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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이야기

윤석열 탄핵

by 서음인 2024. 12. 14.

오늘은 탄핵가결투표가 있는 운명의 날이로군요. 진료 끝나고 서울에 도착하면 대충 4시쯤 될텐데, 추운 겨울에 매주 토요일마다 또 광장에서 촛불을 들어야 하는 일이 없기를 소망해 봅니다. 그럴 리는 없다고 확신하지만 설령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온다고 해도  길고 엄혹했던 군부독재도 끝장냈고 그 어려웠던 박근혜 탄핵도 성사시켰는데, 한 줌도 안되는 이빨 빠진 쿠데타세력과 그 추종자들이 엄중한 민주 공화국 시민들의 분노 앞에서 버텨봤자 얼마나 버티겠습니까. 과거에 박근혜 탄핵을 위해 들었던 열다섯 차례의 촛불과 검찰개혁을 위해 들었던 세 차례의 촛불을 복기하며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다행히 탄핵이 가결되었군요. 계엄선포 딱 열흘만이네요.민주화를 위해 흘린 영령들의 피와 깨어 있는 시민들의 힘이 참 대단합니다. 야광봉을 들고 시위장을 콘서트장으로 만드는 젊은이들을 보면서 희망과 안도를 느낍니다. 앞으로 다시는 어떤 권력자도 감히 시민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지 못하도록 이번 쿠데타와 관계된 모든 자들을 엄중한 법의 심판대 앞에 세워야겠습니다. 그리고 손바닥에 ‘왕’자나 쓰고 무당이나 찾아다니는 놈이 일으킨 쿠데타를 옹호하면서 엄한 소리나 해댄 한국교회 목사 장로들 진심으로 회개하시기 바랍니다. 물론 언제나 그랬듯 절대 그럴리 없겠지만. 그래도 오늘 교회에서 본 합동측 기관지 기독신문 1면 기사를 보면서 놀라움과 위로를 얻었습니다.

지금 내게 가장 큰시험거리는 교회고 목사의 입이다. 시대정신과 도도한 역사의 흐름은 전혀 모르는 채 저신들만의 게토에 갇혀 주일마다 그 가볍고 천박한 입을 나불대며 자신의 어리석음을 토해내는 목사들이 많구나. 시민의 목에 총칼을 거눈 쿠데타 세력을 교묘하게 옹호하는 자들이 강단에 득시글한 한국교회를 어찌할꼬. 처절히 망하고 새로 시작하는 것이 나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윤석열 체포, 역사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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