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273 <땅, 성경, 이야기>를 선물받다! 페친이신 Jushin Park 목사님이 편집자로 열심히 만드신 성서지도인 『땅, 성경, 이야기』(존 A. 벡 지음, 선한청지기 펴냄)을 보내 주셨습니다. 알고 보니 번역자인 Tae Hoon Kim 목사님도 페친이시로군요. 두 분의 이름만으로도 믿음이 팍팍 가지만, 일단 한 번 펼쳐보니 과연 좋은 책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성경의 땅 소개’라는 제목의 1부는 성경 이야기의 무대가 되는 팔레스타인의 지리에 대한 기초적인 개관을 담고 있으며, 2부인 ‘땅과 이야기의 만남’에서는 창세기에서 계시록에 이르는 성경 내러티브 전체를 그 지리적 맥락 및 의미와 유기적으로 잘 엮어 흥미진진하게 풀어냅니다. 180여 페이지 정도로 성경지도 치고는 부피가 크지 않지만, 꼭 필요한 지도와 유익한 정보들은 빠.. 2021. 4. 16. 환대는 가능한가? -『공정한 환대』와 『환대에 대하여』, 그리고『사람, 장소, 환대』 신학자 레티 러셀은 『공정한 환대』라는 책에서 ‘본문으로 괴롭히기 (textual harassment)’를 통해 지속적으로 타자에 대한 배제와 억압을 자행하는 ‘차이의 해석학’ 대신, 성서의 또 다른 전통 중 하나인 하나님의 환대 속에서 사람들을 환영하면서 차이를 긍정하는 ‘환대의 해석학’으로 성서 텍스트에 접근하자고 말합니다. 이 책을 만난 후 ‘환대의 해석학’은 제 성서읽기의 주요 화두가 되었고, ‘환대’는 제가 관심을 가지고 살피는 주제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관심은 관련 주제를 다루는 몇 권의 책과의 만남을 통해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져 왔습니다. 자크 데리다는 『환대에 대하여』에서 절대적 타자를 받아들일 수 있는 환대는 ‘절대적’ 혹은 ‘무조건적 환대’뿐이며, 이는 타자가 이름이나 신분.. 2021. 4. 13. 사회학 읽기와 이번주에 산 책 이번 주 내내 오귀스트 콩트에서부터 니클라스 루만에 이르기까지 사회학의 역사를 빛낸 거장들에 대한 소개를 담은 책들을 읽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예전에 구입해 놓고 까맣게 잊고 있었던 이라는 책을 발견(?)했는데, 그간 여러 책들을 통해 이름을 접해 왔던 다양한 사회학 논쟁들에 대해 자세히 다루고 있네요. 알고 보니 을 쓰신 김덕영 교수님이 2003년에 내신 책이었습니다. 이번에는 마지막 장인 ‘하버마스-루만 논쟁’만 살펴봤는데, 언젠가 이 흥미로운 책을 찬찬히 정독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도 서점에서 몇 권의 책을 사서 돌아갑니다. 다 좋은 책들이지만 특별히 세 권의 책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고 박원순 시장의 죽음과 관련된 진실을 추적하는 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 사건의 여파와 결과가 앞으로 한국.. 2021. 3. 23. <사회학 아는 척하기>가 옛 책들을 소환하다. ‘만화처럼 재미있게 읽는 말랑말랑한 사회학’이라는 부제가 붙은 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가볍게 한번 훓어보려고 집어든 책인데 설명이 너무 간략하다 보니 이해가 쉽지 않았고 결국 제 맹렬한 분노(?)와 잠자고 있던 승부욕을 자극하고야 말았습니다. 서재에서 오랫동안 먼지를 뒤집어쓰고 잠자고 있던 개론서와 안내서들을 소환해, 이 책이 소개하는 내용들을 조금 더 잘 이해해보기 위한 전쟁을 치르는 중입니다. 