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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기독교저자/비판적 켈러읽기

팀 켈러 읽기 (1) 새로운 도전

by 서음인 2018. 2. 19.

책 목록


(1) 왕의 십자가 (팀 켈러 지음, 두란노 펴냄)

(2) 탕부 하나님 (팀 켈러 지음, 두란노 펴냄)

(3) 답이 되는 기독교 (팀 켈러 지음, 두란노 펴냄)

(4) 팀 켈러 하나님을 말하다 (팀 켈러 지음, 두란노 펴냄)

(5) 팀 켈러의 정의란 무엇인가 (팀 켈러 지음, 두란노 펴냄)

(6) 팀 켈러의 센터처치 (팀 켈러 지음, 두란노 펴냄)


원문   


어제였던가요? 어떤 페친의 담벼락에서 팀 켈러라는 저자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요즘 복음주의권에서 가장 뜨거운 베스트셀러 작가 중 한 분이라고 합니다. 저 역시 이분 책을 두어 권 읽을 읽을 기회가 있었습니다만, 과거 기독교 세계관 책들에서 듣던 이야기들과 큰 맥락에서는 다르지 않은 일종의 변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 후로는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물론 리매이크가 원작보다 훨씬 훌륭한 경우도 있겠지만, 시간의 흐름과 함께 제가 ‘기독교 세계관’이나 ‘미국제 복음주의’라는 분야 자체에 대해 흥미를 많이 잃어버린 터라, 그간 이 분은 전혀 제 구미를 자극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마침 담벼락에서의 의견교환도 있었고, 얼마 후 독서와 관련해 부담되는 자리에 나가야 할 일도 있을 것 같아, 최소한 요즘 한국 복음주의권의 대세라는 이 분의 중요한 책이라도 한번 훓어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결국 또 지갑을 열고 말았습니다. 사는 김에 역시 비슷한 성향의 저자인 오스 기니스의 책도 두 권 구입했고요. 책별로 조금씩 들여다보고 있는데 글자도 크고 논지도 익숙해 읽는데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지는 않네요. 가능한 편견 없이 열심히 읽어보려고 합니다만, 원래 이 저자들에 대해 가지고 있던 제 생각이 그다지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듭니다.


그러고 보니 이전에 어떤 사건을 계기로 나와는 가장 상극이고 제정신으로는 절대 읽을 리 없었을 은사주의 운동과 관련된 존 윔버의 <능력 전도>나 피터 와그너의 <제3의 물결> <신사도 교회로의 변화>에서부터, 티모시 워너의 <영적 전투>나 딘 셔먼의 <모든 그리스도인을 위한 영적 전쟁>과 같은 이 분야의 교과서들, 그리고 한때 세속화 신학의 선구자였던 하비 콕스의 <영성 음악 여성>과 이 운동의 대표적인 비판서인 존 맥아더의 <무질서한 은사주의>에 이르기까지, 중요하다는 책을 대부분 섭렵하면서 나름대로 새로운 깨달음과 유익을 얻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에도 과연 그때처럼 가끔씩 새롭고 신선한 통찰을 얻게 될까요, 아니면 그냥 흘러간 옛 노래의 세련되지만 그다지 인상적이지는 않은 리매이크를 듣는 것에 그치게 될까요?



대화


YHS  팀 켈러는 착한 목사님이란 생각이 듭니다. 좋은 분이시죠. 다만 그 너머까지 갈 의향은 없을 것으로 보여서 그 지점까지는 좋게 보고 참고합니다. 오스 기니스는 맥주로 유명한 기네스 집안의 유망주인데, 어쩌면 영어권 복음주의 기독교계의 지적 맹주가 될 의사가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의 최근 행보는 (부시 정부 시절부터) 미국 복음주의자들이 그렇듯 보수주의로 기울고 있고, 프란시스 쉐퍼의 아들 프랭키 쉐퍼로부터는 복음주의권에서 아버지의 후계를 자처했지만 적절한 인물이 아니란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저도 관심이 많이 떨어져서 책을 잘 읽지 않고 있는 중입니다.

 

정한욱  저는 이 분들 책을 읽으면서 미국 복음주의자들 특유의 어떤 틀 이상을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으며, 또 그래야 할 의향이나 필요도 그다지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런 면에서 마크 놀의 <나는 왜 세계기독교인이 되었는가>가 상당히 인상적이었고요.

 

JKO  “과거 기독교 세계관 책들에서 듣던 이야기들과 큰 맥락에서는 다르지 않은 일종의 변주인 것 같다는 생각”

 

흠.. 어떤 의견 교환이 있었는지 모르니 댓글을 달기가 조심스럽지만, 저는 선생님의 평가가 꽤 정확하다는 생각입니다 ^^;;

 

저도 한국 개혁주의 쪽에서 유행하는 미국 개혁주의 저자들에 대해 흥미를 잃은 지 좀 되었죠.

