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의사!63 어벤저스급 직원들과 함께 한 첫 회식! 작년 말경 오래 손발을 맞춰 왔던 직원 두 명이 개인사정으로 갑자기 퇴사하게 되면서 직원과 관련해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둘 다 안과업무 전반에 정통한 베테랑 중의 베테랑들이라 병원 운영에 엄청난 공백이 생길 위기였습니다. 다행히 안과경력이 많은 소문난 베테랑 직원 한 분을 광주에서 모셔올 수 있었고, 해남에서부터 15년 이상 알고 지내던 직원 한분도 다니던 서울 직장을 사직하고 흔쾌히 내려와 주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저와 20년 가까이 일했던 퇴사했던 직원이 개인사정을 해결하고 다시 재입사했으며, 계속 문제를 일으키다 끝내 무단으로 퇴사한 직원 대신 뽑은 막내도 업무에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안과계에서 잔뼈가 굵은 어벤저스급 직원들이 모이다보니 진료와 검사와 수술을 포함한 병원업무 전체가 이전.. 2020. 6. 19. 해남을 떠나며 받았던 선물! 2011년 단독개원을 위해 10년간 정들었던 해남의 일터를 떠나게 되었을 때 막내 직원이었던 정길씨는 제 사진을 담은 모자이크를 만들어 전해주었고, 재주 많은 은정씨는 저를 그린 멋진 스케치와 종이컵을 오려 바닥에 저와 직원들의 얼굴을 그린 작은 용기(?) 몇 개를 선물해 주었습니다. 그중 하나를 안구 생체염색 검사지를 버리기 전 잠시 모아두는 용도로 잘 썼는데 이제 좀더 깨끗한 것으로 바꾸려고 합니다. 저 두 직원과는 2011년을 마지막으로 헤어졌지만, 해남에서 인연을 맺었던 직원들 중 다른 두 명이 지금 저와 함께 일하고 있으니, 제가 돈 복은 별로 없어도 사람 복은 많은 것 같습니다! 2020. 6. 10. 더 새롭고 많은 눈이 필요해! 최근에 진료와 수술때 안과의사의 “눈” 역할을 해주는 세극등 현미경과 수술현미경을 조금씩 업그레이드해 교체했습니다. 그러면서 정교한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고 저장할 수 있는 시스템도 함께 도입했습니다. 사실 모든 안과 진단장비는 “눈”의 연장, 또는 확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렇게 많은 “눈”을 가지다니 마치 백 개의 눈이 달렸다는 그리스 신화의 거인 아르고스가 된 기분입니다 ㅎㅎ 이번에 업그레이드한 새 "눈"을 포함해 많은 "눈들"의 도움으로 좀 더 눈밝은 안과의사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2020. 5. 28. 쎄쎄쎄 & 깔맞춤! 수술자와 수술조수의 쎄쎄쎄, 수술모자와 버선의 깔맞춤! 2020. 4. 2. 오늘 병원에 들여온 AL Scan 오늘 병원에 새 식구 하나를 들였습니다. 보기와 달리 매우 비싼 장비고 리스로 사서 몇 년간 갚아야 하지만 들여다보고 있으니 마음이 흡족합니다. 사고 싶은 장비야 한이 없지만 이번엔 여기까지! 2020. 4. 2. 젊은 의사시절 춘천 채안과흑석동 이안과 2020. 3. 23. 멋짐의 적, 습관과 망각! 1. 처음에는 일과시간 중 마스크를 끼는 것이 편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살짝 휜 콧대라인을 너무 리얼하게 보여준다는 것 빼고는 별로 불편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오늘도 수술방에 들어가 손닦기 전 모자 쓰고 마스크까지 착용하고 나니 평소와 달리 뭔가 좀 답답하군요. 거울을 쳐다보니 아뿔사! 외래에서 쓰는 마스크를 벗지 않은 채 그 위에 수술 마스크를 겹쳐 썼던 것이었습니다. 그새 마스크 착용이 습관이 된 나머지 마스크를 쓰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망각했던 것이죠. 기왕 이렇게 된 것 평생 처음으로 쌍마스크 쓰고 수술한번 할까 하다가 참았습니다 ㅋㅋㅋ2. 저는 식사중 자꾸 옷에다 뭘 흘리는 편입니다. 그런데 가운이나 와이셔츠가 흰색이다 보니 식사만 하고 나면 뭘 먹었는지 알려주는 강렬한 흔적이 남습니다. 그 꼴을.. 2020. 3. 4. 눈썹에 엉겨붙은 강력접착제 어르신 한 분이 한쪽 눈을 감은 채 진료실로 찾아오셨습니다. 