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도 한번 말했었지만, 주중 일과 후에 숙소로 가지 않고 다시 병원으로 돌아와 늦게까지 머무르기 시작한 것은 결과적으로 신의 한수가 되었습니다. 병원이 1층에 있고 투명한 유리를 통해 진료실까지 밖에서 훤히 들여다보이는 탓에 게으름을 피우거나 딴짓을 하는 것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독서의 파놉티콘에 제 발로 걸어들어간 셈입니다 ㅎㅎ
이렇게 대로변을 활보하는 불특정 다수의 감시(?) 하에 강제로 저를 노출시킨 덕분에 올해는 큰 슬럼프 없이 책도 많이 읽고 리뷰도 열심히 쓸 수 있었습니다. 리뷰를 안쓰면 당장은 책을 훨씬 많이 읽을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볼때 짧게라도 리뷰를 써두는 것이 훨씬 효율적인 독서법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특별히 좋은 입문서를 잘 요약해 놓는 것은 미래의 독서생활을 위한 엄청난 자산이 됩니다.
가끔은 오늘처럼 진짜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이 있습니다만, 멍하게 앉아있거나 이런 잡문이나 끄적이는 한이 있더라도 가능하면 정해진 시간까지는 숙소에 안가고 버티려고 노력합니다. 한없이 게을러지고 싶다가도 지금까지 사서 쌓아놓은 책들과 앞으로 내게 허락될 독서의 시간을 따져 보면 정신이 번쩍 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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