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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저서/믿묻딸 - 서평

전현철 목사님 서평 (2023년 4월 12일)

by 서음인 2023. 7. 11.

1. 이 책을 읽어가면서 두 가지가 분명해 보였다첫째는 놀랍도록 대단한 책이라는 것이고두 번째는 그가 의사인 것은 분명하다는 것이다. 너무나 대단한 학식을 가지고 있어서 가끔 의사인지, 신학자인지 의심스러웠지만, 그가 쓴 글에서 그가 의사라는 점이 분명해 보였다.

 

그는 현 시대의 문제들, 각각의 문제의 핵심을 매우 예리한 눈초리로 제대로 읽어내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읽어낸 매서운 눈은 수술실의 매서운 메스로 놀라운 수술을 감행한다. 신학자와는 다르게, 신학이라는 굴레나 각자의 자기 분야의 분파에 함몰되지 않고, 전체 그림을 그려가며 그 문제의 핵심을 신학자들과는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그는 분명히 의사라는 점이 잘 보였다. 그것도 아주 유능한 의사 말이다. 그리고 이런 놀라운 통찰력이 있다는 것은 그가 의학 서적을 읽듯이 신학 서적을 읽은 대단한 독서가이자 서음인(책을 음란할 정도로 사랑한다는 이 말을 좋아하시는 듯 해서)이고, 또 얼마나 책을 제대로 읽고 연구해왔는지에 대한 결과물인 것 같다.

 

더 놀라운 점은 이 책은 제법 신학 지식이 있다는 사람들에게도 지적인 놀라움을 선사하고, 또 신학에 문외한이거나 첫발을 디디는 사람에게도 가볍게 들어올 수 있으면서도 새로운 시각을 준다는 점에서 흔히 설교자의 설교가 쉬우면서도 깊이가 있어야 한다는 그 간단한 이야기가 이 책에는 고스란히 담겨있다.

 

2. 매우 간단하게 글을 쓰고 있지만 가볍게 쓴 글에는 수많은 학자의 핵심과 학술 용어들이 깃털처럼 가볍게 잘 녹아 들어가 있다. 하나님의 폭력 같은 난해한 본문들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에 대한 신학자들의 학술적인 어려운 글보다 누구나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다가가며 훨씬 더 쉽게 다루면서도 중요한 지점을 놓치지 않고 정확히 잘 짚어내고 있다. 성서를 도그마처럼 무겁게 다뤄 사람들을 단죄하는 도구로 대하지 말고 놀이처럼 자유롭게 사고하길 바라는 그는 자신도 자유롭게 성서와 잘 놀고 있다. 이건 칭찬의 말이다.!!! 교회든 성서든 잘 노는 게 정말 중요하다!

 

3. 또한, 질문도 너무 좋다. 딸의 질문에는 질문 안에 이미 답을 찾아가고 있고, 답을 찾아가는 여행이 아버지와 상관없이 스스로도 시작되었음을 그 질문 안에 담겨있어 보여 보기 너무 좋다. 그러나 한편으론 의심도 든다.! 딸이 정말 한 질문이야?^^ 아빠 스스로 묻고 답한 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든다.! 나중에 여쭤봐야지^^!!

 

4. 이 책의 콘셉트는 얼핏 예전에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박광철 목사의 부끄러운 A 학점보다 정직한 B 학점이 낫다라는 뉘앙스가 있지만, 그 책과는 결을 전혀 달리한다. 단순한 좋은 이야기와 듣기 좋은 삶의 지혜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냉엄한 세상 앞에 기독인으로서 바로 서기 위한 딸의 진지한 질문과 그 딸의 진지한 질문에 아버지로서, 삶의 멘토로서 정말 정색하고 심혈을 다해 쓴 글이기에 그 무게감이 너무나 다르다. 10대의 어린 자녀가 던진 질문이 아닌 이미 성인이 된 자녀가 진지하게 던지는 질문에, 삶의 무게를 아는 아빠가 깊은 고뇌 속에서 답하는 이 책의 무게감은 너무나 무겁고 귀한 말이다.

 

5. 이 책은 자녀를 둔 모든 이 땅의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아들과 딸은 꼭 한 번씩은 다 읽어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세상에 이런 평신도 기독교인이 있고, 평신도라도 이 정도로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을 보고, 이 책을 읽은 각자들도 신학이라는 문틈을 열고 들어왔으면 좋겠다. 또한, 이 책을 읽어가면서 각자가 이전에 한 번씩은 가져봤던 의문들을 이 기회에 하나씩 들춰내서 이야기를 꺼내고, 서로 대화의 장이 열렸으면 좋겠다. 물론 정 선생님의 견해가 마음에 안 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그 지점을 다시 이야기하고 토론하고 대화하며 진지한 대화가 가족 간에 있었으면 좋겠고, 기독인으로서 발돋움했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고 있자니 나도 아들에게 책 한권을 써서 하고 싶은 말을 잔뜩 적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부모가 각자의 생각들을 자녀들에게 한 권씩 써주는 운동 비스름한 것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얼핏 든다.

 

6. 이 책은 놀라운 책이다. 박광철 목사의 책이 한때 유행했던 것처럼 이 책도 이 시대의 새로운 흐름을 만드는 물꼬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가 꿈꾸는 기독교가 있다면 그러한 기존의 틀을 깨는 새로운 창조적 기독교가 오늘 한국에서도 새로운 바람을 타고 멀리 멀리까지 가서 움을 틔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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