집에 있는 안약을 넣은 후 갑자기 눈이 감겨 떠지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일일까 하여 세극등 현미경으로 살펴보니, 이런! 순간접착제를 안약으로 착각해 눈에 넣으시는 바람에 눈썹에 엉겨붙어 눈이 감겨버린 것이었습니다.포셉으로 접착제 덩어리만 제거하려고 시도해 보았지만 이미 눈썹과 워낙 단단히 붙어버린 바람에 수술용 블레이드를 사용하여 눈썹과 함께 조심조심 제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행히 환자의 눈에는 접착제가 거의 들어가지 않아서 눈썹을 좀 많이 잃으신 것 빼고는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눈썹의 중요한 기능 중에 하나가 외부의 이물이나 자극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것인데, 이번 경우야말로 눈썹이 침입하려는 적(?)을 끌어안고 함께 장렬한 최후.. 2019. 9. 19. 좋은 임상가와 좋은 성경연구자의 공통점, 자세한 관찰! 오른쪽 눈에 이물감을 호소하시는 환자 한분이 찾아오셨습니다. 다른 병원에서 염증으로 진단받고 약을 넣었지만 호전이 없었다고 합니다. 눈 구석구석을 열심히 찾아봤지만 이물이 없어 단순 염증이라고 말씀드리려다가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자세히 들여다보던 중 각막(까만 동자)와 바로 붙어있는 3시 방향 결막(하얀 동자) 부위에 뭔가 보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자세히 보니 작은 노란색 가시가 박혀 있었습니다!물론 당장 제거해 드렸고 곧바로 환자의 얼굴에 미소를 되찾아 드릴 수 있었습니다. 가시의 양 옆에 샤프심과 머리카락을 놓고 사진을 찍어보니 열마나 얇은 가시였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사진을 크게 확대해서 자세히 봐야만 두 까만색 기둥(?) 사이에 있는 얇디 얇은 노란색 가시를 겨우 발견할 수 있는 정도니까요. .. 2019. 8. 12. 결막이물, 무엇? 본격적인 농번기를 맞아 병원이 한가해졌습니다. 그런데 오늘따라 문 열자마자 눈 속에 이물이 들어간 환자가 세 분 오셨습니다. 세 가지 종류의 이물을 제거했는데 각각 무엇일까요? 뒤로 갈수록 난이도가 높습니다. 첫번째 사진은 50대 여성,두번째는 20대 남성 외국인 노동자, 세번째는 30대 여성입니다. 특히 3번은 집중하지 않으면 안과의사들도 놓치기 쉽지요. 16배의 크기로 확대된 여기가 바로 제가 매일 마주하는 세상입니다 ㅎㅎ #정답은 1 번은 눈 속에 들어간 긴 머리카락.2 번은 그라인더 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작은 쇳조각.3 번은 스크럽 화장품 속에 들어있는 작은 알갱이입니다. 2019. 5. 9. 2005년 해남 시절! 2019. 4. 30. 변소와 안과, 그리고 빨간 등의 추억! 진료를 마친 후 병원에 남아 책을 읽기로 한 것이 신의 한수가 되었습니다. 요즘은 보통 한두 시 정도까지도 원장실에 앉아 있습니다만, 예전에 비해 책 읽고 리뷰하는 시간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제게 허락된 독서의 시간이 얼마나 남아 있을지 모르겠지만, 가능할 때 이 행복을 열심히 누려야겠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공부하다 좀 심심해져서 잠깐 딴 짓 좀 해볼까 합니다 ㅎㅎ 페친 여러분께서는 혹시 사진에 찍힌 빨간색 전구를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그리고 저 등이 왜 안과 진료실에 붙어있는지 아십니까?아마 우리 또래라면 저 등에 익숙하신 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바로 옛날 “푸세식” 변소에 많이 달려 있었던 그 등입니다! 한밤중에 큰일을 보려고 집밖 으슥한 곳에 위치한 변소로 저벅저벅 걸어가, 저 빨간 등을 켜놓고.. 2019. 4. 12. "말이 되는" 기도 - 원장의 손과 환자의 눈 VS 원장의 눈과 환자의 손 백내장 수술을 주종목으로 삼고 있는 시골의사인 저는 수술 시작 전에 수술 현미경 앞에 앉아 잠시 기도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도의 내용은 환자의 이름을 빼면 거의 대동소이합니다. “하나님 아버지, 오늘도 ooo 님의 백내장을 수술해 드리게 되었습니다. 