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후스토 곤잘레스의 네 권으로 된 '교회사' 시리즈를 다 읽은 후 연이어 디아메이드 멕클로흐의 세 권짜리 '기독교 역사'를 읽는 중입니다. (사진 1) 지지부진한 독서가 이어지던 중 갑자기 정신이 번쩍 났습니다. 뭔가 심오한 깨달음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독서인의 즐거움 중 하나인 오탈자 찾기에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2. 아비뇽에 머물던 교황이 로마로 다시 돌아간 부분을 읽고 있는데 “(1309년부터 아비뇽에 거주하기 시작했던) 요한 22세로부터 1세대가 지난 후 그레고리우스 11세가 1337년에 로마로 돌아갔다”고 되어 있군요. (사진 2) 뭔가 이상해서 곤잘레스 책을 찾아보니 교황의 로마 귀환시기는 1337년이 아니라 1377년이었고, 그렇다면 1309년부터 아비뇽에 거주하기 시작한 교황인 요한 22세로부터 약 70년 후, 그러니까 2세대가 지난 후에 로마로 돌아간 것이 맞겠네요! (사진 3)
3. 그나저나 일단 4권짜리 곤잘레스를 읽은 후라 이 책은 금방 읽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진도가 잘 안나가네요. 몇 가지 이유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일단 '교회사'와 '기독교 역사'라는 두 책의 접근방식의 차이는 이유가 아니었습니다.
(1) 책의 편집을 보면 곤잘레스에 비해 맥클로흐가 페이지당 들어 있는 글자 수가 훨씬 더 많아 보입니다. 곤잘레스가 페이지당 23줄인데 맥클로흐는 28줄이네요. 한 페이지가 같은 한 페이지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사진 4)
(2) 곤잘레스가 주로 서방 라틴 교회, 그중에서도 ‘정통’으로 분류되는 교파의 역사를 중심에 놓고 이야기를 끌어간다면, 맥클로흐는 단성론 및 네스토리우스파 같은 비 칼케돈 기독교나 비잔틴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정교회의 역사에 ‘정통’기독교에 못지 않은 비중과 분량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잘 들어보지 못한 부분이라 빨리 읽기가 쉽지 않습니다.
(3) 다소 이야기의 흐름이 끊어지더라도 중요한 사건이나 인물을 친절히 설명하고 넘어가는 곤잘레스에 비해, 맥클로흐의 서술방식은 마치 방송 대본처럼 개별 사건의 세세한 설명보다 전체 이야기의 흐름을 더 중시합니다. 따라서 입문자라면 불친절하게 느껴질 만한 부분들이 제법 나옵니다. 정확한 이해를 위해 곤잘레스 책의 해당 부분을 자꾸 들추게 되다 보니 진도가 빨리 나가지 않네요.
4. 그나저나 원인도 찾았으니 이제 좀 더 빨리 읽어버리기만 하면 되는데, 과연 가능할까요? ㅎㅎ
사진 1
사진 2
사진 3
사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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