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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연구훈련/성경연구단상

『태초에 질문이 있었다』 (송민원 지음, 복있는사람 펴냄) 줌모임 후기

by 서음인 2026. 2. 1.

어제 ‘성경 묻고 답하기’ 모임에서 송민원 교수님의 창세기 해설서인 『태초에 질문이 있었다』를 읽고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총 13명의 인원이 줌으로 오후 7:30부터 2시간 동안 책 내용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대부분 저자가 강조하는 ’수평적 읽기‘에 공감하면서도 이를 기존의 가르침인 ’수직적 읽기‘와 잘 조화시켜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습니다. 책에서 저자가 밝힌 생각이기도 하지요. 많은 것을 배운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었네요.

지금까지 전통 신학은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에 주목하고 하나님에 대한 불순종과 하나님과의 관계 단절을 죄의 본질로 규정하는 ‘수직적 읽기‘에 천착해 왔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이 책에서 인간과 인간의 관계에 주목하고 이웃과 타인, 피조 세계와 맺은 관계가 끊어지는 것이 죄의 핵심이라는 ‘수평적 읽기’의 방식으로 창세기에 접근합니다. 그 결과 창세기는 죄와 심판, 형벌과 죽음의 이야기가 아닌 삶과 살림, 관계와 환대의 텍스트로 거듭납니다. 전통적 해석에 익숙한 분들에게는 꽤 당혹스러울 부분들이 툭툭 튀어나오지만 섬세한 히브리 성서 주해를 통해 탄탄하게 뒷받침된 저자의 주장은 상당히 강한 설득력을 보여줍니다. 어쩌면 다 읽고 나서 ‘오직 말씀으로’를 기치로 삼아 성경을 읽었다고 주장해 왔던 우리가 사실은 ‘오직 교리로’ 성경 텍스트를 재단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송민원 교수님의 통찰은 제 책 『믿음을 묻는 딸에게, 아빠가』의 내용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아 반가왔습니다. 저는 제 책에서 김근주 교수와 레티 러셀을 인용해 성경 해석의 canon within canon이 “사랑의 법과 환대의 해석학”이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한나 아렌트와 르네 지라르를 인용해 성인이 된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죄는 타인의 고통에 대해 비공감과 무관심으로 일관하며 관성대로 굴러가기를 선택하는 ‘태만’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데리다와 레비나스를 따라 환대란 ‘무조건적(절대적) 환대’여야 하며, 레티 러셀의 가르침을 따라 “요란하고 유쾌한 차이로 가득 차 있고 그 차이가 삶의 당연한 조건을 즐겁게 받아들여지는 세계”야 말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세상의 모습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모임 끝자락에 송민원 교수님을 줌으로 초청해 저자와의 대화를 나눠 보면 좋겠다는 데 멤버들의 의견이 일치했습니다. 조만간 저자와 묻고 답하는 시간이 마련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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