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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저서/믿묻딸 - 서평

이해민님 서평 - 그리스도인에게 공부가 필요한 이유: 창, 길, 그리고 희망을 만들어가는 지도 (2023년 4월 20일)

by 서음인 2023. 7. 12.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또 지인을 페친으로 알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평소에도 독서량이 어마어마하다고 생각했지만, 이번에 책에서 그 독서력의 깊이가 어떠한지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자의 후기를 보면서 이 책이 후에 어떤 평가를 가져올 수 있을지, 본인도 자각하고 있었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아빠가 딸에게 25가지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서 저자의 신앙관과 삶이 어떠한 것인지 우리로 하여금 생각하게 하고, 거기에 비춰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돌아보게 합니다. 책의 수많은 내용을 소개하기보다 마지막 꼭지의 독서에 관한 질문 '좋은 기독교인이 되려면 어떤 공부가 필요한가요?'라는 질문을 가지고 리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그것을 생각하고 이 책을 읽을 때 질문에 대한 저자의 깊은 통찰과 함께 그 통찰을 가져다 준 책들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1. 창으로서의 책 - 질문으로 서로를 비추어보기

 

''은 내 생각을 확인하고 정당화시켜주는 수단이 아니라, 내 공부가 도달해야 하는 일차적 목표이자 지향점이라는 거야. 242

 

-> 갠적으로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던 문장입니다. 우리는 어느 순간 남을 그저 내 생각에 동의해주는 존재로만 여겼지, 내 공부가 도달할 지향점으로 여겨오지는 않았나 돌아보게 됩니다. 사람으로서, 특히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우리 입장을 제고해보게 하는 사람보다 우리 입장을 같이 함께할 사람을 찾기에 급급하지는 않은가 생각합니다. 저 또한 그런 오류 가운데 항상 놓여있음을 되살펴보게 됩니다. 그런 부분에서 이 책은 창이자 질문으로서 우리가 서로를 지향하고 있는지, 비추어보고 있는지 생각하게 한다고 봅니다. ,,하나님 그렇게 서로를 비추어보고 확장해가는 것이 공부이지, 자기 지식을 그저 확장하고 자기 확신을 강고히해가는 것은 공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나를 알기 위해, 하나님을 사랑하기 위해 과 또 이웃인 사회와 사랑하고 살아가기 위해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길과 칼로서의 책 - 하나님과 타자와의 대면으로 감히 비추어보기

 

결국 참된 공부란 타자와의 대면을 통해 내가 새로운 존재로 변화되는 것으로 귀결되지만, 궁극적으로는 새로운 존재가 된 내가 움직이는 곳마다 주변이 바뀌는 것을 통해 완성된다는 거지. 공부하지 않는 사람의 종국이 '자기 생각의 순환 속에서 굳어지는 공부의 지옥'에 빠지는 것이라면, 공부하는 사람의 운명은 '타자와의 만남을 통한 끝없는 변화의 순환' 속에서 살아가는 삶이라고 표현해볼 수 있지 않을까. 244

그리스도의 제자들이라면 절대타자인 하나님과의 대면을 통해 총체적인 존재의 변화를 경험하고, 타인과의 만남을 통해 끊임없이 신앙의 지평을 넓히며, 변화된 자신의 존재 자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지. 245

 

-> 저자의 인용은 우리로 하여금 지식이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가 편하게 하는가를 돌아보도록 도전합니다. 이는 마치 누가복음에서 안나가 예수님이 이방의 빛이면서도 많은 이들의 폐부를 찌를 것이라고 경고한 말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로운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사회와 구조를 바꾸는 것보다 자기를 성찰하고 생각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특히나 우리 그리스도인은 타인을 알지 않으려고 하는 무지를 가지고 사회와 타인들을 대할 때가 많음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누군가 지식이 높고 삶이 깊다면 위협보다 배워야 할 존재로 여기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아직 내 그릇이 그리 크지 못함을 알고 정진해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이 바리새인과 로마인에게는 칼이었지만, 억눌린 자들에게는 길이 되셨듯, 지식 또한 자기확신을 위한 확장으로서 지식을 대하는 사람에게 칼이 되고, 억눌린 자들이 살아갈 사회를 위한 길이 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저자는 약자들을 위해 살아가고, 의사로서 공동선에 기여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하나님과의 대면으로 존재의 변화를 경험하고, 타인과의 만남으로 신앙의 지평을 넓히며, 변화된 자신의 존재 자체를 통해 지속적으로,존재만으로 세상을 변화시켜가는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함을 우리로 하여금 도전하게 합니다. 실제로 예수님의 존재 자체로 제자들이 따라왔고, 바울의 존재 자체로 교회가 세워져갔습니다. 우리는 말보다 삶을 갈고 닦아서 한줌의 물이 아닌 바다를 지향하는 그리스도인임을 보여주기 위해서, 그로써 사람들과 세상이 주를 알도록 바울의 말과 같이 부지런히 주를 위해 힘쓰는 것 - , '공부'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3. 희망과 서사를 만들어가는 책 - 하나님 나라를 위한 분투로서의 공부