처음 들어보는 학자와 이론인 것 같았는데 알고 보니 이미 이전에 줄까지 쳐가며 읽었던 내용인 경우도 좀 있네요. 해야 할 일이 한가득이라 빨리 이 수렁에서 빠져나와야 하는데 ~~ ㅋㅋㅋ 2021. 3. 19. 레비나스의 <윤리와 무한>을 읽다. 오늘은 딸 옆에 앉아 레비나스라는 철학자의 대담집인 을 읽었습니다. 이 학자의 이름을 처음 접한 것이 1987년 읽었던 손봉호 교수님의 이라는 책에서였으니, 거의 35년만에 그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셈입니다. 지난번 읽었던 데리다와 마찬가지로 ‘타자’와 ‘환대’를 다룬 중요한 철학자 중 한 분이라고 합니다. 오랜만에 펼쳐본 손교수님의 글을 포함한 몇몇 소개글들의 도움으로 어설프게나마 내용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 주중에는 진료실에서 주일에는 교회에서 하루의 쉼도 없이 살아가다가, 코로나 때문에(!) 철들고 처음으로 누려 보는 주일 하루의 여유와 쉼 .... 1년을 누리고 나니 남겨진 삶의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생각이 많아집니다. (2021년 3월 14일 주일) 2021. 3. 15. 환대 없는 데리다의 <환대에 대하여> 데리다의 는 며칠에 걸쳐 그렇게 정성을 다해 구애를 했음에도, 끝끝내 제게 ‘환대’를 베풀어 이해의 신세계로 ‘데리다’ 주지 않는군요. 어제 이런저런 책들의 도움을 받아 밤늦게까지 읽다읽다 끝내 정신이 안드로메다로 가출해 유치한 셀카놀이나 해대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책 앞표지에 떡 하니 자리잡은 채 괴로워하는 저를 그윽한 눈초리로 쳐다보는 데리다의 얼굴이 매우 얄밉게 느껴집니다 ㅋㅋㅋ 2021. 3. 5. 책사기에 쉼이란 없다! 2월 21일과 28일에 산 책들입니다. 여러 이유로 책읽기는 쉬엄쉬엄 가고 있지만, 책 사기에는 아직까지 쉼이란 없습니다. 이게 다 온갖 책으로 저를 유혹하는 페친들의 담벼락 때문이지요 ㅎㅎ (2021년 3월 2일) 2021. 3. 5. 1월 17일과 2월 4일에 산 책들 2021년 1월 17일(사진 1)과 2월4일(사진 2)에 산 책들입니다. 여러 이유로 제 인생에서 가장 오랫동안 책을 놓고 있습니다만, 지갑만큼은 아직 닫히지 않았습니다! 다 좋은 책이지만 특별히 로저 올슨의 가 눈에 띠네요. 1991년 간하배(Harvie M. Conn)교수의 을 접한 후 흥미를 느껴 지금까지 많은 현대신학 개론서들을 모으고 읽어 왔습니다. (사진 3, 4) 첫 책의 원래 목적은 현대신학을 비판하는 것이었으니, 저는 저자의 의도를 잘 따르는 착한(?) 독자가 되지는 못한 셈이로군요 ㅋㅋ 2021. 2. 9. 김기현 목사님께 <부전 자전 고전>을 선물받다! 로고스교회 담임이자 로고스서원 대표로 섬기시는 김기현 목사님께서 아들인 김희림군과 함께 쓴 책인 을 보내 주셨습니다. 신학과 철학의 고전을 아버지와 아들이 편지로 나누는 대화의 형식을 통해 다루는 탁월한 책이네요. 일단 이 책에 소개된 고전들의 면면이 놀랍고, 이렇게 훌륭한 책을 대학생 아들과 써 내신 김목사님이 부럽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열심히 읽겠습니다! (2020년 12월 22일) 2021. 1. 2. 눈오는 날, 코로나시대의 일상, 그리고 책사기 오늘은 눈이 많이 왔습니다. 그러건말건 주말의 제 일상은 코로나 이후 지난 10개월간 거의 똑같습니다. 토요일 진료후 집으로 복귀해 가족과 지내다가, 때 되면 온라인으로 예배드리고, 심심하면 자는 강아지들 깨워 놀고, 가끔은 콜라 한 캔과 함께 책좀 읽으며 뭔가 끄적거리고, 한 번씩 오가는 길목에 위치한 서점에서 책 좀 사고, 갈 때가 되면 직장이 있는 지역으로 복귀하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표현하면 집 밖은 위험해! 