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근 교수님의 『세계 복음주의 지형도』를 다 읽고 리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20세기 복음주의의 주요 사건 · 인물 · 주제를 살핌으로서 오늘날의 세계 복음주의 지형도를 개괄하고 있는 흥미로운 책입니다. 이 주제와 관련된 다음번 책읽기는 필립 젠킨스의 유명한 책 『신의 미래 : 종교는 어떻게 세계를 바꾸는가』 가 될듯 합니다. 둘 다 비서구 기독교의 약진에 주목하는 ‘세계기독교’의 관점에서 20세기 복음주의의 동향을 살피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사진 1)
제 신앙의 출발점이자 뿌리라 할 수 있는 ‘복음주의’는 한때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았던 독서 주제였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책들 중에 이 주제를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들만 모아 봐도 결코 적지 않습니다. (사진 2,3) 이 중에는 역사가 조지 마스덴의 책들처럼 지금은 시중에서 구하기 힘들어져 자료로서의 가치가 높은 것들도 있지요. 점차 보수화되는 기독교 세계관 운동에 대한 실망을 포함한 몇 가지 이유로 40대 이후 시들해졌던 복음주의 운동에 대한 관심은 몇년 전 두날개로 인한 충격 때문에 잠시 살아났고, 최근에는 ‘세계기독교’에 대한 관심과 탐구욕 때문에 다시 부활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향후 복음주의 운동의 미래를 이끌 가장 유망한 분야는 바로 ‘세계기독교’가 아닐까 하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저 책들 중 제게 큰 영향을 끼쳤거나 제 시야를 크게 확장시켜준 것들을 골라 보라면 크리스토퍼 케서우드의 <5인의 복음주의 지도자들>, 로버트 웨버의 <복음주의란 부엇인가>, 버나드 램의 <복음주의 신학의 흐름>, 로저 올슨의 <복음주의 신학의 역사>, 목창균 교수님의 <현대복음주의>, 조지 마스덴의 <미국의 근본주의와 복음주의 이해>, 앤드류 월스의 <세계 기독교와 선교 운동>, 마크 놀의 <복음주의 지성의 스캔들>과 <나는 왜 세계기독교인이 되었는가>, 브라이언 스탠리의 <복음주의 세계확산>, 김동춘 교수님의 <전환기의 한국교회>까지를 들겠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주로 신복음주의 운동과 관련된 책들을, 몇년 전 두날개와 관련해서는 복음주의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책들을 많이 읽었으며, 최근에 읽은 책들은 거의 세계기독교 관련 책들이네요!
지금까지 제 공부의 결론은 복음주의가 이미 완결되어 논란의 여지 없이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특정한 역사적 시공간 안에서 태동해 동시대와 지속적으로 교감하며 발전해 왔고 지금도 끊임없이 움직이며 변화하고 있는 "운동"이라는 것입니다. 그 말은 “운동”이기를 멈춘 채 특정 시대와 장소에 고착되어버린 복음주의는, 영향력과 비전을 상실한 ‘살아 있는 화석’과 다를 바 없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위기를 맞은 한국의 복음주의 교회들이 과거를 훈고하거나 현재를 수호하는 데만 역량을 쏟지 말고, 미래를 향한 변화의 발걸음을 내딛는데 주저하지 않아야 할텐데 .... 과연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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