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질문에 아빠가 대답한다’, ‘기독교에 회의적인 교양인의 질문에 지성인이 답한다’는 기획은 솔직히 전형적이고 진부한 기획이다. 많은 경우 이 진부함을 가리기 위해 자극적 수사를 덧붙이거나 어색하기만 한 문체, 과도한 요약정리, 의미없는 일러스트를 남발하곤 한다. 하지만 이 책은 이 진부한 기획을 다른 장치 없이 오로지 대답, 내용만으로 정면돌파한다. 이 책이 가진 힘을 ‘오랜 성찰과 고민’, ‘깊이 있는 신학적 내용’, ‘진정성 있는 답변’ 같은 수사로 설명하는 것은 역시 진부하지만, 이렇게 정면돌파한 책을 설명할 말은 사실 이런 것 외에는 없지 않나 싶다. 기독교 신앙의 전통과 오늘날의 문제들에 대해 고민해야 할 주제를 빼놓지 않고 담았고, 그 주제를 다루기 위해 검토한 자료는 놀랍다. 전통에 대한 존중과 신앙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섣부른 호교론에 빠지지 않고 객관적 시선을 유지하며 차분하게 써내려간 태도에는 존경심이 든다. 그 와중에 심지어 간결하게 써서 얇으며, 띠지도 없다. 굳이 흠을 잡으라면 잡을수야 있겠지만 흠을 잡을 이유가 없다.
'내 저서 > 믿묻딸 - 서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근호 목사님 서평 (2023년 4월 27일) (0) | 2023.07.14 |
---|---|
정병오 선생님 서평 (2023년 4월 4일) (0) | 2023.07.14 |
이광하 목사님 서평 - 대화와 순례로서 새로운 교회 (2023년 3월 22일) (0) | 2023.07.14 |
조성배 목사님 서평 (2023년 3월 28일) (0) | 2023.07.14 |
Jaeyoung Cho 목사님 서평 (2023년 4월 13일, 5월 4일) (0) | 2023.07.1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