 

그리스도교는 언제나 '()의 종교'였으며, 그리스도인들은 언제나 '읽고' '쓰는' 사람들, 즉 공부하는 사람들이었다는 뜻이지. 따라서 좋은 그리스도인, 신실한 제자로 살아가려면 반드시 읽고 쓰는 사람, 즉 공부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단다. - 239-240

이러한 이유로 저자는 우리가 읽지 않은 책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 어차피 독자든 비독자든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든 사람은 책들을 '꾸며나가는' 과정 속에 있으며, 어떤 책을 어떤 수준으로 읽었느냐가 아니라 그 책들을 통해 얼마나 탁월한 통찰력을 가지게 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거야.

... 공부의 마지막은 '다른 사람들의 말의 무게에서 마침내 해방된 독자가 자기 자신의 텍스트를 만들어내며 한 사람의 창작 주체로 탄생하게 되는 순간', 공부의 결론은 ''이라는 불변의 이데아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책의 파편들을 창조적으로 재구성해 '나 자신'의 고유한 텍스트에 도달하는 일이라는 거지.

- 247

 

-> 저자는 그리스도교가 책의 종교였고, 그리스도인들이라는 그 이름 자체가 공부하는 사람들이었다고 말하며 어거스틴과 제롬을 예시로 듭니다. 그리고 읽지 않은 책에 대한 이야기는 저에게도 많은 도전을 줬습니다. 갠적으로 책을 읽지 못한 게 많은데 정보가 많은 것으로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는다고 오인하는 게 좀 두렵고 부끄럽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두려워하기보다 꾸며나가는 과정 - 즉 재구성과 재해석이 중요하다는 것 -이 중요함을 인용구를 통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 지점에서 우리는 어느덧 지식의 소비자이면서 지식의 생산자로서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전에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문학자판기와 책을 직접 쓸 수 있는 플랫폼들의 존재를 발견하면서 이제 우리는 지식을 소비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생산하는 것에 다다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그게 실제가 되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이전에 진로교육을 들었을 때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면 세상은 이것으로 불편할 것이라는 것이 수업 가운데 존재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인의 삶이란 역사 가운데서 세상의 조류에 반대하여 복음의 진리를 되새기고, 복음으로서 다른 가치들을 창출해오면서 흘러왔다고 생각합니다. 예수와 바울을 넘어, 십자군에 반대한 프란치스코,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 에라스무스와 토마스 모어, 한스 큉 등등 수많은 기라성 같은 그리스도인들의 존재와 말들은, 하나님 나라의 가치 실현과 그리스도인으로서 삶이 어떤지, 하나님 나라 최전선에 선 시민으로서의 삶이 뭔지 생각하게 합니다. 그 신앙을 우리가 이어받아 살아가며 앞으로 이어받으며 살아가야 하기에, 또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복음과 하나님 나라의 확장은 인간이 인간답고 사회가 사회답도록 공동선에 기여함으로 이루어지는 차원이 있기에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책을 읽고 공부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그 노력이 세상의 구멍을 하나 메꿀 때, 세상이 하지 않는 일을 해내며, 또 다른 길을 만들어갈 때 세상은 그로써 하나님의 편린을 알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공부하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자기확신 확장과 도그마성의 강화가 아닌 자기부인을 배워가는 과정과 서번트십과 십자가 정신의 강화로 말입니다.

 

그렇게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저자는 25가지 질문으로 우리에게 이 책으로 도전합니다. 우리에게 학습의 지도를 펼쳐줍니다. 이 도전의 질문을 되새기며 누군가 했을, 스스로 했을 질문에 대한 저자의 답을 찾아가고, 저자의 도전에 우리는 어떻게 답할지, 2천년 기독교 신앙을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는, 한국교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질문하고 생각하고 공부하는데 이 책이 쓰임받기를 소망해보며, 좋은 책 써주신 정한욱 선생님께 드리는 감사와, 이 모든 것을 통해 당신을 드러내시고 사랑하기를 기뻐하시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이전에 그리스도인으로서의 공부의 목표에 대해 생각할 때 읽었던 한 교수님의 책의 마지막 부분으로 리뷰를 마칩니다.

 

그리스도인 학자는, 즉 그리스도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함께 사는 삶을 통해,

사랑 안에서 보이신 하나님의 의와 평강과 희락

모든 지적 추구의 근본동기로 삼아야 합니다.

- 강영안, 종교개혁과 학문, SFC,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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