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273 토머스 머튼과 존 하워드 '요다'! # 트라피스트 수도회 수사로 20세기를 대표하는 영성작가이자 평화주의자로 잘 알려져 있는 토머스 머튼(Thomas Merton, 1915-1968)의 600페이지짜리 책 두 권을 읽느라 오랜 기간 낑낑대고 있는 중~~ 역시 나는 “영성”과 관련된 책과는 궁합이 잘 안 맞나보다. 그런데 갑자기 아는 이름들이 나오니 졸음이 싹 가신다. 그나저나 자크 엘륄, 댄 베리건은 알겠는데 존 하워드 '요다'...는 누구??? ㅎㅎㅎ# 그 와중에 오래 전에 읽었던 앤드류 커크의 에서 만났던 댄 베리건(다니엘 베리건)의 이름이 반갑습니다! 2018. 1. 29. "꽃다발 신학"의 원조, 히에로니무스! 한국의 보수신학계를 대표했던 어떤 학자가 자신의 신학을 과거의 위대한 선학들이 가꾼 꽃밭에서 취한 꽃으로 만든 "꽃다발 신학"으로 규정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 보니 "꽃다발 신학의 창시자"라는 영예는 중세교회를 지배했던 라틴어 성서 번역본인 불가타(벌게이트)를 만들었던 4세기의 위대한 신학자 히에로니무스(제롬) 에게 돌아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머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ㅎㅎ 과연 해 아래 새 것이란 없는 것일까요 ㅋㅋ 2018. 1. 24. 위대한 보수주의자 칼 포퍼 - <열린사회와 그 적들>에 나오는 권력과 저항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보수주의자 중 하나라는 칼 포퍼의 책 “열린사회와 그 적들”을 드디어 다 읽었습니다. 그의 책을 읽어 보니 역사적으로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가장 강력한 반대자 중 한 명이었다는 포퍼가 오늘날 한국에 오면 당장 좌파 내지는 반국가 사범으로 낙인찍힐 가능성이 농후해 보입니다. 특별히 보수를 참칭해가며 긍정사관이라는 미명하에 허접한 교과서를 통해 잘못된 과거사를 감추거나 왜곡하기에 급급한 사람들이나, 국가를 우상으로 섬기기를 강요하며 전쟁과 폭력의 역사를 공권력과 신앙의 이름으로 미화하려는 사람들은 포퍼에게 ‘진짜 보수’가 뭔지 좀 많이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 정치권력의 역사를 인류의 역사라고 말하는 것은 온당한 생각이 아니다. 왜냐하면 정치권력의 역사는 국제적 범죄와 집.. 2018. 1. 16. 알타우저와 기츠? 재미있는 이름들! 알타우저? 기츠?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 같기는 한데 이름을 좀 통상적이지 않게 번역하셨네요. 재밌습니다. 아마 루이 알튀세와 클리포드 기어츠겠죠 ㅎㅎ (2016. 1. 12) 2018. 1. 12. 구약성서 풍성하게 공부하기 - <구약성서 이해>와 <고대 근동 문학 선집> 그리고 <아가페 성서지도> 작년부터 버나드 앤더슨의 를 조금씩 읽어나가고 있습니다. 구약성서에 대한 고전적이고 표준적인 비평학의 견해를 깔끔하게 집약해 하나의 멋진 이야기로 만들어낸 좋은 책인 것 같습니다. 과거에 밤새는 줄 모르고 읽었던 존 브라이트의 가 강한 흡인력을 가진 흥미진진한 ‘역사 이야기책’에 가깝다면, 다양한 도표와 사진들이 인상적인 는 좀 더 차분하고 ‘교과서스러운’ 책인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구약성서에 대해 '역사‘보다는 ‘신앙고백’의 관점에서 접근한다는 면에서는 두 책이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이 책의 각주에는 폰 라트, 마르틴 노트, 롤랑 드 보, 조지 맨델홀, 브레버드 차일즈, 노만 갓월드, 존 브라이트, 아브라함 헤셸, 필리스 트리블과 같은 (심지어 저도 이름을 들어본) 쟁쟁한 거장들의 이름이 자주.. 2018. 