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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저서/믿묻딸 - 서평

김재영 목사님 서평 (2023년 4월 7일, 16일)

by 서음인 2023. 7. 13.


2023년 4월 16일      

 

이 책을 적극 추천하기는 조심스럽다. 이 책 안에서 추천하고 있는 책들이 일단 아주 많기 때문이고, 그 책들이 거의 최신간일뿐 아니라 어떤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책들이기 때문이다. 이 책 한 권을 추천함으로써 백여권의 책들을 추천하는 모양새가 된다. 하하하. 그리고 소개된 책들의 문제의식도 추천하는 모양새가 된다. 문제의식이 나쁜 것은 아니다. 함께 고민해 볼 수 있으니 좋은 점도 많다.
 
이 책이 내용 안에서 여러 책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물론 딸에게 예로 들고 설명하고 추천하는 방식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딸이 제기한 물음들에 대해 저자가 대답하되 책을 소개하고 소개하되 물음과 관련된 책의 내용을 저자가 이해하고 정리한 바를 제시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어쩌면 딸의 질문과 그에 대한 저자의 답변들은, 저자가 예로 들면서 제시하는데 활용하고 있는 책들을 저자가 읽어가면서 저자 자신이 느끼게 되고 속에서 우러나온, 속에 응축되어 있는 자신의 물음들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즉 교회 생활을 하면서 저자의 의식 저변에 담겨져 있었던 의문과 의구심을 일깨우면서 새롭게 전면에 부각시켜주었으며 동시에 다소 해소시켜주는 카타르시스 작용을 해주었던 책들을 물음에 기대어 재포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흥미롭게도 바로 그 지점에서 이 책은 저자가 어릴 적부터 성장하면서 평생 몸담아왔고 함께 해왔던 교회 생활로부터 저자의 신앙과 지식과 양심과 양식, 도덕과 윤리와 관계를 부대끼게 만들었던 여러 의문과 의심과 고민과 번민과 고집과 편벽됨과 시각과 관점, 참여와 소외와 방황과 숨을 턱턱 막히게 하는 몰상식과 반지성성 및 그에 터를 두고 있는 것 같은 단순함과 순진함과 그들 나름의 휴매니티의 고통스럽고도 찝찝하면서도 군내나는 철지난 청국장 띄운 냄새같은 것을 독자들로 하여금 떠올리게 만들며, 저자 특유의 (딸에게 주는 것으로 포장되어 있는) 우직스러운 돌직구를 통해서 여전히 고색창연한 신앙색깔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작금의 많은 한국 (특히 보수신앙을 유지하는) 교회들 가운데 속한, 한탄과 답답함을 금치 못하고 때로 투정하며 때로 숨죽이며 때로 저항하며 때로 불만을 토로하며 지내고 있는 이들의 동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저자처럼 책을 잘 골라서 정독해 나가면서 동시에 꾸준히 읽어냄으로써 다독하는 신자들은 매우 드물 것이다. 심지어 책을 좋아하는 목회자들이나 교사들조차도 이렇게 하기는 쉽지 않다. 저자의 독서량과 독서의 깊이 및 정리 능력에 압도될만하다.
 
그러나 그 점보다 더 예리하게 살펴볼 지점은, 저자가 신앙생활을 하는 신앙인으로서 자신의 신앙공동체에 참여하고 동시에 견디면서 자기 안에 담아두었을 여러 고민의 지점들이다. 저자의 프리젠테이션을 그대로 읽어 볼 때 자신이 속해 있는 신앙공동체는 이 고민들을 속시원하게 해결해 주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저자의 제시에 동감하고 저자의 글쓰기에 즐거워하는 많은 분들은 아마도 이 점에 대해서 그러한 해소불급의 현실에 대해 체념하고 '그게 당연한 거 아닌가?' 라고 여길지 모르겠다. 우리의 신앙상의 고민들과 이의제기에 대해서 제대로 대답해주지 못하는 우리들의 신앙공동체들, 그리고 동시에 계속해서 준비된 공식같은 내용으로 똑같은 대답을 반복할 뿐 아니라 강요하고 그 이상은 생각해 보지 않는 공동체들, 그 이상으로 넘어가서는 큰일난다고 주의를 주고 경고를 주며 놀람으로 반응하는 공동체들을 우리는 너무나도 신물날 정도로 경험했고 또 지금도 겪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불만이 있더라도 가슴속에 품고 자제하고 가만히 있으라는 은밀한 메시지에 굴하지 않고 검안 안경을 끼고서 들여다 보았다. 저자의 주특기가 빛을 발했던 것이다. 자세히 들여다보기.
 
미궁. 미궁 속에서 저자는 안개낀 삼각지의 안개 속에서 가만가만히 살피고 들여다 보았다. 서울역 쪽으로 빠질까, 이태원 쪽으로 빠질까? 비유로 말하자면 저자는 그 두 길 중에서 택일하지 않았다. 저자는 남으로 향해 한강 쪽으로 나와 한강 뚝길을 걸었다. 그렇지, 한강 물결을 타고 내려가 인천 앞바다가 사이다가 되는지 짠물 그대로인지 한 번 알아볼 수도 있는 거지.
 