코로나 전부터 주말에도 교회에서 빼고는 사람 만날 일이 없었고, 주중에는 원래 진료시간 외에 만날 사람이 없으니, 결국 교회에 가지 못한 10개월 동안을 셀프 자가격리 상태로 지낸 셈입니다. 지난 주까지와는 달리 오늘은 분주하던 터미널도, 만석이던 버스 안도, 막히던 고속도로도 정말로 눈에.. 2021. 1. 2. 책안에 내용 요약 정리하기! 찾아볼 것이 생겨 오래전 읽었던 도로테 죌레의 을 펼쳐들었습니다. 그때는 이렇게 책 앞 뒤의 여백에 8-10면 정도에 걸쳐 빽빽하게 내용을 정리해가며 읽었었군요. 비슷한 시기에 읽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근처에 꽃혀 있는 유사 주제의 책들을 찾아보니 비슷하게 책 앞 뒤나 중간의 여백, 심지어 책 중간에 백지를 붙여가면서까지 열심히 정리를 했었군요. 덕분에 필요한 내용을 금방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글씨체도 지금보다 훨씬 명필(?)이군요 ㅋㅋㅋ 찬찬히 보니 이 내용만 잘 정리해 SNS에 올려도 훌륭한 책 리뷰가 되겠다 싶습니다 ㅎㅎ (2020년 12월 12일) 2021. 1. 2. 페북 담벼락을 뜨겁게 달군 이슈, 검찰과 창조과학! 집에 가는 길에 책 두권 사가지고 갑니다. 최근에 제 페이스북 담벼락을 뜨겁게 달구었던 이슈와 관련된 책들입니다. 과거에 비하면 많이 좋아졌습니다만, 더 이상 한국교회에 반지성적인 유사과학 때문에 소모적 논쟁이 반복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시민들이 위임한 선출 권력의 머리 위에서 “영생 권력”을 누리며 민주 공화국을 위협해 왔던 무도한 일부 권력집단의 야욕이 이번 기회에 확실히 제압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좋은 책 써주신 페친 두분께 감사드려요! 2020. 12. 9. 판을 거듭하며 산 책들 여러분은 혹시 같은 책을 증보판이 나오거나 출판사나 번역자가 바뀜에 따라 계속 새로 구입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또는 한 시리즈의 주석의 저자가 바뀐 경우 업그레이드 해서 구입해보신 경험이 있으신가요? 저는 그런 경우가 제법 있습니다. 아마도 꽤 오랜 독서 이력 동안 그 저자나 책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거나, 새 책만 보면 사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는 치명적인 지름병을 앓고 있는 경우거나 둘 중 하나일 텐데, 저는 제 자신이 전자에 속한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ㅎㅎ 1. 첫 번째로 내세울만한 책이 이번에 복있는사람에서 6판을 번역해 펴낸 알리스터 맥그래스의 입니다. 저는 이 책을 꽤 오래 전 기독교서회에서 나온 3판의 번역본인 으로 처음 접했습니다. 처음 읽었을 때는 제대로 이해를 못했습니다만 신학 언.. 2020. 11. 27. 크리스터 스탠달의 '내성적 양심'과 '수치의 문화' "신학자 크리스터 스텐달은 어느 획기적인 글에서 서양인들의 자기 성찰적 양심은 성경 저자들에게 생소한 것임을 입증했다 ..... 고대 세계와 비서양 세계는 명예/수치 문화를 갖고 있고 서양은 무죄/유죄 문화로 구성되어 있지만, 하나님은 양자 모두에서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으시다." "각 단계마다 다윗은 이런 상황에서 당시 지중해 연안 왕들이 취했던 전형적인 행동을 그대로 따랐다. 그리고 당시의 명예/수치 시스템에 따르면 그 문제는 해결되었다. 