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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단상 기독교

『전환기의 한국교회』,『문명화과정』 그리고 『신학이란 무엇인가』

by 서음인 2019. 8. 29.

요즘 세 권의 책을 동시에 읽고 있습니다. 김동춘 교수님의 전환기의 한국교회와 노르베르트 엘리아스의 문명화과정, 그리고 알리스터 맥그래스의 두꺼운 책 신학이란 무엇인가입니다. (사진 1) 기독교서적과 비기독교 서적을 함께 읽으면서 동시에 좋은 개론서나 교과서도 조금씩 읽어나가는 제 독서 스타일을 잘 보여주는 경우네요. 제게 이 책들의 공통점은 술술 읽힌다는 것입니다. 요즘 제 즐거운 놀이터인 페북 담벼락에 법무부 장관 지명자와 관련해 피에 굶주린 하이에나 언론들의 살기와 다양한 정의로 무장한 여러 페친들의 비난과 비아냥이 차고 넘치는 바람에 영 삶의 재미가 덜한데, 책이라도 술술 읽히니 그나마 좀 숨통이 트입니다.

전환기의 한국교회로잔언약기독교 세계관을 중심으로 그간 이 땅에서 펼쳐졌던 복음주의 운동에 영향을 준 여러 신학이나 운동들의 지적 계보를 탁월하게 개괄하고 있는 책입니다. (사진 2) 이렇게까지 속속들이 무슨 소린지 이해가 가는 책을 읽는 경험은 참 오랜만입니다. 참고문헌 목록에서도 안 읽은 책을 찾기가 훨씬 어렵군요. 제가 기독교 세계관 공부에 쏟은 시간과 노력이 많긴 많았나 봅니다. 이 책이 제가 한때 그렇게 애정했던 기독교 세계관에 대해 어느 순간부터 품게 된 회의와 의혹을 해소할 수 있을지 살펴봐야겠습니다.

엘리야스의 문명화과정결합태 사회학이라는 그의 독특한 사회학 이론을 설명하는 책 앞부분의 해설을 꼼꼼히 읽었더니 이해에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그래도 부족할까 해서 김덕영 교수가 지은 사회의 사회학에 나오는 엘리야스 관련 항목을 따로 읽기는 했습니다만(사진 3), 책 앞의 해설로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 이 책에는 문명화과정이란 사회구조의 변동에 따라 외부로부터 가해지는 사회적 통제를 내면화함으로서 개인의 감정구조가 변화해가는 과정"이라는 저자의 논지를 입증하게 위한 온갖 더러운예들이 가득 담겨 있으니(코딱지를 파서 먹지 마라! 등등), 식사 전에는 가급적 읽지 않으시기를 권합니다 ㅎㅎ (사진 4)

무지막지한 비주얼을 선보이는 신학이란 무엇인가는 분량에 압도되어 제풀에 기죽지만 않는다면 의외로 읽을 만 합니다. 핵심만 콕콕 집어 쉽고 깔끔하게 요약하는 맥그래스의 능력은 이런 종류의 개론서에서 특히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책은 과거에 기독교서회에서 역사 속의 신학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했었고, 개인적으로는 그때 한 번 읽었던 책입니다.(사진 1) 이전 책이 원서의 2판을 번역했고, 이번 책은 5판의 번역본이로군요. 궁금해서 두 책의 목차를 비교해 보니 내용이 늘어났을 뿐 책의 체제 자체는 큰 변화가 없네요. 내용을 살펴보니 맙소사! 전혀 기억에도 없는 이런 내용을 제가 정녕 그 옛날에 줄까지 뻑뻑 쳐가며 읽었더란 말입니까! (사진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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