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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의사!63

칼라드리우스의 똥은 백내장 수술의사를 멸종시킬 것인가? 지난 5백년간 멸종된 동물을 다룬 라는 책을 읽은 후 라는 책을 집어들었는데 ‘칼라드리우스’ 라는 듣도보도 못한 새를 설명한 부분에서 정신이 번쩍 납니다. 이 새의 똥이 백내장을 치료해 준다는 설명이 눈에 띠었기 때문입니다. 사실이라면 백내장 수술을 업으로 삼고 살아가는 저는 졸지에 먹고 살 길이 ..... 저 새가 이미 멸종되어 한 구석에 실려있기를 바래야 하는 걸까요? 혹시 저 새가 어딘가에 살아 계속 똥을 누고 있다면 저같이 ‘백내장 수술하는 안과의사’가 조만간 의 개정판에 실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 ㅎㅎ 2018. 9. 10.
착 각 # 요즘 들어 아침에 출근하면 대기실에 환자가 꽉 차 있습니다. 그리고 오전 내내 쉴 틈이 별로 없을 정도로 환자들이 몰려옵니다. 그래서 “아, 드디어 환자들이 명의를 알아보는구나. 이제 떼돈 벌어서 빚도 좀 갚고 아파트 중도금도 낼 수 있겠다”라고 생각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신나게 일합니다. 그런데 점심을 먹고 내려와 보면 그 많던 환자는 대체 어디로 갔는지 오후 내내 병원이 그렇게 한가할 수가 없네요. 환자 몇 분에게 여쭈어 보니 오후에 너무 더워 환자들이 오전에만 몰리는 것이라고 알려주는군요. 할 수 없이 오후에는 성경공부나 하고 이런 잡글이나 쓰면서 앉아 있습니다 ㅋㅋㅋ # 특별히 지난주 수, 목, 금요일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오전 오후가 없을 정도로 바빴지요. 그때도 역시 명의를 알아보는 우.. 2018. 8. 16.
아이들의 눈 건강, 이것이 궁금해요! <아자> 36호 기고원고 가족 여러분, 안녕하세요? 기록적인 무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는 뜨거운 여름날, 우리의 희망이자 미래인 귀한 자녀들을 키우시느라 얼마나 수고가 많으십니까? 오늘은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의 눈 건강과 관련해 진료실에서 부모님들이 자주 궁금해하시는 몇 가지 질문에 대해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태어난지 얼마 안된 우리 아이가 계속 눈물을 흘려요. 우리 눈에서 만들어진 눈물은 코눈물관을 통해 코로 빠지게 됩니다. 그런데 가끔 코눈물관의 끝 부분이 완전히 개통되지 않은 채 태어나는 신생아들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 눈물이 정상적으로 빠지지 못하므로 눈 바깥으로 흐르거나 2차 감염으로 인해 눈곱이 나오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러한 “선천성 코눈물관 막힘증”은 대부분 아무 조치 없이도 생후 6개월까지는 정상화 되지만.. 2018. 7. 26.
여름맞이 날파리 대공습 오늘따라 날파리가 눈에 들어간 환자들이 많이 오시네요.사람에게도 문제지만, 날파리들에게는 그야말로 날벼락이지요. 사람은 날파리조심, 날파리도 사람조심! 2018. 7. 25.
한 시골의사의 범상치 않은 퇴근패션! 한 시골의사의 범상치 않은 퇴근복장 ㅎㅎ 2018. 7. 10.
진료실 안으로 들어온 밝은 빛! 요즘 선거에 모내기에 이 지역 특산물인 복분자 수확시기까지 겹쳐 병원이 한가합니다. 오늘 그나마 환자들이 좀 와주셔서 열심히 진료하고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눈부시도록 강렬한 빛이 진료실 안으로 들어와 제 눈을 괴롭히면서 진료실 벽에 그림자를 만들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무슨 일인가, 혹시 말세가 오려나 하고 고개를 돌려 자세히 살펴보니, 어떤 분이 병원 밖에 세워둔 오토바이의 백미러에서 반사된 빛이 진료실까지 도달한 것이었습니다. 병원이 1층에 있고 입구에서 원장실까지 모두 투명하게 보이도록 만들어져 있다 보니 생긴 일이었네요! 결국 오토바이가 떠난 후 진료실은 정상을 되찾았고, 다행히 세상의 종말도 오지 않았습니다 ㅎㅎ 2018. 6. 6.
