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유명한 현대미술의 거장 중 하나인 샤갈의 작품과 삶을 다룬 책. 현재 읽고 있는 책 예수의 역사 2000년 을 좀더 잘 이해하기 위해 집어들다. 하늘을 나는 연인, 환상적인 동물들, 성서의 예언자들과 유대교 랍비들, 서커스의 꿈같은 세계를 즐겨 그렸던 이 매혹적인 화가의 작품들은 꿈과 현실을 넘나들며 보이는 사물의 너머에 있는 힘과 욕망과 환상을 드러낸다. 문득 대학시절 한때 몰두했던 소설가 최인훈의 소설가 구보씨의 一日 에서 샤갈에 대해 언급했던 것이 기억나서 오랜만에 먼지 쌓인 책을 들춰 보니, 샤갈의 그림을 '꿈의 풍성함... 꿈속에서 마음껏 호사해본 후에 얻은 기쁨과 평화'로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자칫 소녀취향의 감상이나 개인적인 심리적 독백의 함정에 빠지기 쉬웠을 그의 그림이 보편적인 공감을 획득하게 된 것은, 유대인으로서 겪어야만 했던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러시아 혁명과 같은 역사적 격동들을 통해 그가 품게 된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들이 그의 그림들 가운에 강렬하게 드러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그 평화를 희구하는 외침이 폭력의 세기라고 불리웠던 격동의 20세기를 살아낸 사람들에게 더 깊은 공명을 불러 일으킨 것은 아닐까? 남과 북에서 모두 화합보다는 대결을, 평화보다는 전쟁을 외치는 자들이 득세하고 있는 이 시대, 문득 그의 그림이 무척이나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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