아마도 저자는 지금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책들 이외에도 수많은 책들을 읽었을 것이다. 그런데 유독 이 책들을 소개하고 딸의 물음들로 포장되어 있는, 한국 어느 교회들 가운데 잠겨 있고 품어져 있는 의문들을 향해서 이 책들을 몇권 씩 묶어서 제시하고 있는 그 까닭이 밑에 깔려 있는 것이다. 불자 앞에 놓인 물냉면 사리 밑에 감추어져 있는 삶은 저민 쇠고기 고명처럼 말이다.
 
그래서 저자가 요약도 하고 물음에 대한 대답으로서 각 책 저자들의 의견 혹은 답변이라고 제시하고 있는 그 책들의 문제의식이 사실 중요해진다. 그 책들은 지금 현재 저자와 및 저자의 딸이 갖게 된 물음들에 대해 어느 정도 그리고 어떤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고 저자는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게는 그 저자들의 분투와 노력이 고심하는 신앙인 정한욱의 손길에 잡히고 선별되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먼저 여러 저자들의 노력이 있었고, 목회자나 신학도가 아닌 성도의 눈을 통해서 새겨지고 선별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누구나 다 성실한 정독가이자 다독가인 정한욱 선생처럼 책을 읽을 수는 없다. 그럼에도 좋은 책들은 꼭 필요한 사람들의 손에 들려지며 잘 읽고 소화해서 자신의 신앙과 삶과 현실에 적용하는 이들이 생겨난다는 사실이다.
 
나는 이 책이 여러 사람들에게 읽혀지기를 바란다. 이 책이 소개하고 있는 많은 책들을 꼭 읽지 않아도 이 책만 읽어도 큰 의미가 있고 좋은 통찰과 성찰을 얻을 수 있다. 많은 책들을 읽지 않는 현실에서 이 책만 읽어내도 큰 성과가 아닐 수 없다.
 
다음 재판이 나올 때는 딸의 물음으로 되어 있는 부분이 독자성을 갖도록 짙은 색깔의 물음으로 재인쇄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혹 개정판이 나온다면, 답변에 듣고 있는 따님의 존재가 느껴지도록 대답된다면 더욱 좋지 않겠나 생각해 본다.
 

2023년 4월 7일     

 

책을 받았다. 한국 전북고창에서 저자께서 직접 보내주셨다. 책이 한손에 가볍게 잘 잡혔다. 약간 무거운 종이재질을 사용하는 다른 한국책들과 달리 책이 손 안에 안기며 달려들었다.
 
그런데 반전이 있었다. 그 안에 인쇄된 글들이 엄청 묵직했다. 콜드브루의 찌이이인한 씁쓰름한 맛이 목 안을 타고 넘어 들어왔다. 한잔 한잔 그 오래 내린 묵직한 찌이인한 맛이 수그러 들지를 않는다.
 
커피의 세계는 내게 꽤 익숙한데 이 커피는 뭐지? 내게 아주 익숙한 합똥의 세계 한 구석, 내 친구들이 들락달락하던 그 용산 중에서도 신용산의 군내나는 다방에서 이 웬 시그니처 커피란 말인가? 그 비극적인 용산화재사건 이후로 다 불태우고 신장개업을 한 것 같다. 그건 아니지.... 일단 바리스타가 바뀌었다. 축구를 좋아해서 축구중개가 하필 주일 설교 시간대에 이뤄지던 까닭에 교인 몰래 이어폰을 끼고 설교하면서 축구 중계를 들었다는 그 전설의 축구팬의 일탈의 그늘에서 어린 바리스타가 성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착하고 순수하기만 했던 친구 추서이, 의흐미에게서는 나올 수 없는 바리스타야. 나보다 나이 많던 후배 광득이? 문리대 옆 원남 계곡에 살면서 놀러왔던 거뇽 곽대협? 뭔가 섞인 게 분명해!
 
그리고 저자가 말하는 '주류보수'라는 게 아마도 저자가 자라났던 용산 그 신용산객잔 주막거리의 막걸리 이름이었음에 분명하다. 저자는 막걸리 골목에서 커피로 갈아탔다.
 
* * *
 
이 책에서 저자는 25개의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을 적고 있는데, 질문은 간단하고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상당히 상세하고 길다. 그리고 그 답변들은 각각 질문을 이해하려는 예각을 보여주면서 저자 자신이 그 동안 읽어나간 책들의 핵심들을 정리해 주면서 전개되고 있다. 그리고 그 답변에 소개된 주요 책들을 각 대답의 말미에 저자와 책이름과 함께 밝혀 놓았다. 그 각각의 질문및답변은 다음과 같다.
 