센베노! 오늘 몽골 환자 한분이 익상편 수술을 위해 제 클리닉에 찾아오셨습니다. 보호자로 따라온 따님은 한국남편과 결혼해 10년간 한국에 거주하고 있어 한국말을 잘하시는 분이었고요. 진료와 수술중 9년전과 8년전 비전케어 캠프를 위해 두 차례 몽골에 방문했을 때 어깨너머로 배웠던 몽골 단어들을 총동원해서 - 센베노, 누떼 네게레, 바른죽, 증죽, 박쉬, 바이르테(안녕하세요, 눈뜨세요, 오른쪽, 왼쪽, 선생님, 안녕히 가세요) - 환자와 대화했는데, 노력하는 모습이 가상했던지 보호자로부터 지금까지 만난 한국사람 중 가장 몽골말을 잘할 뿐 아니라 심지어 발음도 정확하다(!)는 칭찬을 들었습니다. 딱 여섯 단어로 언어 전문가가 되다니 좀 얼떨떨하기는 하지만 어쨌든 기분좋은 아침입니다 ㅎㅎ (사진은 8년전 몽골에서 찍은.. 2018. 2. 19.
오늘 내원한 환자가 짚고 오신 최첨단 지팡이!! 2018. 1. 17.
병원에 환자대기 알림 전광판 설치 및 대기실 의자 추가 2018. 1. 17.
동측반맹(Homonymous Hemianopia) 시야. 오늘 침침하다고 내원하신 환자분의 시야검사 결과. 침침한 것 외에는 두통이나 안통을 포함한 특별한 증상이 없고 시력도 좋았으며 안압이나 안저, 시신경 소견도 전부 정상이었기에 일단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지만, 자꾸 불편을 호소하시는 것이 영 마음에 걸리고 뭔가 '감'이 좀 꺼림직해 혹시나 하고 시야를 확인해 본 결과, 우측 동측반맹(Rt. Homonymous Hemianopia)이 발견되었다. 환자에게 머리쪽에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신경외과로 의뢰해 드렸다. 환자가 호소하는 불편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절대로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는 철칙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기게 된다. 그리고 .... 가장 냉철하고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판단해야 하는 의료 현장에서도 가끔은 본능적인 ‘감’이라는.. 2018. 1. 4.
겨울이 싫은 이유 원장실이 건물 옥상에 따로 떨어져 있는 관계로 식사때나 수술복으로 갈아입을 때마다 옥상까지 올라가 아주 잠시지만 찬바람을 헤치고 원장실이 있는 작은 별채까지 걸어가야 합니다. 여름에는 참 쾌적한데 겨울에는 차디 찬 원장실에서 옷갈아입기 시작할 때부터 다 갈아입고 나와 다시 건물 내로 들어올 때까지가 매우 춥습니다. 딱 팬티 한장만 입고 그 위에 얇은 수술복과 가운만 걸친 상태니까요. 그래서 몇주째 감기가 안떨어지나 봅니다. 그렇다고 통유리로 되어있어 밖에서 훤히 들여다보이는 진료실 안에서 함부로 옷을 갈아입다가는 공연음란죄로 잡혀갈 가능성이 있고 ㅋㅋ 그래도 하루종일 진료실에 틀어박혀 있다가 강제로라도 한번씩 옥상에 올라가 바람도 쐬고 하늘도 쳐다보고 읍내도 한번 둘러볼 수 있다는 것은 복받은 일이겠지요.. 2017. 12. 1.
기생충과 인권, 그리고 의료윤리 - 북한 귀순 병사의 기생충 논란을 보며 기본적으로 의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환자가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개인정보를 본인의 동의 없이 다른 사람에게 유출하지 않도록 항상 주의합니다. 직무상 알게 된 환자의 개인정보를 타인에게 유출하지 않는 것은 의료법에 적시된 강제 규정일 뿐 아니라 히포크라테스 선서에도 나오는 의사의 가장 중요한 윤리적 의무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아덴만에서 총상을 입은 석 선장님을 수술하다가 이번처럼 많은 기생충이 발견됐다면 그때도 별 주저 없이 그 사실을 기자들 앞에서 브리핑할 수 있었을까요? 그리고 사람들이 이번 경우처럼 그 뉴스를 아무 거북함 없이 자신들의 관음증을 만족시키며 편안하게 소비할 수 있었을까요? 혹시 대통령을 수술하다가 그런 일이 벌어졌더라도 의료진이 편안하게 '기생충'을 입에 담을 수 있었을까요?.. 2017. 11. 23.
EBS 나눔 0700 374회 방송분량 EBS 나눔 0700 방송분량 https://www.facebook.com/wjdwkqtk/videos/1601672516561363/ 2017. 11. 14.