1. 5. 다니엘 밀리오리의 <기독교 신학개론>에 나오는 삼위일체 교리의 '전복적' 성격 오호, 삼위일체 교리의 '심층문법'이 가지는 전복적 성격~~ 좋은 통찰! 어떤 교리도 시대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창조적으로 재해석될 필요가 있다는 것은 보여주는 좋은 예인 것 같다. "경륜적 삼위일체가 곧 내재적 삼위일체이고, 내재적 삼위일체가 곧 경륜적 삼위일체"이며(칼 라너), "삼위일체 신앙의 심층 문법이란, 자유롭지만 그 자유를 사용하여 자신을 남에게 내어주며, 공동체와 상호성과 공유의 삶을 창조하는 경이로운 하나님의 사랑의 문법이다(다니엘 밀리오리)" (2017, 1, 3) 2018. 1. 3. 훌륭한 아이러니트와 훌륭한 인간! - 리처드 로티에 대한 단상 에 나오는 미국 철학자 리처드 로티(Richard Rorty 1931-2007) 의 사상에 대한 소개글을 읽는 중인데 .... 실천적 차원에서 삶의 지향이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해 어렴풋하게 지녔던 생각을 명료하게 표현해주고 있는 것 같아 반갑다. 자기완성이라는 개인의 목표를 추구하면서도 동시에 타인의 고통에 대한 감수성을 잃지 않는 삶! 특별히 살아갈수록 이론과 실천은 서로 생각처럼 밀접한 관계가 아니며, '진리' 혹은 '정통'에 도달하는 것이 저절로 훌륭한 실천을 담보하지 않는다는 로티의 견해에 점점 더 깊이 공감하게 된다. (2015. 9. 4)자기완성과 타인의 고통에 대한 감수성은 함께할 수 있을까? 리차드 로티, 그리고 정의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 2018. 1. 3. <세계를 움직인 과학의 고전들>이 알려 주는 大 플리니우스의 책읽기 일본 과학자인 교토대학 교수 가마타 히로키가 지은 『세계를 움직인 과학의 고전들』을 읽고 있습니다. 진화론의 주창자인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에서부터 대륙이동설을 주장한 베게너의 『대륙과 해양의 기원』에 이르기까지, 세상을 혁명적으로 변화시켜 왔던 14명의 과학자들과 그 대표적인 저서들에 대해, 해당 분야의 문외한이라 할지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친절하고 흥미진진하게 기술한 정말 좋은 책이네요. 그중에서도 오늘 제가 특별히 흥미를 느낀 부분은 르네상스 시대까지도 자연을 기술한 권위 있는 교과서로 인정되어 널리 읽혔던, 총 37권에 달하는 『자연사, Naturalis Historia』를 집필한 大 플리니우스(Gaius Plinius Secundus, 23?~78)의 엄청난 학구열과 책에 대한 .. 2017. 12. 29. 버지니아 울프가 꿈꾸는 독서가의 천국 -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 "어쩌면 천국은 도서관의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보르헤스의 말을 연상시키는 아주 멋진 결론이로군요! 2017. 12. 20. <성서, 역사를 만나다>가 설명하는 "성서 안에 있는 낮선 신세계" 제가 올해의 책으로 추천한 바도 있습니다만, 야로슬라브 펠리칸의 , 볼수록 매력적이네요. 교회사와 세속사, 사본학과 성서학, 기독교와 유대교, 문화사(음악, 미술, 문학)와 선교(성서번역)의 영역을 자유로이 넘나들며 '성서'에 대한 하나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거장의 솜씨가 대단합니다. 한 마디로 '서방 프로테스탄트 교회'라는 협소한 시야에 갖혀 있던 성서 이야기를 '성서 시대 전체'와 '성서의 백성 모두', 그리고 '서구문화사 전체'로 확장시켜주고 있는 있는 진실로 멋진 책입니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각각의 주제들에 대해서라면 훨씬 자세하고 권위 있는 책들이 많이 있겠지만, 이 모두를 이토록 흥미롭고 품위있는 텍스트 안에 멋지게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저자가 과연 얼마나 될까요. 