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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과학

세계를 움직인 과학의 고전들 (가마타 히로키 지음, 이정모 감수, 부키 펴냄)

by 서음인 2018. 1. 16.

1.『세계를 움직인 과학의 고전들』은 교토대학 인문환경학과 교수이자 과학 저술가인 저자 가마타 히로키(謙田活毅)가, 진화론의 비조인 다윈의 문제작 『종의 기원』에서부터 대륙 이동설을 주창했던 알프레드 베게너의 『대륙과 해양의 기원』에 이르기까지, 세상을 변화시키고 현대 문명의 기초를 다져 온 위대한 과학 고전 열네 권을 선정해 간략하게 해설한 책이다.


2. 저자는 각 장마다 각각의 고전들이 어떠한 사상사적 배경에서 등장했고, 당대에는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쳤으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한 후, 각 고전의 핵심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해 맛보기로 보여준다. 그리고 각 장의 마지막에서는 이 책의 감수를 맡은 이정모 서대문자연사박물관 관장이 해당 고전이 다루고 있는 분야를 좀 더 자세히 살피기 위해 함께 읽어보면 좋을 과학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3. 이 책을 읽다 보면 과학은 그들보다 앞선 거인의 어깨위에 서서, 당대의 상식과 정설을 뛰어넘는 독창적인 가설을 세우고 그것을 입증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으며, 때로는 기존의 정치 · 종교 ‧ 과학계의 권위에 맞서 자신의 학설을 지키기 위해 온갖 비난과 핍박까지 감수해야만 했던 ‘혁명가’들을 통해 발전하고 도약해 왔음을 알게 된다. 그러나 이 책은 이처럼 훌륭한 과학자들에게도, 다윈을 지지해 준 헉슬리처럼, 외롭고 힘든 싸움을 이어가던 그들을 지탱해 준 훌륭한 벗이나 조력자가 있었다는 사실 또한 알려 준다. 따라서 이 책은 단지 ‘과학’과 ‘고전’에 대한 책일 뿐 아니라, ‘우정’과 ‘연대’에 관한 책이자 ‘투쟁’과 ‘혁명’에 대한 책이기도 하다. 어찌 흥미롭지 않을 수 있겠는가?


4. 분량이 많지 않을 뿐 아니라 과학의 문외한이라도 이해에 전혀 어려움이 없을 만큼 알기 쉽게 서술되어 있어, 과학 분야의 책읽기에 입문하려는 분들이 편안하게 선택할 수 있는 좋은 교양서로 적극 추천할 만하다. 단, 각 장의 말미에 붙은 이정모 관장의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만큼은 순진한 애서가들을 서점으로 유인하여 지갑을 열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매우 위험한(?) 글이니, 평소 책을 좋아한다고 자부하는 분들이라면 절대 읽지 말기를 당부하는 바이다!


5. 이 책이 소개하고 있는 과학자들과 그들이 쓴 고전을 간략히 소개하기로 한다.


(1) 생존경쟁으로 가득한 자연계에 존재하는 ‘자연선택’이야말로 생물 진화의 원리라는 진화론을 주창함으로서 생물학이라는 울타리를 뛰어넘어 20세기를 대표하는 사상가의 반열에 오른 찰스 다윈(Charles Darwin, 1809~1882)과 그의 문제작 『종의 기원』.


(2) 프랑스의 아르마스 지역에서 직접 관찰한 곤충의 삶과 행태를 친근하고 일상적인 언어와 표현으로 자세히 서술함으로서 오늘날까지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고전의 반열에 오른 파브르(Jean Henri Fabre, 1823~1915)의 명저 『곤충기』.


(3) 7년에 걸친 세심하고 끈기 있는 완두콩 교잡 실험 끝에 ‘멘델의 법칙’을 발견한 아우구스티노會 수도사 그레고르 멘델(Gregor Mendel, 1822~1884)과 당대에는 철저히 무시되었지만 현대 유전학의 효시가 된 그의 논문 『식물의 잡종에 관한 실험』.


(4) 유전자의 기본물질인 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발견함으로서 사상 최연소로 노벨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미국의 분자생물학자 제임스 왓슨(James Watson, 1928~ )이, 이 위대한 발견을 둘러싼 과학자들의 격렬하고 치열한 욕망과 경쟁을 흥미진진하게 기록한 『이중나선』.


(5) 모든 동물은 생존을 위한 주관적인 환경을 만들어 그 안에서 살아간다는 ‘환세계(環世界)’의 개념을 처음으로 주창한 에스토니아의 생물학자 야콥 요한 폰 윅스퀼(Jakob Johann von Uexkuüll, 1864~1944)과 그의 혁명적인 책 『생물로부터 본 세계』.


