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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연구훈련/성경연구단상

다니엘 - 하나님 나라 신학으로 읽는 다니엘서 (김회권 지음, 좋은 씨앗 펴냄)

by 서음인 2016. 6. 1.
“.......이 책이 예상하는 독자는 기독청년이다. 여기서 “청년”은 일차적으로 생물학적 청년을 가리키지만, 넓은 의미에서 하나님 나라 운동에 참여하는 모든 성도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요한일서 2:13-14에 따르면 청년은 하나님의 말씀이 그 안에 있어서, 하나님 나라를 대항하는 흉악한 자들을 물리치는 영적 용사를 지칭한다. 청년은 가슴속에 하나님의 말씀을 품고 살면서, 이 세상에 준동하는 악의 세력에 맞서 영적 싸움에 참여하는 사람인 것이다. 하나님 나라의 비전에 의해 견인되고, 하나님의 말씀에 예민하게 순종하며, 하나님 나라의 권세를 찬탈한 반역자들이 활개 치는 이 세상에 하나님 나라를 세우기 위해 투신하는 사람이 바로 청년인 것이다......”

“......오늘날 많은 기독청년들은 “과연 이 세상에서 기독청년으로 살아가는 것은 가능한가?” 하고 되묻는다. 다니엘서는 이런 상황에 직면한 기독청년들을 강력하게 도전하고 장엄하게 격려한다. 다니엘서는 기독 청년들을 왜소하게 만들고 그들의 참신한 기백과 상상력을 앗아가는 거대한 세계정신이라는 우상 앞에 무릎 꿇지 않고 살아가는 길을 제시한다. 다니엘서의 하나님 나라는 현실 도피적인 내세의 영역이 아니라, 청년들에게 굴종을 강요하며 들어오라고 윽박지르는 현실체제를 대체할 대안적 세계질서로 나타난다. 그것은 하나님의 간단없는 돌봄을 맛보고, 형제자매의 견결한 우정이 흘러넘치고, 하나님과의 내밀한 영적 소통으로 지상의 두렵고 매혹적인 우상들을 혁파해 가는 우애와 사랑의 공동체다. 또한 그것은 짐승과 같은 나라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성도들을 구출하려고 오시는 천상적 인자의 지도력으로 결속된 공동체다....“

“하나님은 국가의 존속 연대를 결정하시기 위해 그 나라가 보유한 정의와 자비, 진리 실천과 공평 실천의 양과 질을 측정하신다. 메네 다음 단어인 데겔은 ‘무게가 측량되었다’는 뜻이다, 즉 벨사살 왕을 저울에 달아보니 부족함이 보였다는 것이다. 무엇이 부족했다는 것인가? 4:27 에 비추어 보면 그 답을 알 수 있다. “공의를 행하셔서 임금님의 죄를 속하시고 가난한 백성에게 자비를 베푸셔서 죄를 속하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하시면 임금님의 영화가 지속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즉 국가가 구성원 중 가장 연약하고 가난한 자에게 자비를 행하는 것만이 벨사살 왕의 통치를 연장시킬 가능성이 있는데, 벨사살 왕의 통치를 하나님의 저울에 달아 보니, 그의 나라 안에는 그 나라를 계속 존속시켜야 할 이유인 공평과 정의가 부족했다는 말이다......”

 

   “신라와 통일신라 1000년, 고려 500년, 조선 500년은 비교적 오랫동안 존속된 왕국들이다. 그토록 오랫동안 국가를 존속시킬 만한 공평과 정의가 그 나라들 안에 있었다는 말이다. 우리는 이 세 왕조가 종교적 영성을 국가의 통치이념으로 삼았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었다. 우리는 불교나 유교 같은 나름대로 고상한 고등종교를 통치이념으로 삼은 나라들을 역사의 일부로 가졌다....이 세 나라의 오랜 왕조 존속을 설명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으나, 이들 나라가 (이들 고등 종교의 가르침에서 비롯된) 가난한 자들을 어떻게 돌보고 대우해야 하는지에 대해 뚜렷한 정책적 지향을 가졌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세 나라들은 세계사에 출현한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평균 이상의 공평과 정의 실현에 치중한 나라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진실은 이들 나라들이 망할 때 특별히 잘 입증된다. 세 나라 다 멸망기와 쇠락기를 맞는데, 한결같이 이반한 농민들의 공평과 정의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현저하게 실패했다.....”

 

“포괄적으로 말해서 현대 한국은 종교적인 분포로 말하자면 기독교 세력의 꾸준한 성장에 노출되어 왔다. 만일 기독교가 한국의 사회질서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과연 불교나 유교 엘리트들이 보여준 국가 경영의 경륜과 도덕성, 지도력과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기독교 신앙이 지난 세월 우리 겨레를 감화시켰던 불교나 유교처럼 공평무사한 지도자와 인재들을 배출해 내고 있는가? 참으로 가슴에 손을 얹고 같이 고민해 볼 질문이 아닐 수 없다. 적어도 우리 세대는 근현세사의 초입에 한국교회가 발휘했던 지도력을 충분히 계승하는 데 부족함을 보이고 있다....우리는 여기서 단지 한 나라의 핵심 종교가 불교냐, 유교냐, 기독교냐에 대한 관심을 피력하는 것이 아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종교의 신앙 실천이 하나님의 통치 원리에 더욱 충실하냐이다.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은 기독교 신앙의 절대적 옳음을 스스로에게 선포하고 그 실천의 책임을 능히 감당해야 한다. 타종교에 대한 피상적 우월감을 피력하거나 우리 민족사의 한 시기에 상당한 고등종교 역할을 맡았던 타종교를 폄하하는 것은 교회 본연의 복음 전파의 일부가 아니다.......”


(201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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