성서6, 제자도7, 세계관5, 세계기독교5, 어둔밤5, 일상과영원5, 하나님어머니5, 죄6, 수치3, 고통4, 진실3, 수사학5, 역사3, 사울과다윗5, 권력5, 폭력과평화6, 종말6, 부활4, 환대4, 타종교6, 이슬람5, 유교적칼빈주의3, 코로나5, 세계8, 공부3. 뒤에 붙은 숫자는 각 주제의 말미에서 그 주제에 대한 답변에서 제시된 책들의 숫자다. 무려 총 122권에 말미에 빼놓지 않고 글 안에서만 언급하고 넘어간 책 두 세 권해서 도합 125권 정도나 소개한다.
 
각 주제에 대한 질문은 그 질문에 나온 주제의 내용 전개를 위한 마중물 도입부이다. 그리고 저자는 딸의 질문이라는 형식으로 제기된 질문들을 받고 먼저 그 의문 및 질문에 대해 공감하면서 교회의 상황 가운데서 그런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상황을 기술한다. 이 부분이 아주 흥미로운 구성이며 저자가 처한 정황을 넌즈시 드러내준다. 딸의 질문과 저자의 공감 및 공명은 현재의 교회 및 신앙환경에 대한 저자의 인식과 자리 및 불협(혹은 불만)을 드러낸다. 이 불협의 자리에 대해서 저자는 대다수의 독자들이 대체로 공감하고 인정하리라고 전제하고 있다. 이것은 저자가 말하는 '주류교회'의 현단계의 부족과 결핍 및 폐쇄성, 고루성, 낙후성 및 개방적이지 않은 근본주의적 태도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아마도 저자는 이 책을 써나가는 목적이 근본주의신앙의 울타리 안에서 닫힌 시공간 안에 갇혀 있는 주류보수교회와 신앙인들의 신앙생활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는, 신앙의 길에서 벽에 부닥치게 되고 막다른 골목에 봉착하게 되는 듯한 쟁점들을 해소시켜줄 수 있는 책들을 소개하는 것으로 두었었던 듯하다. 그렇지만 저자는 소개된 책들의 주장들을 정리하여 제시하면서 그것들을 그 울타리들과 벽들을 허무는 무기로 사용한다. 그 이유는 그가 읽었다고 하면서 길잡이로 사용하고 있는 각각의 저자들과 책들이 먼저 저자가 느꼈고 의식하고 있었던 문제점들의 울타리와 벽들과 난관들을 놓고서 앞장 서서 씨름했던 주체들이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 울타리와 벽들을 조심스러운 듯한 언어로 과감히 깨부순다. 그는 안에 있으나 이미 바깥에 있는 자로 대답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경계선 안에 있지 않다. 경계선 언저리를 보여주지만 나갔다. 대부분 소극적인 겁쟁이들이어서 감히 선뜻 나서지 못하고 안에서 눈치 보며 오들오들 떨고 있거나 그들을 볼모로 삼고서 궤변에 언어도단에 가까운 무리한 논리를 강변하는 단속반들의 예봉을 꺾어버리고 그 동안 고창산골 선운사 곁자락에서 갈고 닦은 솜씨로 맹경강가 개펄 위를 옆으로 옆으로만 살살 기는 새끼 게들을 집게로 훌떡훌떡 잡어 올려 유리병에 담아 넣는다. 신속히 구멍 속으로 퇴끼지 못한 놈들은 여지없이 붙잡히게 되어 있다.
 


2023년 4월 5일

특별한 책
딸의 질문은 딸의 질문일까?
책을 참 많이 읽으시는 분
질문을 빙자한 책소개이며, 책소개를 빙자한 자신의 믿음에 대한 변증
내가 읽지 못한 책들에 대한 소개도 많이 나옴
특이한 예로 보임
책읽기가 다양하나 동시에 (여기에 나와 있는 책들은) 편중되어 있음
신앙인 및 현대인의 필독서라는 의미에서의 캐논canon에 대한 도전
특히 보수적인 복음주의권 그리스도인들의 책읽기 및 편식에 대한 경고
주로 한국에서 최근에 출간된 저서와 역서 중심.
포스트모던 시대에서의 책읽기 한 단면을 보여줌
읽는 책에 기울어짐
과연 '딸'은 '믿음'을 물었는가?
과연 '아빠'는 '믿음'을 대답했는가?


2023년 4월 1일    

 

이 책의 저자인 아빠 닥터 정은 합동측 장로교회 중 하나에 오래 다닌 성도다. 이 책은 합동측 교단 교회들에 대한 사망선고다. 그리고 그 안에 속해 있는 딸들(질문하는 성도들, 의문을 품고 살아가고 있는 성도들)을 향한 '자신이아는신앙에대한변증'이다. 그리고 그 동안 자기를 가르쳐 왔던 목사(교사)들에 대한 항변이다. "이보시게들, 목사/전도사라는 그대들 수준이 그 정도밖에 안 돼? 좀더 진지해봐! 그대들이 보호한다는 성경 뒤에 숨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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