제가 아래 본.. 2017. 12. 19. 칼 바르트의 <로마서 강해> - Fintum non capax infiniti! "....'죽은 자들로부터의 부활' 이라고 하는 개념은 다음과 같은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 "어찌하여 너희들은 살아 계신 분을 죽은 자들 가운데서 찾고 있는가" 라고 하는 것. 즉 어찌하여 너희들은 하나님의 진리를 '그리스도교' 와 같은 역사적으로 흥하기도 하고 망하기도 하며, 생성되기도 하고 소멸하기도 하는 영역과 공간 안에서, 자신의 가능성과 한계를 갖게 되는 영역과 공간 안에서 찾는가라는 질문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부활'의 개념은 '죽음'이라고 하는 개념, 곧 역사적인 모든 대상 그 자체의 종말이라고 하는 개념에서 생성된다...." "....어떻게 유한한 것이 - 설사 그것이 가장 높은 차원의 종교라 할지라도 - 영원한 것을 파악할 능력이 있겠는가? Fintum non capax infinit.. 2017. 12. 19. 2015 올해의 책 목사의 딸 (박혜란 지음, 아가페 펴냄) 한국을 대표하는 목회자를 아버지로 둔 개인의 불행한 가족사에 대한 고백이나 폭로를 넘어,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하며 방황했던 딸을 따뜻하게 품어 주시는 '아버지'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에 대한 기록이자, 아직도 '유교적 칼빈주의'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한국의 보수교회에 주는 하나님의 따끔한 경고로 읽혀야 할 책입니다. 2017. 12. 15. '하나님'과 '하느님', 그리고 '성경'과 '성서' 1. 올해의 책 10권을 골라놓고 보니 첫 번째 책의 제목이 이고 두 번째 책은 였습니다. 기독교인들 중에 어떤 분들은 하나님과 하느님, 성경과 성서 중 어떤 명칭을 사용하느냐에 상당히 민감하신 것 같고, 심지어 과거에 이 일 때문에 다 완성되었던 책이 폐기처분되는 일까지 벌어졌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아마 각각의 명칭을 고수하기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나름의 중요한 역사적, 신학적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 제게 있는 책들 중 각각의 단어가 제목에 나오는 것들을 찾아보니 아주 흥미롭습니다. '성서'라는 말은 '성경'과 비교해도 별로 차이가 없을 정도로 사용되는 빈도수도 많아 보이고 제임스 패커가 편집한 같이 비교적 보수적인 책들에도 사용되고 있는 반면, '하나님'에 비해 '하느님'은 .. 2017. 12. 13. 2017년 올해의 책 - 평신도 · 망치 · 삶의 자리 # 선정기준을 요약한 키워드는 평신도, 망치, 삶의 자리입니다. 즉 (1) 평신도 - 지나치게 전문적이지 않아 평신도도 충분히 읽고 유익을 얻을 수 있는 책 (2) 망치 - 한국의 평균적인 그리스도인이 지니는 고정관념을 망치로 내리치는 책 (3) 삶의 자리 - 2017년 한국교회의 삶의 자리에서 시의성과 적실성이 있는 책입니다. # 어쩌다보니 첫 번째 책이 이고 두 번째 책이 네요! 저는 리뷰를 쓸때 성경/성서, 하나님/하느님과 같은 명칭들은 저자가 쓰는 용어를 그대로 옮기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35년 이상 들어온 '성경'과 '하나님'이 더 편안하지만, 성서/하느님으로 표기된 책들도 꽤 접해서인지 '성서'와 '하느님'도 별 거부감은 없어요. 한국교회에서 이 용어들은 여러 이유로 보수와 진보를 나누는 .. 