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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및 기타

코로나 사태가 드러낸 한국교회의 "무능"

by 서음인 2020. 8. 25.

코로나 사태를 통해 한국교회가 받은 가장 큰 타격은 교회의 무능이 세상 가운데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주류교회는 과학의 권고를 무시하며 오프라인 예배/소모임 금지가 종교탄압이라고 소리를 높였지만 지금 바로 그 과학의 예언대로 교회발 대유행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고, 치유의 하나님을 설파했지만 평소 그렇게도 풍성히 넘친다던 치유의 은사는 코로나 감염증에 관한 한 교회 안팎에서 철저하게 자취를 감추고 말았습니다.


또한 코로나로 인해 세상이 받는 고통은 철저히 외면한 채 세상이 알아듣거나 공감하기 힘든 종교 언어의 권위를 빌어 자신들의 권리를 수호하는 데만 급급했을 뿐 아니라, 이 와중에도 타자에 대한 혐오를 통해 자신들이 처한 위기를 타개해온 못된 습성을 끝내 버리지 못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볼 때 지금까지 한국의 주류교회는 방역에도, 치료에도, 사랑에도, 소통에도 철저히 실패한 채 오직 남 탓으로 일관하는 무능하고 이기적인 집단일 뿐이었습니다.


만약 교회의 가르침대로 하나님이 전지전능하신 분이라면 그 대리자를 자처해 온 한국의 주류교회는 왜 이다지도 모든 면에서 철저하게 무능한 집단이 되고 만 것일까요? 혹시 우리에게 코로나가 남긴 폐허 속 타다 남은 그루터기에서 작은 싹 하나를 찾아헤메야 할 엄중한 시기가 도래한 것은 아닐까요? 일일 감염자가 400명에 육박하는 이 상황에 꼭 대면예배를 드려야겠다는 억지를 부리며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을 해임하라고 주장하는 저 미개하고 사악한 집단들을 보면서 이래저래 생각이 많아집니다.


(2020년 8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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