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과 상황> 400호 기념 연재 기획 공모전 ‘복음과 상황을 잇다’ 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영광을 얻었습니다. 심사위원장은 광주소명교회 박대영 목사님께서 맡아주셨고, <복음과 상황>에서는 강동석 기자가 함께해 주셨습니다. ‘평론가’와 ‘출판인’으로는 강경희 평론가와 ‘사자와 어린양’ 이현주 대표가 참여했으며, 저는 ‘독자위원’ 자격으로 말석에 자리를 얻었습니다. 먼저 심사위원 각자가 24편의 투고원고에서 추려진 15편의 본선 참여 작품에 대해 블라인드로 심사 및 평가를 진행했으며, 이후 두 차례 온라인으로 모여 토론을 통해 수상작을 가리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최우수상에는 구선우 목사님의 <동물기>가 선정되었고, 우수상 두 편은 <대안 언론가로서의 함석헌 읽기>(민대홍)과 <우울증 권하는 사회>(정태형)가 뽑혔습니다. 멋진 글과 대단한 심사위원들을 통해 기쁨과 배움을 누린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8월호에 실린 제 심사평을 공유합니다.
심사평 - 21세기를 다채롭고 치열하게 조명한 멋진 글들
정한욱 (안과전문의, 『믿음을 묻는 딸에게, 아빠가』 저자)
본선에 올라온 열다섯 편의 글은 무엇보다 다채로웠습니다. 에세이뿐 아니라 소설, 대담, 소논문 등 여러 장르의 글들을 만나볼 수 있었고, 다뤄진 주제도 ‘교회’와 ‘사회’를 넘어 환경, 동물권, 현대미술, 문학, 심리학, 성서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했습니다. 다원화된 세상에서 ‘복음’과 ‘상황’을 연결하는 일이 이전보다 훨씬 복잡하고 어려워졌지만 그만큼 흥미진진한 과제가 되기도 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최우수상으로 선정된 <동물기>는 우리에게 친근한 여러 동물에 대한 묵상을 통해 최근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동물권 혹은 동물신학이라는 주제에 접근하는 참신한 기획이 돋보였습니다. 우수상 선정작인 <우울증 권하는 교회>는 기독교 신학의 핵심 담론 중 하나인 ‘죄’가 유발하는 죄책감과 우울증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솔직하면서도 따스하게 다룬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다른 우수상 수상작인 <대안 언론가로서의 함석헌 읽기>에서는 함석헌이라는 과거의 ‘대안 언론가’를 통해 현재 언론이 처한 위기를 조망하고 그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시도가 설득력 있게 다가왔습니다. 아쉽게 순위에 들지 못했지만 기후 환경 위기를 다룬 <지구를 지켜라 ‘Genesis 1:28>과 <해방을 넘어 생태로, 기후위기를 넘어 ‘탈성장 사회>로’가 보여준 시의성과, 현대미술과 기독교 신앙의 통합적 이해를 시도한 <러브즈, 그 상투성에도 불구하고>의 높은 완성도도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기독교의 위기’와 ‘구텐베르크 은하계의 붕괴’같은 암울한 전망이 공공연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이 때, 21세기 대한민국의 상황을 다채롭고 치열하게 복음으로 조명해 낸 멋진 글들과 만나 기쁨과 희망을 얻었습니다. 응모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 더 좋은 글과 책을 통해 다시 만나게 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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