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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저서/믿묻딸 - 서평

김철휘 목사님 서평 - 신학적, 학문적 환대의 결과물 (2023년 5월 18일)

by 서음인 2023. 7. 13.

누군가를 만났을 때 괜히 내 자신을 작아지게 하는 분들이 주위에 꽤 있는데, 본서의 저자도 그중에 한 사람이다. 저자를 만나게 된 건 3년 전 성경묻고답하기 모임에서다. 오랫동안 온라인 모임을 통해서 저자를 만났었는데, 성경과 신학, 인문학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그를 보며, 이미 혀를 내두른 지 오래다. 그래서 사실 이 책이 나왔을 때도 다른 사람들처럼 많이 놀라지는 않았다. 이미 저자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알면서도 실제 책을 받아보고 읽어보니 놀랍더라! 작년과 올해 2번 저자를 직접 만난 적이 있는데, 막상 만나보니 교회에서 볼법한 아주 친근하고 푸근한 평범한 집사님이셨다. 난 사실 이것에 더 놀랐다.

 

한동안 이 책이 논란의 한가운데 있었던 적이 있다. 그런데 나는 그 논란이 충분히 이해가 된다. 이 책은 오직 성경과 기독교적 문법으로만 신앙을 이야기하고 변증해야 한다는 기존의 상식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나는 저자가 다니는 교회와 같은 보수 교단에 속해 있는 목사다. 사실 책의 내용에 나와 있는 신학자들과 인문학자들의 신학 사상과 인문 사상을 면밀하게 보면 나도 이 책에 대해서 탐탁지 않게 여기고 경계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배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도저히 그럴 수 없더라. 저자가 그들의 저서를 모두 섭렵하고 아주 훌륭하게 기독교적인 변증과 관점으로 녹이고 재해석해 내었기 때문이다.

 

먼저 이 책의 부제를 주목해 보자! “기독교에 회의적인 교양인과 나누고 싶은 질문 25가지이다. 기독교에 회의적이라면 이미 벌써 기존의 기독교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대상을 향해 먼저 성경을 들이대면 누가 기독교에 대한 회의와 반감을 거둘 수 있겠는가? 이 부제를 먼저 전제한다면, 이 책의 저술된 형식과 내용에 대해서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기독교적이지 않은 것, 더 자세히 푼다면 전통 기독교적인 방법이 아닌 전혀 다른 방법과 문법으로 훌륭하게 기독교를 변증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기독교적이지 않은가? 기독교적이지 않은 것으로 기독교를 변증하는 것이야말로 고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이 책에 언급 되어진 25개의 질문은 저자의 딸만이 아닌 기독교에 회의를 느끼고 방황하고 있는 수많은 우리들의 딸, 그리고 수많은 가나안 신자들이 던질법한 질문들이다. 본서는 근본주의와 문자주의에 함몰되어 변형화 된 현 기독교의 적나라한 민낯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저자 특유의 문체와 문법으로 숨겨지고 가려진 기독교와 복음의 가치를 거침없이 드러내고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은 다양한 신학과 인문학 책을 바탕으로 쓰여진 책이다. 솔직히 나도 제목만 알고 있거나, 아니면 처음 듣는 저자들을 이 책을 통해 많이 만났다. 그런데 여러 서평을 보니 나뿐만이 아니라는게 조금 안도감이 든다(?). 그만큼 이 책은 저자의 특이하고 폭넓은 독서 사색의 결과물인 것이다.

 

평소에 저자가 드러내는 다양한 신학적, 인문학적 사색의 결과물은 환대이다. 이 책에서도 여기저기에 환대의 흔적이 보인다. 나는 그의 환대의 영성이 신학적, 학문적 환대를 가져왔고, 결국 본서를 탄생시켰다고 본다. 본서를 향한 여러 가지 많은 견해들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 잠시 그런 마음을 접고 학문적 환대의 마음을 가지고 다시 이 책을 집어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다른 신학적 문법, 다른 생각, 다른 관점이지만 결국 기독교의 아름다움과 본질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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