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사기의 아비멜렉 이야기를 살피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꾸 이 이야기에 히틀러 시대의 독일 제 3제국과 2021년 대한민국의 선거판이 오버랩되네요. 히틀러 집권 당시의 독일인들은, 이전 정권의 허약함에 대한 실망에서였든, 그들이 과녁으로 삼았던 특정 집단에 대한 증오 때문이었든, 세겜 사람들처럼 “우리가 남이가” 의식이나 자신들에게 떨어질 떡고물 때문이었든, 누가 봐도 절대악의 화신이었던 사악한 인간 걸레를 자신들의 지도자로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핑계를 차고 넘치도록 가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 선택의 결과는 아비멜렉 이야기의 결론과 마찬가지로 처참한 파국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든 어떤 방식으로든 권력에 중독된 사악한 인간 말종을 ‘총통’으로 옹립하는 데 기여했던 폭민(暴民) 대중들은, 전후 자신들의 선택이 불러온 절대악과 파멸의 망령을 마주하고서도, 스스로의 선택에 대한 구차한 변명만을 끝없이 읊조리거나, 오히려 피해자인 척 더러운 코스프레에 열중하거나, 침묵과 망각의 심연 속으로 깊이 숨어들었습니다. 아, 몇몇은 대놓고 혹은 은밀히 끝까지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고 강변하며 일베류의 네오 나치로 남기도 했겠군요. 그래도 히틀러가 정치는 잘했고 그 시대가 경제도 좋았다면서.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저런 생각을 품은 유사 파시스트들이 21세기의 대한민국 여기저기에 득실거리고 있다는 사실이 심히 역겹습니다.
대선이 몇 개월 앞으로 다가왔네요. 역사를 잊은 자들은 그 역사를 그대로 반복하는 저주에 처해진다고 합니다. 과연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그 결과는 우리의 운명을 어떻게 바꾸게 될까요? 그리고 5년 후 사람들은 스스로의 선택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게 될까요? 분명한 것은 유권자(市民/臣民/暴民)들은 딱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통치자를 가지게 된다는 것과, 걸레는 아무리 빨아도 걸레일 뿐 절대 행주가 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5년 후에도 누군가는 자신의 사악한 선택에 대해 온갖 허접한 변명과 합리화로 끝없이 스스로를 속이고 있을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특별히 편향된 잣대와 비뚤어진 눈으로 세상의 '공정'은 모두 가진 듯 거만하고 구역질나게 굴던 비류(匪類)들의 행보를 잘 주목해 보겠습니다.
# 학살자 전두환이 죽었다고 한다. 속히 지옥으로 꺼지기 바란다. 기왕이면 가는 길에 마지막 속죄의 의미로 전두환이 정치는 잘했다는 놈들, 그래도 그때가 경제는 좋아서 살만했다는 놈들까지 한꺼번에 싹 데리고 꺼져버리기 바란다.
'성경연구훈련 > 성경연구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사기 어떻게 읽을 것인가> 저자 전성민 교수님과의 줌미팅 (0) | 2021.12.13 |
---|---|
성경공부 진행과정들 (0) | 2021.12.07 |
<사사기 어떻게 읽을 것인가> 줌미팅 후기 (0) | 2021.11.15 |
<사사기 어떻게 읽을 것인가> 3장. 드보라 이야기 요약 (사사기 4-5장) (0) | 2021.11.13 |
<특강 이사야>의 저자 김근주 교수님과의 만남! (0) | 2021.09.0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