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 표정훈 작가의 흥미진진한 ‘그림 속 책 이야기’인 <혼자 남은 밤, 당신 곁의 책>을 다 읽었고, 오늘은 평소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던 책인 생태신학자 샐리 맥페이그의 <어머니 연인 친구 - 생태학적 핵 시대와 하나님의 세 모델>을 펴들었습니다. (사진 1) 전자는 평생 ‘탐서주의자’로 살아온 저자만이 쓸 수 있는 박식하고 재미있는 그림/책에 관한 책이고, 후자는 알리스터 맥그라스가 <신학이란 무엇인가>에서 ‘은유’로서의 신학 언어를 설명하면서 인용했던 책입니다. (사진 2) 조금 어려워 보이지만 기대가 됩니다.
2. 어제 집 앞 서점에 잠시 들러 조금 무리한 책사기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사진 3) 물론 핑계 없는 무덤이 없다고 모두 나름대로는 꼭 사야 할 절박한(?) 이유가 있는 책들이었지요. 그중에서도 요즘 많은 분들이 말하고 있는 톰 라이트의 <바울 평전>이 어떨지 궁금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가장 열심히 읽었던 바울 책은 겉장이 너덜너덜해지도록 읽고 참조했던 F. 브루스의 <바울>이었고, 실제로 성경공부를 하면서 많이 도움 받았던 책은 존 드레인의 얇은 책인 <바울>이었습니다. 그 후로는 몇몇 신약개론서들을 통해 조금 더 진보적인 바울이해를 접했고, <톰 라이트 바울의 복음을 말하다>를 통해 새관점을 소개받았으며, <바울과 현대철학>을 통해서는 현대철학 속의 바울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존 바클레이의 <단숨에 읽는 바울>을 통해 “2000년 동안 쌓인 바울해석이라는 웅장한 나무 전체에 대한 소묘”를 주마간산 격으로나마 감상하기도 했습니다. (사진 4) 과연 톰 라이트의 <바울 평전>이 브루스의 <바울>을 제칠 수 있을까요? 저도 궁금합니다.
3. 이번에 산 책 중 특별히 흥미를 끌었던 것은 ‘항쟁, 공동체 그리고 사회드라마’라는 제목이 붙은 <5.18 광주 커뮤니타스>였습니다. 인류학자인 빅터 터너의 유명한 이론인 “‘리미널리티ㆍ커뮤니타스ㆍ사회극’의 관점에서 광주항쟁과 그 이후를 재조명하면서, 항쟁 참여자들이 깊은 연대와 헌신의 공동체를 형성해나가는 과정과 그 내면적 조건들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민주 시민이 잊지 말아야 할 시대적ㆍ사회적 함의를 재구축”해 낸 책이라고 합니다. 50년이 넘는 세월을 이 땅에서 살아오고 한국현대사에 대한 이런저런 책들을 읽어 오면서 점차 확신하게 되는 것은 세상을 절대 저절로 좋아지지 않으며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는 누군가의 땀과 눈물과 피를 먹고 자라왔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 희생과 피의 역사적 맥락에 대한 깊은 인식과 공감 없이 기계적 중립을 강변하며 ‘공정’과 ‘정의’를 외치는 사람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그다지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합니다. 그간 한국 현대사에 대해 좀 소홀했는데 이 책을 계기로 그간의 성과를 열심히 쫒아가 봐야겠습니다! (사진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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