환대 갚기 - You are Intelligent! 얼마 전에 전에 백내장 수술을 해 드린 필리핀 환자분이 다시 병원을 찾아 주셨습니다. 굴절검사결과 안경이 필요 없는 정시상태였고, 0.1이 채 안되던 시력은 양안 각각 0.9까지 회복되셨네요. 일정이 바뀌어 곧 필리핀으로 귀국하셔야 한다고 해서 조금 빠르지만 예방 차원에서 야그레이져 수술까지 해드렸습니다. 무엇보다도 저시력 환자 특유의 무표정했던 얼굴에 다양한 표정과 환한 미소가 돌아온 것을 보니 정말 기쁩니다. 제 질문에 대답하시는 것 외에는 별로 말이 없는 분이었는데, 오늘은 환히 웃으시며 귀국 전에 기념으로 사진 한장 찍자고 하시면서 "You are intelligent!" 라는 한 마디를 남겨 주셨습니다! 사실 제가 듣고 싶었던 말은 "You are handsome!"이었는데 끝까지 그 이야긴 안.. 2017. 10. 14.
2015년 IAPB에서 발표한 세계 저시력 현황 - 세계 73억 인구중 실명환자 3600만명 포함 저시력환자 2억 5300만명 - 저시력 유병율은 1990년 4.58% 에서 2015년 3.38%로 감소 - 저시력 환자의 55%가 여성- 저시력 환자의 89%가 개발도상국에 거주- 근거리시력 장애를 호소하는 11억명의 환자들은 돗보기만 있으면 호전가능- 저시력의 원인 1위는 교정되지 않은 굴절이상 49%, 2위는 백내장 25.5%- 저시력 환자의 75% 이상이 안경교정과 백내장 수술로 회복될 수 있음! 2017. 10. 14.
혐오와 배제 - 육체의 의사와 영혼의 의사! 요즘은 '감이 노랗게 익어가면서 의사의 얼굴도 누렇게 변한다는' 가을입니다. 농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많은 지역에 개원한 시골의사에게는 추수로 농촌이 바빠지는 가을이 보릿고개인 셈입니다. 그렇게 환자가 뜸한 가운데도 오늘 세 분의 외국인이 우리 병원에 찾아 주셨습니다. 정확하게는 한 분의 귀화 한국인과 두 분의 외국인이라고 해야 맞겠지요. 한국에 시집와서 귀화한 필리핀 출신의 한국 여성과(착각하지 마십시요. 이분은 피부색이 달라도 엄연히 완전한 한국인입니다), 시집간 딸을 보러 방문하셔서 얼마 전 제게 백내장 수술을 받으신 필리핀 친정어머니, 그리고 키르기즈스탄의 오쉬 출신으로 모스크바에서 살다가 한국에 일하러 오신 러시아 남성분이었습니다. 필리핀 어머니는 가톨릭 신자였고 키르기즈 출신 러시아 남성분은 .. 2017. 9. 21.
환대 갚기 - 필리핀에서 오신 어머니 수술! 어제 시력감소를 호소하는 외국인 환자 한분이 우리 병원에 찾아오셨습니다. 한국남편과 결혼한 딸을 방문해 잠시 머물고 계시는 필리핀 국적의 여성이었습니다. 검사해보니 오른쪽 눈은 심한 백내장으로 시력이 0.1도 채 되지 않았고, 왼쪽 눈 역시 백내장이 많이 진행되어 수정체 전체가 하얗게 변하고 일부는 녹아서 액화되어버린 성숙백내장(mature cataract) 상태로 시력도 앞에서 손이 흔들리는 것만 겨우 느낄 수 있는 수준(안전수지 hand motion+)이었습니다. 이 정도로 심한 백내장은 요즘 한국에서는 거의 보기 힘들고, 비전케어 사역을 위해 외국에 나갔을 때나 가끔 볼 수 있지요. 외국인이라 의료보험이 없어 수술비가 꽤 나올 상황이었습니다만, 잠시 생각 끝에 최소한의 실비만 받고 수술해드리기로 하.. 2017. 9. 11.
곤충제거 전문의 - 진드기에 이어 개미까지! 잠시 전 밭에서 일하던 중 뭔가가 눈에 튀어들어간 후로 계속 이물감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호소하시는 환자 한분이 진료실에 찾아오셨습니다. 환자분 말씀으로는 뭔가가 들어간 후 따끔한 느낌이 있었고 그 후로 계속 불편하셨다고 합니다. 검사를 위해 아래 눈꺼풀을 뒤집자마자 뭔가 시커면 물체가 눈에 띄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개미 한 마리! 시골에서 날파리가 눈에 들어가는 경우는 드물지 않습니다만 개미는 시골의사 생활이 16년째인 저도 처음입니다. 포셉으로 제거를 시도했으나 웬걸 잘 떨어지지도 않습니다. 알고 보니 개미가 결막을 꽉 문 채로 죽은 것이었습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개미가 눈구녁을 꽉 깨물어부렀구마잉~~”이라는 보호자의 탄성과 함께 제거에 성공! 일전에는 진드기 물린 환자가 오시더니 오늘은 개미에 .. 2017. 9.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