
- 쓰고 나니 또 써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작가의 타이틀은 일종의 마약과 같습니다.
- 작가로 한국교회에 기여하라고 하는데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3. 작가님의 추천해 주고 싶은 비기독교 서적 인생 책은 무엇인가요?
- 지금 읽는 책이 가장 좋은 책
서유기 VS 삼국지
성장소설/비판소설
반권위적, 자유롭고 독립적, 지혜와 능력, 독립된 의지와 인격을 유지
긴고주 - 실존적 현실적 속박 가운데 고뇌하며 사는 인간의 모습
최인훈과 이광주 - 교양과 교잉인에 대한 로망
도덕성과 문화적 이상을 구현하는 이상적 인간인 교양인
고답적/엘리트적-담론과 연대-참여와 비판
루터와 에라스뮈스 - 관용과 지성, 유머와 놀이정신, 평화와 회의주의
제프리 삭스/로티/포퍼 - 좋은 세상을 어떻게 만들까 (대량구제무기)
4. 실제 삶속에서 작가님은 생각이 다른 기독교인들과 어떻게 여전히 사랑하며 잘 지낼 수 있을까요 (여전히 사랑하며 잘 지내신다는 전제하에)?
- 소극적 성격/시골 개원의의 삶/중형교회 - 인간관계가 폭넓지 않습니다.
- 한국교회에서 잘 지내는 가장 쉬운 방법은 정치 이야기 자제입니다.
- 당장 우리직원들의 갈등 때문에 아주 힘듭니다.
- 역지사지의 심정과 긍휼히 여기는 마음
이정우
1. 인문·사회과학 책들이 기독교 이해에 미친 영향. 비기독교, 특히 인문학과 사회과학 서적을 많이 읽으셨는데, 이러한 공부가 기독교를 이해하는 데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이러한 독서가 기독교에 대한 이해를 어떻게 심화시켰는지, 그리고 기존 신앙에 큰 변화를 가져온 경험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 처음에는 기독교 세계관 이후 기독교적 가치가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 공부
- 세속화는 악인가?
세상이 세속화된 것은 세속이 그만한 능력을 보여주었기 때문
신학은 최종심급이 되려는 욕망을 버려야 한다
- 성경이 불명확거나 알려주는 진리를 알게 됨 - 죄/진실
죄에 대한 르네 지라르나 한나 아렌트의 이해
- 성경의 껍질과 핵심, 문화와 복음을 구분하기 위해
가부장제는 성경적인가 (기족제도는 사회경제적 변화의 산물)
성소수자에 대한 견해 (성소수자 문제는 과학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함)
2.신앙의 모험과 타자와의 만남 "신앙은 모험이다"라는 말씀이 인상 깊었습니다. 특히 타자와 다른 종교와의 만남이 자신의 근간을 흔들어버릴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셨는데, 실제로 그러한 경험을 하신 적이 있다면 나누어 주시겠어요? 그 경험이 신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합니다.
- 무슬림들과의 만남 - 그들은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이다.
- 그들이 가진 신앙이란 의도적 회심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다.
- 무슬림이 ‘된’ 것이 아니라 무슬림으로 ‘태어난’ 것이다.
- 종교가 아닌 삶이다. - 불성실한 통역자의 예
3. 독서와 신앙의 관계 "책을 많이 읽으면 머리만 커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리고 책을 많이 읽을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분들에게도 깊은 믿음이 있음을 발견하셨다고 했는데요. 그렇다면, 우리는 왜 책을 읽어야 할까요? 책을 읽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 누구도 전제 없이 성경을 읽을 수는 없다.
- 모든 사람은 신학자이며, 머리 없는 신앙은 원래부터 존재하지 않는다.
- 자신의 신앙과 신학의 내용이 어떠하며
그것이 기독교 신학 가운데 공시/통시적으로 어디쯤 위치해 있는지 (세계기독교)
그 신앙이 인류 문명과 정신사에서 어디쯤 위치하고 있는지
- 나, 다른 기독교인, 기독교 신앙, 세상을 알기 위해
- 일단 저자가 하는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라
변화의 가능성에 자신을 노출시키라 (학과 물고기)
텍스트의 이야기에서 나 자신의 이야기로 나아가라
최현승
진실 쳅터에서 “진실의 얼굴을 대면하고 가장 극적인 운명의 변화를 겪은 사람으로 그리스 비극의 주인공인 오이디푸스왕”을 소개하며 소포클레스의 비극을 소개해주시고 추천도서로 소개해주시는 것도 흥미로웠어요. 선악의 구분도 없고, 그 사이에서 파국으로 치닫는 등장인물들의 갈등들이 흥미로워서 과거에 책도 찾아보고 연극도 많이봤던 기억이 있는데 그리스 비극이 기독교서적에서 소개되어서 흥미로웠습니다. 진실에 마주하기 두려워하는 기독교인에 대비해서, 진실에 마주하는 오이디푸스 해석도 생각해볼 부분이 있었네요. 왜 기독교인들 포함한 대다수 사람들이 진실을 마주하기 두려워한다고 보셨는지 궁금해요.
- 의도적으로 비기독교 책들을 넣음 - 기독교는 배타적으로 진리를 독점하지 않는다
- 하나님은 성경뿐 아니라 인류문명의 위대한 성취를 통해서도 말씀하신다.
- 성인이 된 세상에서 참된 제자의 모습은 오이디푸스의 모습
-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그리스인이 되어야 한다.
- 진실은 사람을 불편하게 한다.
- 목사의 딸, 박윤선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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