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 26장(예레미야 7장) - 성전설교 II
1. 이 설교는 B.C. 609년 요시야 왕이 사망하고 그 아들 여호야김이 즉위했을 때 성전 입구에서 행해진 것이다. 이 시기는 요시야의 비극적 죽음과 그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개혁의 실패로 좌절감과 혼란이 지배하던 때였다. 이 본문은 기본적으로 예레미야 7장의 성전설교와 동일한 사건을 다루나 설교의 내용보다는 선포의 상황과 선포를 둘러싼 갈등에 집중한다.
2. 예레미야는 신명기의 정신에 입각해 이스라엘이 공평과 인애와 정의라는 율법과 선지자의 가르침을 따라 살지 않으면 예루살렘 성전이 실로처럼 멸망하고 말 것이라고 선포한다. 이는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거소인 성전에서 충실하게 제사를 지속하는 한 하나님께서 다윗 왕조와 예루살렘을 영원히 지키실 것이라는 왕조 이데올로기인 다윗 언약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행위였다.
3. 이 선포는 성전 체제 중심의 기득권 집단이었던 제사장과 예언자들의 격렬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그들은 예레미야의 선포가 회개를 촉구하는 조건적 심판의 메시지임을 교묘히 은폐한 채 예레미야가 일방적으로 예루살렘의 멸망을 선언하는 거짓 예언자라고 비난하며 백성들을 사주해 살해하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이 소식을 들은 유다의 궁정 관료들이 개입해 예레미야의 변론을 들은 후 그 선포가 참 예언자의 것임을 인정하고 무죄 방면한다. 이 과정에서 지방 장로들은 100년 전 모레셋 사람 미가도 예루살렘의 멸망을 예언했지만 히스기야 왕과 백성들이 그를 죽이는 대신 회개하여 재앙을 피할 수 있었음을 상기시키면서 예레미야의 무죄를 주장한다.
4. 이렇게 예루살렘의 심판과 성전의 파괴를 예언해 왕과 종교 지도자들의 미움을 샀던 예레미야가 계속 무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사반의 아들 아히감과 같이 요시야 개혁에 찬성했던 신실한 고관들의 보호 때문이었다. 그러나 동일한 시대에 동일한 메시지를 선포했던 우리야 예언자는 왕의 분노를 사서 망명했던 이집트에서 압송되어 처형으로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이 시기는 정치적 종교적으로 격변과 긴장과 대립으로 가득한 시대였다.
5. 이 모든 선포와 사건들은 B.C.587년 예루살렘 멸망과 성전파괴 사건을 향해 있다. 포로기의 청중들과 우리는 그들의 예언이 실현되었음을 알고 있기에 그들을 참된 예언자로 인정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아직 실현되지 않았던 예루살렘의 멸망을 예언했던 미가와 예레미야와 우리야가 몇몇 동시대인들에게 참 예언자로 존중을 받았던 이유는 그들이 하나님의 뜻인 공평과 인애와 정의를 추구하는 삶을 살 것을 촉구했기 때문이다.
예레미야 27장
이 예언은 BC 594년 시드기야 재위 초 바벨론이 내부적 반란과 외세의 침입을 처리하느라 느슨해진 시기, 봉신 국가의 사절들이 반역을 도모하고자 예루살렘에 모여 있을 때 선포되었다. 예레미야는 당분간 하나님이 대리자로 세운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의 멍에를 메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며, 거짓 예언에 미혹되어 반역을 기도할 경우 고향 땅에서 쫒겨나 멸망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리고 BC 597년에 성전에서 약탈되어 바벨론으로 옮겨진 성전 기구들이 곧 돌아오게 될 것이라는 예언 역시 거짓이며 차라리 도성이 파괴되지 않고 성전 기구들을 더 빼앗기지 않도록 기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바벨론은 때가 되면 결국 망해 더 강한 족속을 섬기게 될 것이며, 성전 기구들 역시 때가 차면 하나님께서 돌아오게 하실 것이다.
예레미야는 그 당시 독립을 주장하는 민족주의의 열풍에 맞서 인기 없는 현실주의적 타협노선을 고수한다. 이러한 그의 태도는 유다를 압제하는 제국주의적 세력 뒤에는 택한 백성을 징벌하시고 회복시키는 정의롭고 자비로운 하나님의 주권적 손길이 있다는 믿음과, 폭력과 약탈에 의존하는 제국주의적 국가구조는 필연적으로 쇠퇴하고 정의와 평화에 바탕을 둔 국가질서가 궁극적으로 승리할 것이라는 확신에 기인하는 것이다.


'성경연구훈련 > 성경연구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차준희 교수님과의 <예레미야의 영성> 줌미팅 질문 및 후가 (2024년 9월 21일) (1) | 2024.09.22 |
---|---|
‘성경 묻고 답하기’ 예레미야서 줌미팅 후기 (2024년 9월 8일) (1) | 2024.09.08 |
열왕기하 2장 (2) | 2024.09.05 |
열왕기상 22:41 - 열왕기하 1장 (5) | 2024.09.04 |
임미영 교수님과의 『고대 이스라엘 문화』줌미팅 질문 (2024년 6월 22일) (0) | 2024.06.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