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 기독교저자/비판적 켈러읽기

팀 켈러 읽기 (3) 복음전파와 사회참여

by 서음인 2018. 2. 26.

팀 켈러를 계속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아직 다 읽지는 않았지만 그의 말을 빌어 지금까지의 인상평을 말하자면 "신학적으로 건전하고 철저히 정통적이면서도 동시에 (지적으로 세련되고) 한결같이 은혜로운 상태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그의 책과 사역의 지향점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도 그래서 여러 이유로 진보적인 신학을 수용할 수는 없지만, 현재의 상태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변화를 갈망하는 많은 목회자나 평신도들이 ‘심각한 위험’을 감수하거나 ‘지나친 모험’을 감행할 필요 없이 소비하기에 최적화된 저자 중 한분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센터처치>라는 책을 읽던 중 눈에 띤 "복음전파와 사회참여"의 관계에 대한 그의 생각이 흥미로웠습니다. 개인적으로 젊을 때부터 관심을 가져왔던 주제여서 자연스럽게 눈길이 갔던 것 같습니다. 제 눈에는 켈러의 생각이 (1) “복음이란 우리가 구원받았다는 기쁜 소식이며, 사회변화는 복음전파의 자연스러운 결과이고 결과여야만 한다”는 전통적인 복음주의의 주장에 가까운 것처럼 보입니다. 이러한 그의 생각을 (2) “복음전파와 사회참여는 서로 다르지만 그리스도인의 의무의 두 부분이며, 함께 하나님의 선교에 속해 있다”는 로잔이나 존 스토트, 크리스토퍼 라이트의 입장, (3) “복음전파란 ‘그리스도가 주가 되셨다’는 기쁜 소식(복음)을 말과 행동으로 선포하는 것이기에, 복음전도와 사회참여의 이분법이란 그 자체로 넌센스”라는 톰 라이트의 입장, (4) “복음이란 해방과 인간화의 메시지이며, 선교란 정의와 평화를 위해 투쟁하는 것”이라는 1972년 WCC 방콕협의회의 입장과 비교해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전통적인 개혁주의 교리를 지적이고 세련되며 균형잡힌 방식으로 풀어내는 그에게서 신선함과 편안함, 안정감을 느꼈지만, 애석하게도 ‘머리를 망치로 내리치는’ 충격이나 ‘존재의 심연을 직접 건드리는’ 심오함까지는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가 ‘괜찮은 저자’임에는 틀림없지만, ‘최고의 저자’의 반열에 올리기에는 부족함이 있다는 뜻입니다. 남은 부분을 또 열심히 읽어 보겠습니다만, 앞으로 이 다섯 권 외에 팀 켈러의 다른 책을 사기 위해 선뜻 지갑이 열릴 것 같지는 않네요! "머리 위로 무자비한 망치를 날려 줄" 책만 읽기에도 제게 남아 있는 인생이 너무 짧으니까요. 



다양한 답글들~~


CHW  일단 상당히 세련되고 지적이며 선하다는 느낌은 받습니다. 그런데 존 스토트만큼 성경에 깊이 천착하지도 않는 것 같고, C.S. 루이스처럼 빛나는 통찰을 보여주지도 않는 것 같고, 고전적인 개혁주의 신학이나 D.A. 카슨같은 '우리편' 말고는 현란하게 인용하는 다양한 저자들의 핵심적 통찰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는 것 같지도 않고 ...... 상대와 거리를 유지한채 툭툭 잽을 던지면서 착실히 점수를 쌓아나가는, 승률은 높지만 재미는 별로 없는 아웃복서의 게임을 보는 느낌이랄까요? 상대를 향해 저돌적으로 달려들면서 보는 사람의 피를 뜨겁게 가열하는 파이터같은 맛은 없는 것 같아요. 아무리 가까이 가도 화상을 입을 리는 절대 없어 보입니다. 제게는 그렇습니다 ㅎㅎ


KSI  수고하십니다 ^^ 저는 켈러의 여러 중요한 이슈들에 대한 접근에서 머리를 망치로 맞은 듯한 느낌을 몇 번 받았는데... 역시 사람에 따라 다른가 보네요. 특히 제 논문이 교리의 본질과 그 본질에 맞게 교리를 가르치는 것이다보니 저에게는 기존의 학문적 논의에서는 잘 볼 수 없었던 부분들이 보여서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런 저런 의견들을 잘 정리해서 담아내고 싶네요.


NYK  히히~ 요새 팀켈러에 대해 올려주시는 글 잘 읽어보다가 남겨봅니다^^


위에서 언급된 것과 같이 그는 개혁신학의 노선 위에서 현실과 이상을 잘 접목하고 있기에 동일 노선 혹은 보수적 입장을 견지하는 이들에게 호응을 얻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 언급해주신 것 같은데 (저도 무척이나 좋아하는)레슬리 뉴비긴이나 크리스토퍼 라이트와는 조금은(혹은 다소 많이^^)결이 다르다고 볼 수도 있죠.


저 역시 선교중심의 신학관으로 지난 시간들을 보내왔던터라 팀켈러는 다소 간에 아쉬움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가 건강한 토대 위에서 목회와 신학 사이의 간극을 줄이고 실제로 적용해온 것이 그의 강점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런 이유로 목회자가 아닌 성도들에게는 큰 감흥이 없을지도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