(6) 유명한 ‘파블로프의 개’를 이용한 조건반사 실험을 통해 심리적 현상을 물리적인 자극과 생리적 반응으로 분석함으로서 현대 심리학을 과학의 반열에 올려놓은 러시아의 생리학자 이반 파블로프(Ivan Pavlov, 1849~1936)와 그의 대표작 『대뇌 양 반구의 작용에 대한 강의』.


(7) DDT와 같이 인체에 잔류되는 농약의 위험성을 용기 있게 고발하여 지구와 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혁명적으로 바꿈으로서 우리 시대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한 미국의 해양생물학자이자 과학저술가인 레이첼 카슨(Rachel Carson, 1907~1964)의 명저 『침묵의 봄』.


(8) 자신이 발견한 망원경을 통해 목성의 위성을 관찰하다가 천동설의 오류를 발견한 후 지동설을 강력히 지지함으로서, 과학이 실험과 실증에 근거를 둔 학문이라는 사실을 보여 준 이탈리아의 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 1564~1642)와 그의 책 『시레데우스 눈치우스』.


(9) ‘만유인력’으로 대표되는 고전 역학과 물리학, 그리고 천문학의 체계를 세움으로서 근대과학의 기틀을 다진 영국의 천재 물리학자 아이작 뉴턴(Isaac Newton, 1642~1727) 과 그의 업적을 집대성한 고전 중의 고전 『프린키피아』.


(10) 광속 외에는 시공간을 포함한 모든 것이 상대적이라는 ‘상대성 이론’을 주창했지만 자신의 이론에 의해 만들어진 원자폭탄에 충격을 받아 평화주의자로 생을 마감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물리학자’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과 그의 혁명적인 논문 『상대성 이론』.


(11) 도플러 효과를 사용하여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우리 은하의 밖에 위치한 다양한 은하‘들’의 존재를 증명함으로서 천문학의 패러다임에 혁명적 변화를 일으킨 미국의 천문학자 허블(Edwin Hubble, 1889~1953)과 그의 대표작 『성운의 세계』.


(12) 자연에 대한 당대의 모든 지식을 집대성한 전 37권으로 이루어진 대작으로 르네상스 시대까지도 권위 있는 교과서로 인정받아 여러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던 고대 로마의 저술가 가이우스 플리니우스 세쿤두스(Gaius Plinius Secundus, 23~79)의 백과사전적 저술 『자연사』.


(13) 동일과정설을 기초로 지구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고 주장함으로서 자연사의 일부였던 지질학을 과학의 한 분야로 확립한 ‘근대 지질학의 아버지’ 찰스 라이엘(Charles Lyell, 1797~1875)과 그의 대표작 『지질학 원리』.


(14) 하나로 붙어 있던 초대륙인 판게아(Pangea)가 1억 8000만년 전부터 현재의 대륙으로 갈라졌다는 ‘대륙 이동설’을 주장하여 지구과학계에 일대 혁명을 일으켰던 독일의 지구물리학자 알프레드 베게너(Alfred Wegener, 1880~1930)와 그의 문제작 『대륙과 해양의 기원』.



목 차


여는 글_ 열네 권의 과학 고전 8


I. 생명을 이야기하는 책


1. 생물학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진화론 사상으로 《종의 기원》 13

2. 전 세계의 모든 어린이들이 탐독하는 《곤충기》 30

3. “나는 내 과학 연구에 아주 만족하고 있다” 《식물의 잡종에 관한 실험》 44

4. 노벨상을 쟁취하기 위한 과학자들의 욕망과 경쟁 《이중나선》 61


II. 환경과 인간을 생각하는 책


5. 생물학의 새로운 세계를 개척하다 《생물로부터 본 세계》 83

6. 마음 현상을 물질의 변화로 설명하다 《대뇌 양 반구의 작용에 관한 강의》 99

7. 지구의 미래를 생각하는 과학으로 《침묵의 봄》 114


III. 인간을 둘러싼 물리를 탐구하는 책


8. 목성의 네 번째 위성으로 지동설을 증거하다 《시데레우스 눈치우스》 133

9. 눈앞의 힘이 아닌 자연계에 존재하는 힘 《프린키피아》 152

10. 시간은 늘었다 줄었다 하고, 시공은 일그러지고 《상대성 이론》 167

11. 지금 이 순간에도 우주는 팽창하고 있다 《성운의 세계》 190


IV. 지구의 신비를 밝히는 책


12. 고대 로마의 백과사전 《자연사》 211

13. 지구의 역사와 메커니즘을 설명하다 《지질학 원리》 225

14. 그린란드의 빙산에서 대륙이동설을 떠올리다 《대륙과 대양의 기원》 240


닫는 글_ 과학책 속 과학자의 청춘 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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