 

다만, 팀 켈러라는 분은 한국 개혁주의 쪽 분들 가운데 '선교적 교회’ 영역에서 활동하는 분들 사이에서도 자주 회자되는 분이라, 도서관에서 빌려 몇 권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결국 다 읽지 못하고 반납했던 기억도 있죠 ㅠ.ㅠ

 

그때 들었던 생각은 ‘한국 보수 개혁주의 진영이 아직까지도 미국 개혁주의의 자장에 갇혀 있구나..’ 란 생각이었습니다. 선생님 표현처럼 ‘흘러간 노래의 세련된 리메이크일 뿐인 글이 왜 이리 회자되는 걸까..’ 란 느낌이었거든요.

 

그래도 제임스 K. A. 스미스 같은 저자를 통해서는 말씀하신 "새롭고 신선한 통찰”을 얻은 적도 있으니, 선생님의 후기를 기대하겠습니다 ^^

저는 팀 켈러 목사님보다는 김 근주 선생님처럼 이 땅에 발 딛고 서서 개혁주의나 복음주의 관점을 확장시켜 가는 분들이 훨씬 더 흥미롭게 느껴지더군요. 그래서 저는 다른 전통과의 '대화'를 위해, 최근에는 그분 책을 읽고 있습니다 ^^

 

BMH  오스 기니스는 소명, 회의하는 용기를 한 8년 전인가 봤는데~ 이미 그때도 별다른 감흥이나 통찰력이 없었던 것 같아요. 팀켈러도 한때 읽긴 했는데... 메세지 결론이 거의 비슷한것 같아요. 현대인의 우상... 정체성.... 이런건데 이젠 저도 그다지 기대하지는 않게 되요 ㅎㅎ 그가 말하는 게 다분히 영미권 성향이 강한 것 같아서, 한국 상황이랑 괴리도 느꼈구요

 

제가 비관적인지는 모르겠는데요... 집사님.. 이젠 팀켈러 식의 탁월한 변증이나 말, 강의가 안먹히는 때가 아닌가 싶어요. 삶으로 사는 것 밖엔 없다는 확신이 살면서 비신자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강하게 듭니다. 일단 기독교에 대한 기대 자체가 없어요~ 팀켈러 강의나 책 내용이 먹히려면 적어도 세속(?) 사람들이 관심이 있어야 하고 그 정도 얘기 할 공부가 전제되어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해요. 결국 지식층이나 신학생 목회자들만 열광할 뿐이죠

 

정한욱 저도 저분들 책을 읽어보면 문제를 인식하는 틀 자체가 전형적으로 기독교 세계의 잔상이 강하게 남아있는 영미권 복음주의의 시각이어서 어떨때는 남의 고민을 대신해주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ㅎㅎ

 

네, 맞습니다. 삶이 아닌 말로 하는 변증으로는 더 이상 돌아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가 함들 것 같습니다. 게다가 기독교 문명권에 속해 있던 적이 없고 기독교가 사람들의 종교성 심층에 침투하지 못한 한국에서 저런 형태의 변증은 사실 상당히 생뚱맞죠. 한국에서는 말씀하신대로 내부자들의 자기확신 강화라는 용도로 사용될 가능성이 가장 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SP  어차피 각론으로 가면 팀 켈러 식의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훨씬 전문적이고 디테일한 논의들이 필요할 겁니다. 그러나 목사님들에게 그것을 기대할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팀 켈러의 역할'이 있는 것 아닐까요

 

정한욱  네, 팀 켈러는 좋은 분이고 자신의 위치에서 선한 영향을 많이 끼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어느 순간부터 기독교 세계관이라는 프레임 속에 스며 있는 전형적인 미국 복음주의 저자들의 뿌리 깊은 서구 중심주의가 조금 불편해지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영미권 저자들 가운데도 다원주의나 세계화라는 상황을 좀더 진지하게 대면하며 복음의 본질을 고민하는 레슬리 뉴비긴이나 리처드 보캄, 크리스토퍼 라이트, 마크 놀, 미로슬라브 볼프같은 저자들에게 훨씬 더 공감과 관심이 갑니다.

 

제가 볼때 이분들은 영미권의 기독교가 시공을 초월한 기독교의 표준적 패러다임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들의 기독교가 역사적이고 상황적인 기독교의 한 특수한 형태일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같은 영미권 저자라도 역사학자인 마크 놀 같은 분들은 기독교가 "세계기독교" 여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훨씬 강합니다. 그리고 이분들의 논의는 대개 "세속화된 세상에서 답이 되는 기독교로 돌아가자" 라는 구조를 가지는 것처럼 보이는데 아예 기독교 세계였던 적이 없고 서구보다 훨씬 '종교적'이지만 타종교의 영향이 압도적인 대다수 비서구 세계에서 저런 형태의 변증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지 솔직이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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