2017. 12. 12. 2017년 올해의 책 - 한줄평 # 선정기준을 키워드로 요약하면 평신도 ‧ 망치 ‧ 삶의 자리입니다. 즉 (1) 평신도 - 지나치게 전문적이지 않아 평신도도 충분히 읽고 유익을 얻을 수 있는 책 (2) 망치 - 한국의 평균적인 그리스도인이 지니는 고정관념에 균열을 일으키는 책 (3) 삶의 자리 - 2017년 한국교회의 삶의 자리에서 시의성과 적실성이 있는 책입니다.* * * * * * * * 1. 나를 넘어서는 성경읽기 (김근주 지음, 성서유니온 펴냄) - 근본주의와 복음주의의 성경해석을 가르는 리트머스 시험지.2, 성서, 역사와 만나다 (야로슬라브 펠리칸 지음, 비아 펴냄) - 성서가 인류의 고전으로 자리잡아가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낸 ‘성서의 문화사’. 3. 로마서 13장 다시 읽기 (권연경 지음, 뉴스앤조이 펴냄) - 정치권력.. 2017. 12. 11. <종교신학 강의>와 <오픈 시크릿>에 나오는 종교 간 대화 정재현 교수의 를 막 다 읽었습니다. 제목대로 종교신학(배타주의-포괄주의-다원주의)을 강의 형식으로 소개하고 있는 '무서운' 책입니다만, '머리를 망치로 내리치며' 우리가 가진 '신앙'의 본질을 근본적으로 돌아보게 만드는 통찰력 넘치는 책이기도 하네요. 특별히 '자기동일성'에서 '구성적 상대성'으로의 전환을 주장하며 종교 간 대화를 강조하는 종교신학자 레이문도 파니카의 견해에 눈길이 갑니다.파니카는 종교간 대화의 규칙을 제시하면서 "우리는 개종이라는 도전에도 직면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개종 불가라는 틀에 묶인 채 기계적으로 자신이 소속된 종교에 투신하는 것을 참된 신앙으로 보기 어려우며 .... 이런 생활이 반복되면 우리는 새롭게 다가오시는 하느님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미 믿어서 잘 간직하고.. 2017. 12. 9. 요세푸스와 필론이 그려낸 고대 지중해 세계의 '영웅', 모세! 과거 『예수의 역사 2000년』으로 한 차례 만난 바 있었던 위대한 교회사가 야로슬라브 펠리칸(Jaroslave Pelikan)의 새로 번역된 책인 『성서, 역사와 만나다』를 읽고 있습니다. 저자는 '역사학의 교황' 페르낭 브로델의 말을 인용하여 히브리어 성서의 그리스어 번역본인 70인역이 유대교 신앙을 지중해 세계 문명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은 세계종교로 자리매김하도록 해주었다고 설명할 뿐 아니라, 흥미롭게도 바로 그 70인역으로 인해 모세가 고대 지중해 세계의 영웅 중 하나로 등극할 수 있었다고 강조하고 있네요! 그리스도교를 넘어 서양 문화사 전체를 아우르는 박식함과 교양, 그리고 품위로 가득한 거장의 책을 읽는 것은 참 즐거운 일입니다!* * * * * * * *“70인역으로 인해 모세는 ‘그리스어로.. 2017. 12. 7. 기대되는 두 권의 책, <NL 현대사>와 <중세 동물지> 책 몇 권 사가지고 일터로 복귀합니다! 맨 위의 책 두 권은 올해의 책을 선정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혹시나 해서 검토하려고 사가는 것들이고, 루터에 관한 두 권의 책은 서울대 서양사학과 박흥식 교수의 를 읽으면서 알게 된 친구들이며, 와 그리고 는 페친들의 담벼락을 살펴보다가 '꽂혀서' 내 것으로 만든 책들입니다. 꼭 사고 싶었던 은 애석하게도 이번에 만나는데 실패했네요. 영광의 기억과 스스로의 도그마에 갇혀 고집스레 변화를 거부하다 살아있는 화석이 되어버린 NL 이야기와, 서양 중세인들의 심성과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자세히 풀어 쓴 중세판 레위기 11장' 이라 할 만한 와의 만남이 특히 기대됩니다!오늘 산 책들기대되는 두 권의 책 의 목차의 내용의 뒷날개 2017. 12. 4. 이전 1 ··· 11 12 13 14 15 16 다음