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토요일 ‘성경 묻고 답하기’ 그룹에서 김근주 교수님을 모시고 아모스서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김근주 교수님이 지은 <소예언서 어떻게 읽을 것인가> (성서유니온)를 기본 텍스트로 사용했고, 외부에도 줌 주소를 공개해서인지 평소보다 많은 23명이 참여했습니다. 끝난 후에는 올해 묻고답하기 일정을 확정했는데 누가복음, 에스더, 요한계시록, 미가 네 권을 함께 공부하기로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몇몇 흥미로운 문답들이 있었네요.
성경공부나 신앙에 대한 탐구가 단순하지만 확신에 찬 신앙을 모호하고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는 문제제기가 있었습니다. 여기에 대해 김근주교수님은 단순하고 수동적인 순종과 실천으로 이루어진 '명료함'의 신앙 대신, 자율성을 지니고 성서를 읽고 창조적으로 실천하는 '모호함'이 더 낫다는 취지로 답변하셨습니다. 이 부분은 제가 <믿음을 묻는 딸에게, 아빠가>에서 본회퍼를 인용해 성인이 된 세상에서 책임적 존재로 세상을 섬기며 타자를 위해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제자도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던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기꺼이 그 '모호함' 가운데서 살아가기로 결정했고 지금도 살아가는 중입니다.
지상명령에 기초해 복음전도를 삶의 최우선 목표로 삼는 '제자'라는 패러다임은 평신도들이 일상에서 마주하는 현실의 문제들에 대해 제대로 된 답변을 주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김근주 교수님은 이런 제자의 패러다임이 일상을 규정하는 구약성서(오경)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삶 속에서 공평과 정의를 실천하는 '시민'이라는 패러다임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해결책을 제시하시네요. 저는 김근주 교수님과 달리 '복음의 총체성'이나 '사회적 제자도' 같은 개념으로 '제자'와 '시민'이 통합될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 속에서 둘 사이의 통합이 대부분 극우의 방향으로 향하는 것을 많이 봐았기에, 어쩌면 '제자'가 아닌 '시민'을 선택해야 한다는 김근주 교수님의 생각이 맞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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