다윗이 그 문제를 다시는 생각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양심의 가책에 시달리지도 않았을 것이다 .... 다윗은 당시의 문화적 표준에 따라 적절하게 행동했지만,하나님은 그를 더 높은 도덕적 표준에 비추어 보셨다. 그럼에도 다윗을 회개시키기 위해 명예/수치 시스템을 .. 2020. 11. 17. 이번 주에 산 책! 오늘은 드디어 과 맥그래스의 를 사들고 갑니다. 이번에 나온 는 제 6판으로, 기독교서회에서 나왔던 3판과 복있는사람에서 나왔던 5판에 이어 세 번째 만남이네요! 지난 번 판에서 몇몇 분들이 지적했던 편집 문제를 해결했는지 5판만큼의 압도적 중량감(!)은 없군요 ㅎㅎ 한 책이 네 차례 판이 바뀌도록 계속 업데이트해 구매했다는 것은 그만큼 제가 나이가 들었다는 이야기일수도, 그 기간동안 꾸준히 해당 분야에 대한 관심을 유지했다는 뜻일 수도 있겠습니다! 아, 대책 없이 책을 사는 악습을 평생 버리지 못했다는 뜻일 수도 있겠네요! (2020년 11월 15일) 2020. 11. 16. 읽는 책을 사는 것이 아니라, 산 책 중에서 읽는 것이다! 참고할 일이 생겨 손꼽히는 기독교 영성고전 중의 하나라는 ‘십자가의 성 요한’의 을 펼쳐들었습니다. (사진 1) 오래전 한 번 읽었지만 무슨 소리를 하는지 도통 알아듣기 힘들었던 기억이 있는 책입니다. 예전에 읽으면서 책 속지에 적어놓은 내용을 살펴보니, 그때 이 책을 가슴으로 이해하거나 공감하지 못했지만, 머리로 중요한 내용을 캐치하는데 완전히 실패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사진 2) 지금 다시 읽어보니 어렵기는 마찬가지지만 그때처럼 캄캄한 ‘어둔 밤’을 헤매는 느낌은 아니네요. 신앙의 연조도 쌓이고 인생의 풍파도 겪으면서 이해의 폭이 넓어진 탓도 있을 것이고, 무엇보다 그냥 책 한권만 붙들고 씨름했던 처음과 달리 그동안 열심히 사서 서재에 쌓아두었던 많은 관련서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그런 것.. 2020. 11. 9. 산 것만으로도 반은 읽고 들어간 것이다! - 이번 주에 산 책 이번 주에는 오랜만에 서점에 들러 책 몇권과 함께 일터로 복귀합니다. 언제 읽게 될지는 몰라도 마음만은 뿌듯합니다. 읽을 책을 사는 것이 아니라 산 책중에서 읽는 법이니, 산 것 만으로도 이미 반은 읽고 들어간 것 아닐까요? ㅎㅎ (2020년 11월 8일) 2020. 11. 9. <IVP 성경비평주석>에 거는 기대! 1. 의 신약편이 출간되었다는 소문을 듣고 집 근처 생명의 말씀사와 교보문고에 들렀는데 아직 입고가 안되었다고 해서 샘플북만 하나 받아 왔습니다. 살펴보니 주석이나 단행본을 통해 한번 이상 만났던 저자가 대부분이었던 에 비해, 이 주석의 저자들은 모르는 이름도 눈에 많이 띠네요. 추측컨데 보다 조금 더 젊고 비평적 입장에 열려 있는 범 복음주의권 저자들이 주축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내 성경공부의 충실한 길잡이 역할을 해주었던 과 처럼, 도 개인성경 연구에 많은 도움을 주는 좋은 친구로 남게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2. 제가 지금까지 단권주석을 이용해온 방식은 특정 성경을 공부할 때마다 해당 부분을 찾아 참조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은 성경을 통독해가며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어보면 어떨까 하는 .. 2020. 10. 30. 이전 1 2 3 4 5 6 7 8 ··· 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