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주문했던 『메리 더글러스』라는 자그마한 책이 우여곡절 끝에 도착해 잠시 살펴보려고 펼쳤다가 계속 붙잡고 있습니다. 레위기 공부를 하면서 처음으로 접했고,『순수와 위험』을 읽으며 본격적으로 만났던 매력적인 영국 인류학자에 대한 작은 소개서입니다. 작년에 읽었던 책 리뷰를 하나 쓰고 있는 중인데, 쉽고 친절한 이 책이 자꾸 저를 유혹하며 하던 일을 방해하네요. 읽어가며 제가 이 학자에 대해 홀로 공부하며 겨우겨우 이해했던 내용들이 크게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어 기분이 좋습니다.
특별히 서론을 읽어가며 한국사회에서 떠오르는 쟁점 중 하나인 다양한 혐오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눈에 띠었습니다. 저자가 메리 더글러스의 통찰을 빌어 혐오란 본능적이거나 논리적이거나 위생적인 것이라기보다 특정 사회가 그어놓은 문화적 경계를 건드리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며, 동성애를 공격하면서 항문 성교를 거론하는 것 역시 우리 몸의 경계를 건드려 ‘더럽다’는 혐오의 이미지를 덧씌우기 위한 것이라고 언급한 부분이 인상적이네요! 저는 아마 오늘 일과 시간 전에 다 읽어버릴 것 같은데, 책도 작고 가격도 착하니 - 7500원 - 궁금하신 분들을 꼭 사보시길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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