수술의 모든 과정이 아무 문제 없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진행되어서, ooo 님이 밝은 시력을 회복하실 수 있도록 "원장의 손과 환자의 눈"을 잘 지켜 주시옵소서. 아멘.” 오늘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수술 전 열심히 기도하고 눈을 떠보니 뭔가 좀 이상했습니다. 잘 생각해보니 아뿔사 ~~ 오늘은 “원장의 눈과 환자의 손”을 잘 지켜달라고 기도했군요. 수술할 환자분이 거의 귀가 들리지 않는 분이라, 수술 전에 “환자분, 수술실에서 손 절대 올리지 마세요”.. 2018. 12. 28. 이중촛점렌즈의 발명자 벤자민 프랭클린! “시골의사는 감이 노랗게 익어가면서 얼굴이 노래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시골에서는 추수철이 다가오면 병원이 부쩍 한가해진다는 뜻이지요. 하여, 저 역시 ‘노래진 얼굴로’ 진료 틈틈이 지난 주일날 득템한 교양과학 만화책 을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아니, 오늘 같아서는 독서 틈틈이 가끔 진료한다는 말이 더 정확하겠군요. 과연 제게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 맞습니다. ㅋㅋ그런데 읽어가던 중 “번개 실험”으로 유명한 벤자민 프랭클린이 이중촛점 렌즈 안경을 발명했다는 말이 눈에 확 들어옵니다. 안과 분야에 발을 디딘지 어언 25년 가까이 지났건만 부끄럽게도 오늘에야 그 사실을 알게 되었네요. 그나저나 요즘 주일날 성가대에서 악보가 잘 보이질 않아 실수할 때마다 ‘얼굴이 노래진 채’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조만간 .. 2018. 10. 11. 옛 어르신들은 왜 깨를 눈에 넣었을까? 오늘 진료실에서 만난 환자는 연세가 많은 어르신으로 깨를 떨다가 뭔가가 눈에 들어간 후 이물감이 생겨서 찾아오겠다고 합니다. 물론 구석구석 열심히 뒤진 끝에 숨어 있던 깨를 찾아 문제를 해결해 드렸지요. 그런데 전국을 돌아다니며 시골의사 생활을 오래 하다보니 알게 된 사실입니다만, 옛 어르신들은 눈에 이물이 들어가면 일부러 깨를 넣기도 했다는 것을 아십니까? 여쭤보니 이 어르신도 전에 그랬다는 것을 알고 계시네요. 왜였을까요? 저도 답은 모릅니다. ㅎㅎ 2018. 10. 11. 병원 옆에 위치한 겸손을 가르치는 나무! 최근 병원 바로 옆 길가에 지뢰밭(?)이 하나 생겨났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밟으셨고, 폭발한 곳마다 요란한 향기가 진동합니다. 저도 며칠전에 살짝 하나 밟았다가 한동안 "향기가 저와 함께" 했습니다^^* 당분간이라도 이곳을 지날때는 뻣뻣한 목에 힘을 빼고 겸손한 마음으로 고개를 숙인 채 다녀야겠습니다 ㅋㅋㅋ 2018. 9. 22. <아자>에 나온 글 - 아이들의 눈 건강, 이것이 궁금해요! 제가 매일 책 이야기나 올리니 혹시 병원 문은 폼으로 열어놓고 하루종일 책이나 읽는 팔자 좋은 한량인 줄 아는 분들이 계실까봐 .... 사실 제가 바쁠때는 상당히 바쁘고 백내장 수술도 꽤 잘 할줄 아는 안과 개원의입니다. 그래서 의뢰가 들어오면 가끔 이런 글도 쓸 줄 압니다 ㅎㅎ 2018. 9. 18. 수술방에서 욕 실컷 얻어먹고 배부른 날! 오늘 오전에 백내장 수술이 잡힌 환자는 두분입니다. 한분은 아흔 살이 넘으셨고 다른 한분은 아흔을 바라보는 분이십니다. 그런데 첫 번째 환자는 "이 개 자제분아. 왜 나를 여기로 끌고와서 죽이려고 하느냐. 그만 하고 차라리 날 죽여라!"를 포함해 독립투사를 고문하는 일본 순사나 얻어먹을 법한 온갖 험악한 욕을 수술 내내 선사하셨고, 두번째 환자분은 눈에 물만 뿌려도 아프다고 온갖 비명을 지르며 온몸을 비트시니 평소보다 세배 가까운 시간을 수술실에서 보내고서야 겨우 장갑을 벗을 수 있었습니다. 일년에 한두 번 정도 있을까말까한 일을 오늘 연속으로 두번이나 겪었네요. 아마 수명이 한 시간 정도는 줄어들었을 것입니다. 그래도 두분 다 수술이 잘 끝났고, 수술 끝난 후로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생글생글 웃으시며 .. 2018. 9. 12.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