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아리스토텔레스와 메리 더글러스를 예로 들기도 했습니다만, 한 권의 책이 품고 있는 지식의 네트워크라는 소우주를 탐사하다 보면, 가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과거에 행했던 지적 탐구의 흔적과 마주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요즘 독서 컨디션이 좋아 이런저런 분야의 책을 마구잡이로 섞어 가며 읽는 중이라 그런지 그런 예가 자꾸 눈에 띠네요!
최근에 발견한 예로는 (1) 고대 이스라엘의 가정에 대해 다룬 구약신학서의 한 아티클에서 아날 학파의 거두인 프랑스 역사가 필립 아리에스의 명저 <아동의 탄생>을(물론 사놓기만 하고 아직 읽지는 못했지만) 발견한 경우(사진 1,2), (2) 서양 철학사 교과서에서 얼마 전에 읽은 페미니즘 만화에서 만났던 고대 그리스 시대 여성 수학자의 이름이 불쑥 튀어나왔던 경우(그림 3,4), (3) 역시 서양 철학사 교과서에서 읽었던 아리스토텔레스의 유기체적이고 생태학적인 자연관을 설명한 본문을 리뷰를 포스트휴먼 신학을 다룬 책에서 유사한 버전으로 다시 마주한 경우(사진 5,6) 등이 있었네요!
사실 제가 나름대로 열심히 책을 읽는 이유 중 하나는 이런 거 하나씩 발견할 때마다 느껴지는 짜릿한 희열과 만족감 때문이기도 한데, 여러분도 혹시 그런 경험 없으신가요? 읽어야 할 책은 점점 늘어만 가는데 이 하찮은(?) 발견들을 동네방네 일리고 싶은 마음에 또 시간을 버리고 말았습니다요 ~~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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