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년간 모아왔으니 이제 읽기만 하면 되는 내 책들" 시리즈 그 열두번째로 오랜만에 역사에 관한 책을 정리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피비린내가 풍기는 정치사나 잘 모르는 영역인 사회경제사와 같은 분야보다 문화사, 지성사, 일상사, 심성사 같은 영역을 좋아하는 편이다보니 책들도 그쪽이 조금 많은 듯 하네요. 특별히 한국 현대사는 당대를 살아가는 시민으로서의 의무감(?) 으로 가능하면 많이 접하려고 노력했습니다만, 책을 펼칠 때마다 들려오는 수많은 원혼들의 핏소리 때문에 제게는 가장 고통스럽고 피하고 싶은 책읽기의 분야로 남아 있습니다.
이들 중 제게 특별한 의미와 즐거움을 선사했던 책을 몇권 꼽으라면 청람에서 나온 <사관이란 무엇인가> 이광주의 <역사와 문화> 와 <교양의 탄생> 크레인 브린튼의 <서양사상의 역사> 브로노프스키/매즐리시의 <서양의 지적전통> 호이징아의 <중세의 가을> 필립 아리에스의 <죽음 앞에 선 인간> 엠마뉘엘 라뒤리의 <몽타이유> 박현채의 <청년을 위한 한국현대사> 서중석의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현대사> 강명관의 <조선의 뒷골목 풍경> 전우용의 <우리 역사는 깊다> 그리고 역사서는 아니지만 인권변호사 김형태의 비망록인 <지상에서 가장 짧은 영원한 만남> 과 에릭 홉스봄의 자서전 <미완의 시대>을 들겠습니다.
온갖 막말을 쏟아내며 인간성의 바닥을 보여주는 모 대선 후보를 보면서, 그리고 그런 폐물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어느덧 20%에 가까와지는 현실을 보면서, 끊임없는 독서와 성찰을 통해 훌륭한 사람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괴물로 늙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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